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도서/소설] 시간 여행자의 아내 1, 2

띵.. 2006. 8. 9. 01:25

저자 오드리 니페네거
역자 변용란
엮음 미토스 북스
사진출처 Yes24
평점 ★★★★

베스트셀러 공포증인 제가 어렵사리 손을 댄 책입니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의 멋진 책이죠;; 덕분에 평생 손에 못 넣었을지도 모를 이 책에 손을 댄 것은,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라는 광고문구에 혹해서 입니다.

한창 모호 소설만 읽은 덕분에 좀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읽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더라구요. 그렇다고 모호 소설들처럼 달달하다 못해 쓰디쓴 그런 책 말고 애뜻한 느낌이 드는 책이 읽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 요구사항에 마침 딱 어울리는 책이 바로 이 "시간 여행자의 아내"였어요.

시간을 조절하는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탓에 자신의 생체 시간을 놓쳐버리는 헨리. 그는 어느 순간 예고도 없이 사라져, 엉뚱한 곳에 나타나는 "시간 여행자"입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 클레어는 어린 시절 시간 여행중이던 헨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하염없이 그를 기다립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시간여행으로 생명의 위협까지 느껴야 하는 헨리와 그런 헨리를 걱정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클레어.

이 책은 달달하지도, 과격하지도, 그렇다고 격한 스토리가 있지도 않습니다. 그냥 조용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다만, 헨리가 시간 여행자인 탓에 시간 축이 엉망진창이라 그걸 잘 짜맞추는 작업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걸 짜 맞추었을 때 도달하게 되는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는 너무나 애뜻하고 따스해서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비슷한 작품이라면, 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정도?

이 작품이 영화화 된다고 하는데 사실 그건 참 걱정입니다. 이 작품은 헨리와 클레어가 각자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거든요. 그리고 이 왔다갔다 하는 시간축을 어떻게 짜임새 있게 영화화 할지도;; 맘에 드는 작품 하나 영화덕에 망가지는 거 아닌가 걱정이네요.

뭔가 하고 싶은 말들은 많은데 뭐라고 해야할지. 지금으로서는 좀 정리가 안되네요. 하지만, 마지막 두 사람의 이별에 이르는 길은 제가 최근에 읽었던 어떤 로맨스 소설보다도 아름답고 안타까웠습니다. 모든 베스트셀러가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건, 이 글을 쓰기 위해 Y 서점에 들어가보니 5천원 할인쿠폰에 책도 하나 공짜로 주는 군요;;; 췟, 나도 나중에 살껄 하는 후회가 밀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