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당근이 프로젝트!

외로움 타는 거니?

띵.. 2015. 3. 28. 23:02

울 따님은 아직 낯가림이 없다. 화를 내다가도 누군가 사람(모르는 사람도 상관없음)과 눈이 마주치면 실실 웃는다. 마트에서 밥 먹이는데 뒷 좌석 사람보고 마구 웃어대서 실실이란 소리까지 들었다.

나랑 둘이 있으면 심심해 한다. 울 엄마가 오면 재밌다고 좋아라 한다. 내가 잠시 자리를 비워도 개의치 않으신다. 그러나, 나랑 둘이 있는데 내가 지랑 1m 이상 떨어지면 뒤집어 진다.

혼자가 된 시간보다 둘이었던 시간이 더 길어서인가? 혼자가 된다는 것을 극도로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자다가 눈 떠서 혼자면 난리가 난다. 수면교육? 했지.... 그냥 안지 않아도 주무실 수 있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자다 말고 아기띠 하고 30~40분을 움직인다는게 얼마나 끔찍한 지옥인지. 그래서 중간중간 깨서 울거나 화내거나 보채는 것 쯤은 견딜만 하다. 울 남동생네 아가처럼 7시에 자서 혼자 뒹굴뒹굴 하다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그것도 백일 때부터, 그런 일은 동화에나 있는 일이라는 걸.... 빡세게 울리면 된다는데, 아니, 그건 아냐. 울어서 될 아이가 있고 울면 안되는 아이가 있어. 그리고 그게 불행히도 내 아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걸.

너무 힘이 든다. 그래도 쌍둥이가 아닌 걸 다행으로 생각해... 라며 자기위안 하다가 오히려 제 발등을 찍어버리는 바보 같은 짓거리를 매일 하고 있다. 남편과 둘이 쌍둥이였다면, 우리 수리가 태어났다면... 이라고 말하는 머저리 짓을 그만하기로 한지 한 달이 넘은 것 같은데, 지키는 놈이 없다. 병신들. 그렇게 자기 가슴에 생채기 내면 좋냐? 

내 인생에 임신은, 출산은 딱 한 번!! 이라고 정했었는데, 그래서 쌍둥이라니까 일타쌍피라며 좋아했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애를 잃고 나니까 둘째 욕심이 생긴다. 생긴다기 보단, 뭐랄까 잃어버린 그 아이가 다시 나에게 와주지 않을까, 어쩌면 내 아이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미련한 생각에 사로잡혀서 둘째를 낳아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게 생겨버렸다. 바보 같은 생각이다. 그런 일이 있을 턱이 없잖아. 유별난 울 아이 때문에 아 둘째는 무리다, 절대 안 낳아... 라고 하고는, 그럼 수리가 얼마나 섭섭해 하겠어? 지금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라며 바로 번복. 미쳤다.

육아 스트레스와 체력저하 등등,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으로 여러가지 디버프를 받아서 그로기 상태. 그런데 여기에 누가 옛다! 받아라! 라며 크리티컬 히트를 따악! 으하하하하... ㅠ

으아아아악, 게임하고 싶다, 책 읽고 싶다, 음악 듣고 싶다, 다 던지고 다 부수고 다 망가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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