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삽질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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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 2007. 6. 14. 01:45
1. 오늘 고등학교 때 친구를 만났습니다.
...랄까, 소식이 끊어졌던 친구죠. 다 제 불찰입니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역시나 그 때도 약간의 자따기질이 있어서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은 연락이 아주 안된다고 볼 수 있어요. 하긴 대학때 친구들하고도 연락하나?
제 자신이 볼 때 난 잊혀지기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기억해주고 반겨주는 친구가 있다니 상당히 기분 좋은 일입니다.
오늘 만난 친구는 머리가 비상하고, 독특해서(좋은 뜻으로 ^^ ) 항상 부럽고 부럽고 부러웠던 친구에요. 그리고 약대를 들어갔다는 것이 상당히 의외였지만, 대학 졸업하고 다시 대학에 도전했다는 얘길 들으니 역시 너 다워~ 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사실 고등학교 동기들 중엔 학교가 맘에 들지 않아서 계속 시험 다시 보는 친구들도 많았거든요. 그런 걸 은근슬쩍 비웃긴 했어요. 뭐랄까, 대학 간판이 다냐, 랄까, 너 너무 눈만 높은거 아냐? 라던가. 하지만 그런 친구들과는 다른, 약간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자기 길을 찾아 새롭게 시작한 친구의 모습은, 막 제가 다 자랑스럽고 뿌듯한 느낌? 그런 행복한 기분이에요.
그리고 오늘의 나. 전산과 졸업하고 손 뗀지 4년. 그리고 이제 뒤늦게 다시 시작해봅니다. 저, 아직 늦지 않은 거죠?

2. 성적이 은근슬쩍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으흐흐, 저 OS 기말 1등 먹었어요. 총 32명, 20점 만점에 18점으로 최고득점 기록했습니다 >.< b 평균이 5인데 저 18점 받았어요~ 이걸로 오늘 유짱한테 막 뻐기고 자랑했어요. 뭐랄까, 전공자가 다시 공부해놓고 이 정도 실력이 안나오면 죽엇!! 해야하는거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막 자랑하고 뻐길래요. 좌절했던 일어도 (어디까지나) 생각보다는 잘 나와서 (그래도 성적은 좋지 않지만 T^T ) A에서 B+까지 나올 것 같구요.
자바는 뭐 음하하하하, ..... 어짜피 포기 과목! 에잇! H 양, B 양, 우리 나중에 같이 배우면 안될까?
여하튼 17일부터 본격적으로 성적공시 나오고 성적 정정기간이니까요. 잘 봐둬야죠. 그리고 월급 아껴서 다음달 등록금도 슬슬 챙겨야 겠습니다 T^T

3. 드디어 불어닥친 사무실 칼바람~
울 사장님이 드디어 칼을 뽑으셨습니다. 사무실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여직원들을 전부 현장에 내려보내시겠답니다. 우리 대리님은 저항하곤 계시지만, 오늘 팀장회의에서 무참히 깨지셨겠죠. 아마 낼 아침엔 현장에 내려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퇴근무렵 전화를 받았는데, 친하게 지내던 현장직원이
 "xx씨 인기 많아요, 맨날 바쁘네.", "응, 나 인기는 없지만 항상 바빠요~", "사무실 직원 언제 내려와요? 우리 이층은 누가 오는거에요? (어이어이! 우린 아직 내려간다고 결정 안했어!)" , "글쎄요, 누가 이층 가고 싶어하겠어요?", "에이, 그러지말고 xx씨가 내려와요, 우리 입고전표 한 박스나 있어! 와서 많이 도와주고 해요", "흥! 안그래도 대리님이 난 맨낼 00씨한테 당한다고, 속지말래요, 나 안속아! 가서 입고전표 다 찍으면 또 쫓아낼라고 그러지? 맨날 이런 식이야, 안속아!", "그러지말고 와요, 다른 쪽은 다 두박스인데 우린 그래도 한박스잖아. 내려오면 잘 해줄께요~ ", "싫어싫어! 안속아!", "하하하, 아, 그리고 오늘 우리팀 회식인데, 회비 내란 말 안할테니까 잠깐 들려요. 꼭 와요~"

