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삽질인생

그러니까 제가 뭔 일을 하고 있냐면요.....

띵.. 2005. 12. 9. 23:44
모 인터넷 서점 업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익명성을 보호하기 위해 A모사라고만 알려드리죠.

육체노동을 해보려고 지원한 일이었는데, 막상 하는 일은 전표처리;;;; 그래서 하루종일 컴퓨터에 앉아있었습니다만, 이놈의 컴퓨터가 언제적 유물인지 48배속짜리 시.디.롬.이 달려있는 걸 보면, 제가 예전에 쓰던 펜티엄 2나 펜 166과 동급기종이 아닌가 싶습니다. 업무용으로 메신저는 켜놓고 있지만, 말 거셔도 대답 못해요. 다운되는 수가 있거든요. 이런 컴퓨터에도 윈도우 2000이 돌아간다니, 윈도우 2000은 안정성뿐만 아니라 리소스 절약면에서도 우수한 OS임이 틀림없습니다.

바로 맞은편에는 제가 말뚝을 박은 모 인터넷 업체(역시 익명성 보호를 위해 Y사라고만 밝히겠습니다)의 창고가 있습니다. 규모가 A 사의 ..... 적어도 3배는 될 것 같아요. 실제로 A 사가 있는 곳은 파주의 출판단지가 아니라 Y사의 창고 부지라고 하더군요(그러나 정확도는 50%?). 교보를 비롯한 다른 업체들은 "파주출판단지"라고 이름이 떡 걸려있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있다고 해요. Y사가 잘 나간다더니 진짜였나봅니다. 화장품 창고가 따로 있을 정도라구요. 익숙한 Y사의 택배 박스들이 굴러다니는 걸 보면서 아, 내가 박아댄 돈으로 이런 멋들어진 창고를 지었구나;;; 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A 사는;;; 식당도 자체적으로 없어서 Y사 식당을 씁니다만, 이 식당의 반찬에 대해선 드릴 말이 없습니다. 거의 다 버렸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일을 해보니 힘든건 별로 없더군요. 지루할꺼라 생각했는데, 뭐랄까 전 그런 쪼잔한 일이 의외로 맞나봐요 ^^;; 쌓여있는 전표들을 보면 승부근성이 생긴달까요? 내 곧 너따위 다 해치워주마!! 하게 되죠. 거기다 자리보존하고 꿈쩍 안하는 건 특기이기도 하구요 ^^;;

그러나 몰라도 될 것들을 너무 많이 알아버렸달까요. 서적의 값이 다 거품이다~ 라는 얘기 들었습니다만... 실제로 상당히 많은 거품이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창고에 입고되는 가격들을 보고 있자니... 몹시 ..... 충격적이더군요. 실제로 얼마로 들어오는지는 말씀 못드리겠습니다. 거기다 Y 서점은 어떨지 몰라도 재고파악이 그렇게 수시로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것도 알아버렸어요. .... 하루에 한 번 업데이트 된다는군요. 그나마 이것도 저같은 말단들이 제 때에 전표를 입력해서 넘겨주지 않으면 힘들어요. 죽어라 입력했는데도 하루 할당분을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하네요. Y서점은 규모가 더 크니 .... 더 힘들꺼라고 생각해요. 그 동안 제가 주문만 넣다하면 "재고 있음"에서 바로 "품절"이 되길래 니들은 재고 파악도 제대로 안하는 거냐!! 하고 화냈었는데. 이젠 화도 맘대로 못내겠네요.
참, 각 인터넷 서점마다 경쟁이 치열하다더니 정말이었습니다. 각 도서별로 현재 각 인터넷 서점별 가격차가 등록되어 있어요. Y, K, I 등등... 할인율에 포인트 적립율까지 한번에 기록이 되어있더군요. ^^;;;
궁금하신 분들은 제 메신저를 보시고 원하시는 책을 살짝~ 말씀해 주세요. 하긴 ^^a 검색하면 바로 알 수 있는거지만, 그거 하나 편한거 같아요. 앞으론 그걸로 계산기 두드려서 최고가 보상으로 포인트를 울궈먹어야지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알바라.. 확실히 페이도 낮고 대우도 썩 좋다곤 말 못하겠지만, 의외로 재미가 있어요. 게임하는 기분으로(물론 확실히 처리해야겠지만)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은 악착같이 자리를 버텨볼까낭? 하고 있어요. 알바라는게;;; 책상서랍도 없어서 애음중인 차를 가져가려고 해도 둘 곳이 마땅찮아서 ㅜ.ㅡ (이게 가장 불만)

(+) 직원우대로 저렴한 가격에 책 안팔아줄려나 ........
(++) 백수 근성이 남아선지 매일매일 일을 가야한다고 생각하면 조금 까마득;;;
(+x3) 뭣 때문에 인터넷 서점을 고집했는데 책은 한 권도 구경못했어요.
(+x4) 결국 전 A사에서 돈을 받아다 Y사에 꼴아박는 짓을 하는군요. 이거, 어찌보면 역적?
(+x5) 팀블러가 전부 망가지거나 너무 커서 Y사에서 받은 사은품 텀블러를 가져가려고 하는데 이거 너무 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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