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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의 비 - "지하도의 비라. 계속 지하에 있으면 비가 내려도, 줄곧 내려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지? 그런데 어느 순간 별생각 없이 옆 사람을 보니 젖은 우산을 들었어. 아, 비가 내리는구나, 그때 비로소 알지. 그러기 전까지 지상은 당연히 화창하리라고 굳게 믿었던 거야. 내 머리 위에 비가 내릴리 없다고. 배신당할 때 기분이랑 참 비슷해."
"지하도의 비라고요?", "기억하네? 이시카와는 미우라 씨를 위해 계속 우산을 들고 기다렸어. 미우라 씨는 '어차피 젖어 버릴 테니까 이제 우산 따위 필요 없어'라는 표정이었지만-."
결코 보이지 않는다 - 때로는 붉은 실로 묶인 상대가 아닌 사람과 검은 실로 묶인 사람이 있어요. 임종을 지키는 건 검은 실로 묶인 인간. 다시 말해 그 사람은 그이에게 사신이죠. 그것도 가까운 가족이 지켜 주지 못하는 죽음, 비명회사일 때, 검은 실로 묶인 상대가 실을 끊고 당.신.을. 현.세.에.서. 떼.어. 놓.지.요.-."
불뮨율 - 가족에게 도망가고 싶었던 남자와 억세게 운이 없이 꼬여서 동반자살이 되어버린 가족의 이야기. 완전 섬뜩함.
혼선 - 악의적인 장난전화로 더럽혀진 전화선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 전화의 정령들의 고군분투기. 라고 하기엔 왠지 괴담에 가깝다. 불문율이 섬뜩하다면 이건 거의 괴기 수준. 씨익-하고 웃는 귀신 사진이 떠오르는 얘기. 그래도 이런 전화의 정령은 좀 있었으면 좋겠다. 전화의 정령이나, 인터넷선의 정령 같은. 제발 좀 악플 좀 달지 말자.
영원한 승리 - 심심할 것 같은 여자에게 있었던 젊은 날의 로맨스? 음... 난 이런 얘기 별로.
무쿠로바라 - "마"가 낀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히 고민하게 된다. 조심하자. 나도 마가 낄 수 있어.
안녕, 기리하라 씨 - 신종 SF인가? 아니면 사기극? 그것도 아니면 "이유"?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황당한, 씁쓸한 고찰?
가만 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작가다. 괴기, 공포, SF, 추리.... 무엇하나 선명한 색깔을 띄지 않으면서 독특한 느낌으로 사람을 고민하게 하는. 이런 단편집을 자꾸 쓰다가 뭐 하나 엮어서 장편을 쓰는 건가? 참으로 머릿속이 궁금한 사람. 단편집이라고 무시하면 안돼. 은근 사람 힘들게 해. 뒷맛이 안 좋아. .... 요즘 미미 여사는 요주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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