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삽질인생

가위에 눌리다

띵.. 2006. 1. 3. 22:41
어젯밤엔 간만에 가위에 눌렸습니다.
덕분에 오늘 일하면서 계속 졸아서, 야근도 못 뛰었습니다.
지갑 분실해서 이젠 죽어라 야근해야하는데 ㅠ.ㅜ 야근! 야근! 나에게 야근을 시켜달라!

전 고 3때 수험에 대한 압박이 좀 컸던지(나름대로 즐겁게 살았는데 왜?) 그 해 여름 가위에 처음 눌리고 .. 그 뒤로 종종 눌리게 됐습니다. 그냥 손발이 저리면서 움직이지 못한다던가, 숨쉬기 조금 버겁다 같은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누가 내 목을 조른다던가, 사람 얼굴이 보인다던가 등등의 무거운 증상까지 다양하죠.

그간의 경험을 살펴본다면 어제의 레벨은 지진 진도에 비유해서 강도 3.
누군가 내 손을 잡고서 절 빙글빙글 돌리더라구요. 싫어! 어지러워! 하는데도 혼자 깔깔 대며 절 계속 돌렸어요. 덕분에 자다가 멀미가 나는 진기한 경험도 겪었습니다. 사실 이것만이라면 그리 대수롭지 않은데;;;; 실은 사람을 봤어요. 희미하게 보였지만, 총 3명에 .. 둘은 아이요, 하나는... 어른이라 하기엔 좀 젊어보였고, 제 또래? 아니면 그 이하?
여하튼 눈만 뾰족하게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이었는데, 절 보며 마구 비웃더라구요. 머리는... 약간 삐쭉삐죽한 짧은 머리? 여하튼 조소하는 것 같은 "씨익~" 이런거였습니다.
그 얼굴이 약간 섬뜩해서, 안돼! 일어나야만해! 하고 몸부림을 쳤더니 가위에서 깨더군요. 눈을 떠보니 손을 가지런히 하고 이불 잘 덥고 자고 있었다;; 라는 당연한 얘기가. 예전같으면 당장 이불들고 뛰쳐가 안방에서 잤을텐데. 이젠 경험치가 높아졌다고, 등 돌려 도로 잤습니다. 허허허허;;;;;

그나저나 큰 일입니다. 몇몇 분들에겐 이미 얘기했지만, 저 봄에 이사가요.
아버지 공장 바로 옆의 빈터에 2층짜리 집을 지었거든요. 살려고 지었다기 보단 ^^;; 개발 보상비를 노린 ... 허허허허, 그래도 처음으로 집을 짓고 들어가는 거라 식구들의 기대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제 방도 굉장히 크고 복도로 예정되었던 작은 공간이 있어서 여기에 책꽂이랑 작은 의자를 놓을꺼거든요. 간의 서재랄까? 멋지겠죠?
거기다 조경도 끝내줘서... 아주 커다란 방 창문을 열면 눈 앞에 드넓은 공동묘지가 펼쳐진답니다.

.......... 하하하하하하 ㅜ.ㅡ;;; 큰일이에요. 다른 식구들은 다 멀쩡한데, 유독 제가 가위에 잘 눌린단 말이죠. 은근히 다른 식구들도 걱정이 되는지, 가위눌렸다는 얘기에 아버지는 달마도를 걸자! 라고 하십니다. ..... 역시 대안은 달마도?
(어무이는 기독교도들의 공동묘지니 설마 귀신이 되어 나타나지는;;; 이라고 하시지만, 훗, 그건 모르는 일이지요. 사람이 귀신 세계를 어떻게 알겠어요?)
전 나름대로 대책을 세우긴 했는데, 야마노 아야네의 얄딱꾸리한 일러스트(가장 유력한 후보는 "파인더의 표적"의 그 주인공이 므흣한 자세로 묶여 있는 그거)를 거대한 십자수로 떠서 커텐을 만들어 밤마다 걸어둔다.. 인데. 효과 있을까요?
여하튼 어무이는 그동안 딸에게 화장대를 너무 해주고 싶었다고 이것저것 화장대를 고르시는 모양이십니다만; 어무이, 당신은 모르십니다. 이 딸은 밤이 무서워서, 방에는 절대 거울을 놓지 않는답니다. 실제로 작은 손거울도 책상 위에 올려두지 않아요. 거울은 전부 파우치에 달린 거라던가, 뚜껑이 달린 휴대용만 씁니다. 화장대? 큰 커울? 뷁! 혹여 창문 너머 사람얼굴이 거울에 비치기라도 한다면 저 심장마비로 죽어버릴꺼에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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