.....나 속은거지? 저런 말에 감동받아서, 또 오늘 감동의 도가니였네.
사실, 현장에서 오래 구른 탓도 있고, 나 신입시절 사고 친거 많이 도와준 감사의 뜻도 있고 해서, 현장에서 가져오는 일은 무조건 받아주는 시기도 있었지만, 요즘의 나는 불평불만에 심술만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어짜피 현장 직원들이 좋아해줘봤자 일만 는다는 거 알면서도 저렇게 말해주면 감동받아요. 물론 그분들도 사람인지라, 땍땍거려도 그 녀석이 그래도 가장 쓸모있어... 정도로만 생각해주는 건지는 모르지만, 은근슬쩍 우리팀에 내려와 달라는 말을 들으면, 사무실 직원들 중에서도 나한테만 저렇게 자기 팀 회식자리에 와달라고 얘기해주면, 또 속아버리고 만다는 거죠 ^^;;;
그리고 반성하게 됩니다. 나 신입시절, 그 답답하고 멍청했던 나한테 그렇게 잘 해주고 상냥했던 현장사람들. 같이 일한다고 고생한다고, 그래도 다른 사무실 직원들보다도 더 챙겨주고 살갑게 대해주던 사람들한테, 일거리 들고 온다고 심술부렸다니. 나 너무 못됐네요. 내일은 오늘보더 덜 화내고 덜 짜증내고 덜 심술부리겠다고 다짐해봅니다. 화가나도, 울컥해도 한번 더 참아야죠. 그리고 어짜피 현장에 내려가야 한다면, 뭐, 울 대리님이 지셨겠죠. 별 수 있어요? 그리고 이왕 내려가야 한다면, 일할 장소만큼은 제가 골랐으면 좋겠네요. 아니 뭐, 이렇게 된거, 어설프게 출판사 전화 받지말고 아예 현장지원팀으로 따로 빼줬으면 좋겠어요. 그럼 그 일에만 전념하며 열심히 일할테니까. 나, PDA도 잘쓰고, 컴퓨터도 잘 고치고, 프로그램도 가장 익숙하고, 아 맞다! 여차하면 DB접속해서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으니까. 전산개발팀이 안되면, 어설픈 사무실 여직원으로 남기보다 아예 짐싸서 현장으로 내려갔으면. 물론 지금 처리하고 있는 각종 잡무는 ..... 그 어리숙한 ㅡ.ㅡ++ 모 씨한테 다 넘겨버리고. 음... 이왕 생각난 김에 아예 사장님께 건의할까?
여튼, 내일 출근해보면 알겠지요. 내려가게 된다면 뭐 이왕 이렇게 된거 이층으로 가버릴까? 아예 책상째 옮겨버려? ㅋㅋㅋ


여하튼 오늘은 여러모로 행복한 하루입니다. 사실, 본래대로라면 그.날.이었기 때문에 생리통 핑계로 드러누워선 심술만 부렸을텐데. 이런저런 일들이 모여 행복한 하루가 되었어요. 오늘의 이 기분 잊지말고 내일도 행복하게!


(+) 지금 이메일을 보고 회의록을 보니, 결국 사무실 직원 돌림빵으로 현장내려가기가 시행되나 보군요.
어짜피 내려갈 사람은 단 4명 뿐이지만. 뭐 좋아, 어짜피 내려갈꺼라면 내가 스타트를 끊어주지. 랄까, 내일 아주 진지하게 대리님께 물어볼까? 아주 현장에 상비근무 할테니, 내 책상 치워달라고? 아니야, 울 대리님께 얘기해봐야 암 소용없어. 은근슬쩍 다이렉트로 사장님을 찔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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