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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Movie] 반지의 제왕 1편 반지원정대

띵.. 2005. 12. 7. 17:50
요며칠 우울함이 극에 달했는지, 반지가 너무 보고 싶고, 너무 읽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시작해보는 무모한 장정~ 이름하야, "반지확장판 연달아 해치우기"를 감행하기로 했습니다.

반지의 제왕은 제가 소설부터 시작해서 너무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입니다만, 이상하게도 이 영화 1편은... 심하게 지루하다;;;; 가 역대 제 감상기였습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눈물나는 장면도 많았지만, 사실 우와!! 잼있다! 수준은 아니었어요. 거기다 2, 3편을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다시 볼 때도 1편은 건너뛰고 보는 경향이 많았죠.

그래서인지 영화보는 내내 못 보던 장면들이 가득이더군요. 소설도 본지 한 반년 지난 거 같고(확인해보니 10달전에 읽었더군요;;; ).

본래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고, 용과 기사, 검이 나오는 소설을 좋아합니다만, 반지의 제왕은 주인공이 작고 힘없는 "호빗"이란 이유만으로 제겐 가장 소중한 소설입니다. (솔직히 은하영웅전설하고 이 책하고 둘 중에 하나만 불 속에서 건져야 한다고 하면 꽤나 망설이게 될 것 같아요. 양은 미래 신랑감 이상형인데 T^T )

"반지의 제왕"만 읽고 영화를 봤을 때는 몰랐는데, 영화 중간 중간에 실마릴리온이랑 호빗에 나오는 내용들이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더군요. "반지의 제왕"만을 다루려는 게 아니라 "중간계"를 다루고자 하는 의도나 의지 같은게 느껴져서 참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다만, 제가 가진 번역서가 고유어가 많이 나오는 책이다보니 역시 가끔 "어랏?"하고 고유명사가 혼동되기도 ^^;;; 그래도 총 세 가지 종류의 번역으로 읽었던 탓인지 금방 회복되긴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결정하지 않은 일들을 겪게 된단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럴 때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것 뿐이지. 이 세상에는 악의 의지 외에도 많은 힘이 존재한다. 빌보가 반지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면, 너 역시 반지를 갖게 될 수밖에 없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면 용기가 나잖니."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의 무게에 짓눌린 프로도에게 간달프게 해주는 말입니다. 비관론적 운명론이랄까, 니 꼴이 지금 말이 아니어도 그것은 운명! 받아들이도록 하여라... 같은, 좋지 못한 운명론의 향기가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이 말이 오늘은 참 용기를 불어 넣어줍니다. 어쩐지 오늘은 이 말을 듣기 위해 영화를 본게 아닌가 싶어지네요.

읽어야 할 책도 많은데 ^^;; 다시 톨킨의 책을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