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도서/소설] 호빗

띵.. 2005. 2. 16. 17:13

저자 J.R.R 톨킨
역자 이미애
일러스트 알란 리
출판사 씨앗을뿌리는사람(페이퍼하우스) (양장)
평점 ★★★★★
(이미지 출처 Yes24)

톨킨이 만든 거대한 중간대륙의 시초가 되는 작품이 바로 이 <호빗>입니다. <반지의 제왕> 1권의 엘론드의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의 중요한 내용들이 바로 이 <호빗>에서 일어난 일들이거든요.

소린과 열두난쟁이들(여기에 반지원정대의 일원인 김리의 아버지 글로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친애하는 호빗 빌보와 마법사 간달프가 난쟁이들의 잃어버린 왕국인 "외로운 산"의 황금을 되찾고 용을 퇴치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용은 외로운 산 아래의 인간 영웅 바르드가 퇴치했습니다만.
서쪽 끝에있는 호빗골에서 깊은골(리벤델)의 엘론드의 저택을 거쳐, 어둠숲을 지나, 외로운 산을 지나는 동안, 우리의 빌보는 오르크들에게 붙잡히고, 골룸을 만나며(여기서 반지를 강탈 ^^;;), 거미들에게 죽을 뻔하고, 숲의 엘프들에게 붙잡힙니다(여기 숲의 왕이 바로 반지원정대 최고의 미남 레골라스의 아버집니다 ^^ ). 그리고 극적으로 탈출한 후엔 용의 아가리 속으로 머리를 들이밀게 되죠. 갖은 모험 끝에 난쟁이들의 잃어버린 보물들을 차지했으나, 황금으로 인해 눈이 어두워진 난쟁이들 덕에 인간과 엘프 대 난쟁이의 대결이 벌어질 뻔 하고, 여기에 자신의 몫으로 배정된 1/14의 보물까지 포기해가며 싸움을 중재하려 애씁니다. 덕분에 소린으로부터 도둑놈소리까지 듣게 되구요. 그러던 와중에 때마침(???) 밀어닥친 오르크 부대들 덕에 황금으로부터 눈을 뜬 소린 일행과 여기에 인간, 엘프, 철산의 난쟁이 부대(소린이 불렀습니다), 독수리에 곰까지 동원된 엄청난 전투가 벌어집니다. 이게 바로 "다섯부대 전투". 이 덕에 북쪽 세력은 어둠의 세력이 추출당해서 <반지의 제왕>시절 별탈없던 몇 안되는 동네중 하나가 됩니다. 물론 개심한 소린 일족과 인간, 엘프 사이엔 동맹이 맺어져 서로 싸우는 일 없이 지내게 되구요. 여기에 중간에서 갈라진 간달프가 엘론드의 회의에서 말한 "강령술사"로 분장한 "사우론"을 퇴치했습니다만, 이건 <호빗>에선 다루지 않는 내용이라 자세한 설명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여기 가장 중요한 사건은 책에선 대단치 않게 넘어간 빌보의 "마법반지 획득" 이겠군요. 여기선 그저 눈에 안보이게 모습을 감출 수 있는 신기한 반지 정도로만 묘사됐지만, 결국 이 반지가 빌보손에 들어간 탓에 <반지의 제왕>이 시작되는 거니까요.

이렇게 써놓고 보니, 엄청나게 대단한 모험 이야기 같습니다만, 그것은 우리가 <반지의 제왕>을 알고 있고, 이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그저, 난쟁이와 그보다 더 작은 호빗이 황금을 찾아 여행하는 정말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모험이야기에요. <반지의 제왕>이 멋진 인간 영웅들-로한의 기사들이라던가, 우리의 아라곤이 아닌- 작은 호빗 프로도와 그 친구들에 의해 세상의 운명을 걸었듯이, 이 책 역시 엄청난 영웅이라던가 하는 존재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용을 퇴치한 바르드가 있습니다만, 그의 얘기는 얼마 되지 않아요. 얘기를 끌어가는 그 중심은 우리의 작은 "호빗"이 자신의 지혜와 행운을 가지고 어떻게 모험을 헤쳐나가느냐에 있기 때문에, 엄청난 영웅담보다는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모험담이 있을 뿐입니다. 이 점이 바로 호빗의 매력인 것 같아요. <반지의 제왕>에서도 톨킨은 자연의 아름다움이라던가, 주변 환경의 묘사라던가 등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만, 내용이 내용인지라 어두운 느낌을 피할 수가 없죠. 그에 비해 이 <호빗>은 빌보가 거미들과 싸울때에도 오르크들에게 붙잡혔을 때도 이 빌보의 독백을 통해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분명 늙고 반지의 힘에 지배당해 버린 빌보아저씨가 얼마나 사랑스런 존재인가를 알 수 있을껍니다. 호빗들은 모험이나 외지인-엘프라던가, 난쟁이, 마법사 등의-을 싫어해서 점잔한 호빗들로부터 존경을 잃었다곤 합니다만, 아이들로부터 인기 있는 이유는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간달프가 호빗을 사랑하는 이유도 알 것 같구요.

실제 톨킨이 이 책을 썼을 때는 자신의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만들 샘이었다는군요. (영국사람들은 아이들에게도 두꺼운 책 읽히는 걸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영국의 동화라는게 페이지가 상당히 많이 나가잖아요). <반지의 제왕> 서문에는 이야기를 만드는 동안 이야기가 부풀었다고도 하구요. 처음부터 긴 중간대륙이야기를 쓸 셈으로 만들어진 얘기는 아니었나 봅니다만, 이 책의 중간중간이 <반지의 제왕>과 완벽하게 이어지고 있어요. 정말 이렇게 대단한 이야기꾼은 흔치 않죠 ^^

중간중간에 있는 알란 리의 예쁜 일러스트를 보면서 책을 읽는 즐거움도 역시 빼놓을 수 없군요. 이제 호빗까지 읽기를 마쳤으니, 다시 반지의 제왕을 읽어볼까 합니다. 새 책(씨앗버젼의)으로 한번밖에 안 읽었어요 ^^;; 실마릴리온을 읽으면서 부록과 로스로리엔 부분, 엘론드의 회의부분은 꽤 많이 읽었지만 말입니다. 영화 3편 다 보고서 실마릴리온부터 시작한 장정입니다만, 여기에 반지까지 다 읽고 나면, 다시 영화 3편을 풀로 볼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 언제쯤 해낼지는 ^^;;; 중간중간 다른 책들도 읽고 있거든요. 내용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책와 영화가 뒤섞여서 엉망진창인데, 이번에 다시 한번 읽고 봐서 그 감동을 다시 세겼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반지의 제왕>리뷰로 뵙겠습니다 -> 무슨 TV프로 클로징멘트 같군요. 헤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