Ani

[애니] 건 시드 데스티니 06화

띵.. 2004. 11. 21. 00:54
이건 잘못됐어라고 생각하고 아버지의 곁을 뛰쳐나온 아들의 앞에서 그의 아버지의 선택만이 올바른 길이었다고, 자신들이 걸어야할 길이었다고 말하는 자가 나타났습니다. 한쪽은 그곳에서 딸을 잃었고, 한쪽은 그곳에서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지난주의 "アスランㆍザラ 出る!"에 비한다면야 임팩트가 낮았지만, 그래도 이 장면이 전 이번 시드 6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네요.
"유니우스 7"이 항상 문제로군요 ^^;; 상대방이 칼을 들이밀었다고 같이 들이밀면 모두 죽자는 것밖에 안되겠죠. 이건 누구나 아는 이야기입니다. 적어도 평화주의자라면 상대가 칼을 들이민다고 같이 들이밀어선 안될테고. 그렇지만, 그렇다고 들이미는 적을 안고서 용서한다는 건 역시 인간인지라 납득이 안되네요.

시드의 결말 ... 마지막 패트릭 자라의 몸부림 때문에 지구군에서 먼저 핵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랜트쪽의 입장이 상당히 난처해졌을껍니다. 그리고 그걸 처리하기 위해서 아마도 플랜트쪽이 상당히 많은 양보를 해야했겠죠.
지구군이 보면 야킨두에인지 뭔지 .. 여하튼 시드 시절 일어난 전쟁은 플랜트가 먼저 도발한 전쟁이겠습니다만, 플랜트쪽에서 생각해보면, 원래의 원흉은 반 코디네이터 세력의 "유니우스 7" 만행으로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자신들은 가족을 잃었습니다. 그것도 난데없는 지구로부터의 핵공격으로. 그렇다면 플랜트쪽에선 역시 전쟁은 끝나지 않은 셈이 되는 겁니다. "유니우스 7"의 그 만행을 되갚아 줄 때까지. 물론 지구쪽에서도 자신들보다 유전적으로 월등한 코디네이터에 대해 두려움을 품고 있겠습니다만.

대사 분량으로도 이미 주인공에서 한참을 멀어져 버린 신입니다만 ^^;; 내용상으로도 역시 진짜 주인공은 아스란이란 생각이 듭니다. 신이란 등장인물은 <그저 아름다운 말로만 이루어진 오브의 "중립론">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플랜트로가서 MS조종사가 되었죠. 그의 성장은 간단합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것". 오늘 등장한 것으로 보아 키라도 곧 등장할 것 같은데, 키라란 캐릭터 역시 지구와 플랜트를 떠난 평화에 바탕을 두고 있으니 ... 아마 키라와 충돌하면서 신은 성장해 나가겠죠.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논리를 바탕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그의 주장역시 꽤 오래 갈 껍니다. 만약 그가 중립이나 전쟁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서 오브식의 중립론에 반대를 하는 거라면 시드 이후-전쟁이후의 억지로 봉합된 전쟁 이후 상황에서의 주인공으로서 적합하겠지만, 단순히 "가족을 잃은 슬픔"만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그의 비중이 지금 이상으로 늘어서 주인공 답게 된다해도, 역시 전 그를 주인공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적어도 키라는.. 자신이 코디네이터이면서도 네추럴 편에서 싸운다는 것. 현재의 친구를 지키기 위해 과거의 친구와 적대한다는 점. MS조종으로서는 최고급이면서도 전쟁을 싫어한다는 등. 내부적 갈등이 많이 있는 캐릭터였죠. 거기다 시드의 경우는 "왜 싸우는가?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를 묻는 작품이었고. 그렇지만 신의 경우는 ... 조금더 그가 내부적 갈등을 보여주기 전까진 전 그를 주인공으로 생각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럼 키라는? 키라는 시드의 마지막 부분에서 득도하고 해탈했죠. 다시 등장한다면 그것은 역시 자신이 생각하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고, 그런 의미에서 키라는 이미 성장이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스란. 그 역시 시드 마지막에 아버지의 생각은 잘못됐어 라고 뛰쳐나오며 라크스 교주님의 밑에서 싸우게 됩니다. 국적도 지위도 모두 상관없이. 그렇지만 데스티니의 세계는 전쟁 이후의 세계. 어떻게 보면 거의 어거지로 끝나버린 전쟁이기에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구측도, 플랜트 쪽도 아닌 제 3자의 개입, 그것도 처음엔 지구측의 핵 공격을 막기 위해 플랜트쪽에 있다가 패트릭 자라의 광란이 시작되자 또 플랜트쪽과 싸우는... 경찰역할을 자청했다고 해도, 당사자인 지구측, 플랜트측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요?
지구측은 아직도 전쟁을 일으킨 "플랜트"를 전범으로 몰고 있습니다. 플랜트 측은 아직도 "유니우스 7"을 잊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스란은 지구공격의 선봉이었던 패트릭 자라의 아들이며, 배신자입니다. 지구측에서보면 전범의 자식이고, 플랜트 쪽에서 보면 반역자가 되는거죠. 정말 묘한 위치에 서버렸기 때문에, 카가리의 보디가드 따위로 전락해버린거 아니겠습니까. (아직도 아스란의 이 추락에 앙심을 품고 있습니다. 누구는 대장님이 됐는데 누구는 겨우 카가리의 보디가드라니)
이제 겨우 6화 방송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아스란에게 어떤 고민거리들이 떨어질지 기대됩니다. 전쟁을 거치면서 시야도 넓어지고 포용력도 생긴 아스란이지만, 그래도 그의 이름의 무게는 가볍지만은 않을 테니까요.

.... 덧붙여 오늘 의장님.
잽싸게 배에서 내리시더군요 ^^;; 냉정하게 보여서 핫! 너무해! 라고 생각하는 한편, 카가리처럼 물불안가리고 뛰어드는 것과 달라서 역시 어른이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있어봤자 도움이 안된다면, 자신이 필요한 곳에 가서 노력하는게 위에 서는 사람의 도리겠죠. 유니우스 7이 지구에 피해를 주던 안주던간에 그가 할일이 태산일테니.
단지, 지금 우리나라는 그런 핑계를 대고 어려운 일, 힘든 일로부터 도망쳐 호위호식하는 윗사람들이 많아서 곱게 보이지 않을 뿐인거죠.. 네에.. 그런겁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