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삽질인생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띵.. 2005. 6. 14. 23:07
내가 특별한 인간일꺼라 생각하지 말자.
나의 빈자리를 누군가 항상 지켜봐주리라고,
언젠가 내가 다시 채워주기를 바랄꺼라고 기대하지 말자.

알고 있잖아?
떠난 사람의 빈자리란 건 너무나 쉽게 채워진다는 걸.
겨우, 나 같은게 잠시 머물던 자리쯤.
너무나 쉽게 잊혀지고, 너무나 빨리 지워진다는 걸.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전화기를 쳐다보는 일 따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누가 속상한 내 맘을 알아줄꺼란 기대 따위,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바보처럼 다시 바라는 거
너무나 한심하고 바보같아.
그러니 이제 그만,
누군가의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 같은거
내가 있다는 걸로 누군가 행복해질꺼라는 희망 같은거
두 번 다시 꿈꾸지 말자.

라고 해놓고 방금 울린 벨소리에 헉! 하기는;;;
넌 바보냐?

하하하하하하;;;;;; 울고 싶다
어딘가 다른 곳에 집중해야하는데 말야.
그래도 오늘은 정석 열심히 풀었으니까 봐준다.

우울해~ 우울해. 너무 심하게 우울해.
이 가슴속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까만 소용돌이들을 내보낼 탈출구가 필요해.
제발 날 우습게 보지 말아줘.
그렇게 애원하고 하소연해도 하하하 웃으니까 바보같았어?
너무 속상하고 울고 싶고.
그리고 나도 나다! 지금 내가 이런거에 정신 팔 때인가?
아무리 속상하고, 서운하고, 화가 나도, 내가 이러면 안되지.
난 일분 일초가 중요한데;;;

훗, 덕분에 오늘 세키상이 출연하시는 "몽크 2"도 놓쳐버렸군;;;
줸장. 요즘의 나는 어딘가 나사가 빠진 사람 같아.

당신밖에 할 수 없는 일이란건 확실히 없어
사실은 그런 사람 쪽이 압도적으로 많은 거야
일도 연애도 대신할 수 없는 건 거의 없어
당신이 하지않으면 대신 다른 누군가가 곡을 써
여기서 당신이 없어지면 이 아이들은 다른 곳에서 다른 누군가와 일을 할꺼야
연인과 헤어지면 그녀는 다른 남자와 사귀겠지
그래서 어쨋다는 거야?
모두 당신을 위해 태어난 게 아니고
당신 역시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만 태어난게 아니야
그래도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거라구


그래, 잊지 말자.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야.
세상이 날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나 역시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냐.
나를 위해 준비된 자리는 없지만,
그래도, 내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 역시 언제나 있는 거야.
왜냐하면, 자리란 건, 특별한 누.군.가를 위해 준.비.되어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러니까 이제, 없어져 버린 나의 자리에 미련두지 말고 박차고 나오는거야.
어딘가에 분명, 작고 초라하지만, 아득한 의자 하나가 빛나고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