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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조용한 세상(2006)

띵.. 2013. 2. 2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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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세상

감독 조의석
출연 김상경, 박용우, 한보배, 한수연, 정규수 외

박용우 출연작 리스트들 중에 가장 내 취향일 것 같아서 고른 영화. 스릴러로서 여러가지 면에서 엉성한 점이 많지만(거기다 난 네타도 이미 다 알고서 본거라) 영화가 얘기하고자 했던 "인간"에 대한 시선이 참으로 많은 감동을 주었다.

뭐랄까, 난 좀 독특한 장르물보다 이런 굴곡없는? 스토리가 평탄한 영화를 좋아하나봐.  스릴러로서는 여기저기 구멍투성이의-특히 후반부가 급조된 느낌이 들 정도로 뻥뻥 뚫려있지만(오죽하면 눈치 제로인 내가 범인을 알아맞췄을까;;) 굴곡없고 튀는 곳 없이 잔잔한 영화였다.

전체적으로 영화의 화면이 어두운 것 같지만,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따뜻한 사람들이라, 마지막 파란 하늘에선 감정이 벅차 올랐다.

김상경 씨... 솔직히 좋아하는 배우는 아닌데, 연기가 어설프다거나 과장됐다거나 하는 그런 가당찮은 얘기가 아니라, 이분의 캐릭터??? 영화에서 맡으시는 배역들이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 아니어서 항상 외면하곤 했는데, 정말이지 박용우 씨랑 너무 잘 어울렸어. 약간 시리어스한 김상경 씨와 나른한 듯한 박용우 씨의 매치는 대단히 굿!굿!

박용우 씨는... 그렇구나, 이 사람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내가 이 사람에 대해 잘 몰랐구나 싶은게. 나비부인 막 보고 나왔다가, 원스 어폰 어 타임 끝내고 이걸 보니 적응이 안돼서.... 이거 바로 직전 영화는 달콤살벌 같은데. 어우, 이거 다음 그거 보면 또 적응 안될테지. 많이 지치고, 힘들어하지만 너무나 인간적이고 따뜻한 형사. 욕쟁이에 동료 괴롭히기 좋아하는 막돼먹은 성격이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어떻하지? 이 영화의 "김형사" 캐릭터 너무 내 취향이다. 내 마음 속 박용우 씨 최고의 캐릭이 되어버릴지도. 혹자들에게 사슴(ㅋㅋ),  혹은 소(푸헷헷) 같다고 평가받는 선하디 선한 눈이 제 빛을 발한 듯. ... 포스터처럼 심각한 캐릭 아니라구요 우헤헤~

아역 배우분은 뭐랄까 이때 전반적으로 그랬던 것 같긴 한데 너무나 연기티나는, 예쁘게 말하는 그 억양이 참... 또박또박 예쁨예쁨... 야무지게 생긴 아역들은 대부분 이런 투로 얘기하는 것 같아. 요즘이야 아역들도 성인연기자 못지 않은(혹은 성인연기자를 압도하는) 배우들이 많아서 튄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지만, 아.. 솔직히 아역 대사 좀 튀는 듯.

여튼,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마지막 장면 뒤에 경쾌한 엔딩 테마곡은 굉장히 인상적!!



지나가는 얘기로..
오늘 인터넷에서 배우들의 데뷔에서 주역을 맡기까지 걸린 시간에 대해 작성한 글을 봤는데 배우로 시작한 이들이 최소 7년에서 길게는 15년이 걸린 반면, 아이돌(가수??) 출신들은 길어야 2년이더라. 재능만 있다면야 연기나 가수를 겸업해도 상관이야 없겠지만(나 때는 손지창이랑 김민종이 그런 사람들이었지). 개그맨의 앨범 발매에 대해 그렇게 부정적이면서 가수들의 연기 겸업엔 왜 그렇게 관대한 건지(그래! 가수들!! 당신들말야). 덕분에 배우가 되고자 하는 수많은 배우들이 데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사라져가고 있다. 내가 지금 대단하다고 감탄하는 박용우 씨 역시 만약 지금 데뷔했다면... 10년, 15년이 지나서 지금과 같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물론 난 지금도 그의 연기력이나 노력에 비해 인지도나 흥행면이 아쉽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지금과 같은 시기에 그가 연기를 시작했다면, 엑스트라 1, 2, 주인공의 친구의 사돈의 팔촌 같은 역만 주구장창 하다가 그렇게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아이돌들, 연기돌이라 평가받으며 승승장구 하는 그들 뒤에 미래의 최민식이나, 송강호 같은 사람들이 뭍혔을지도. 가수로서도 장인이 되지 못한 채 그저 연기돌로 전업하는 그들. 솔직히 조금 짜증난다. 가수든 연기든 뭘 좀 제대로 하기나 하란 말야. 아이돌 출신 연기자가 모두 못한다는 건 아니지만, 연기 기초도 없이, 노력도 없이, 인지도 많다고 주역을 차지하는 세태는 좀 사라져야하지 않을까 싶다(모 배우는 그런 기사를 접할 때 소주 생각이 간절하다고 한다 ㅋㅋ). 그래야 TV든 스크린이든 좀더 많은 연기자들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