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공연] 양방언 내한공연 Evolution 2006

띵.. 2006. 6. 8. 11:33

으하하하하;; 지난 토요일에 간 공연을 이제사 후기를 쓴다니 저도 참;; 변명을 해보자면, 공연 이후의 탈진상태 및 기력쇠진 + 채운국에 대한 약간의 배신감 + 개인적 사정 등등으로 인해, 공연에서 느낀 감정들이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녹음을 해올 요량으로 mp군의 메모리를 양방언 씨 음악 빼고 전부 비웠음에도 녹음은 실패, 거기다 기억력은 붕어수준, 그리고 예전부터 음악의 제목을 보지 않고 그냥 마구 듣는 습관 때문에 솔직히 감상글을 쓸 자신은 없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감동을 여기에 잊지 않게 적어두고 싶은 것이에요.

처음 프로그램 내역을 봤을 때는 어라? 작년이랑 너무 비슷하지 않아? 라고 생각했었고, 두 번째로 그 프로그램 내역을 보고 곡들을 하나하나 들어보았을 때는 .. 어라.. 이거 공연용으로 하기엔 곡들이 너무 무겁고 우중충하지 않아? 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솔직히 작년 함께 갔었던 유과 양에겐, 공연이 너무 똑같아지면 어쩌나.. 그럼 정말 미안한데 하고 걱정하기도 했어요.

첫 도입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양방언 씨 1st 수록곡-타이틀곡인가? "The Gate of Dreams"이었습니다. 작년 공연에서는 양방언 씨가 직접 만든 영상과 함께 화려한 도입이 시작되서 듣자마자 헉! 하고 숨을 삼켰던, 그런 곡입니다. 그 뒤로도 집에서 청소할 때(^^;; ) 힘내서 끝내자는 의미로 종종 들어요. 그 다음에 나온 곡은 "영원의 여름~맨발의 소돔"입니다. 작년엔 양방언 씨가 직접 아코디언 연주를 해주셨던 곡으로 굉장히 흥겹고 즐거운 곡이에요. 그 뒤로 이 곡의 팬이 되서 1st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곡들을 연달아 들려주신 후 무대 인사. 작년엔 가운데였지만 3층 끝이어서 양방언 씨의 얼굴조차 제대로 안 보였는데, 올해는 티켓이 없었다는 사정 덕에 약간의 추가지출이 더해져 비록 왼쪽 끝이었지만 2층이라는 나름 명당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은 높이는 굉장히 높은데 가로 폭이 좁아서, 사이드라고 해도 꽤 괜찮은거 같아요. 오히려 2부 시작 때 2층 가운데 앞으로 이동했는데 제 앞이 얼큰 청년이라 양방언 씨를 제외한 다른 연주자 분들은 잘 보이지 않더라구요.
어눌한 우리말 인사. 말씀을 참 재밌게 하셔서 관객들이 막 웃는데, 그럴 때마다 "왜 웃어요?, 제 말투가 이상해요?"라며 천연보케의 오라를!! (각혈)
그 뒤로 Echoes라던가 제가 좋아하는 곡들이 많이 나왔지만 생략. 곡 제목을 못 외우기 때문에 들으면 아 이곡! 하면서도 도저히 감상글을 올릴 수 없어요.
2부 시작은 리코더 연자자 분들께서 오프닝을 열어주셨습니다. 무슨 악기인지 양방언 씨가 직접 말씀해주셨는데 기억이;;; 굉장히 맑은 음이었는데 말이에요. 전 "오리카나"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그 곡이 끝나자 바로 리코더의 맑음 음색으로 나오는 엠마 엔딩. 리코더 소리가 그렇게 이쁜지 몰랐어요. 양방언 씨는 지난 번 공연에서도 플룻 같은 관악기 대신에 언제나 리코더 연주자분들과 함께 오십니다. 덕분에 다른 곡들의 플룻 파트는 전부 리코더로 대신하는데 플룻의 깊게 울리는 맛은 없지만 리코더의 투박하고 맑은 음색이 어울려서 정말 예쁜 곡들로 탈바꿈 하게 되요. 덕분에 매번 리코더의 매력을 새삼느끼고 옵니다. 엔딩 바로 이어서 나온 엠마 오프닝. 잔잔하면서도 공연장의 분위기가 섞여서 울려퍼지는 흥분감이 정말 말로 할 수 없이 좋았어요.
여기서 십이국기랑 도자기 테마곡이 나오겠지 했는데, 그 명곡들이 양방언 씨의 머릿속에선 이미 잊혀진 곡이었는지, 이번엔 채운국 관련 곡을 2 곡 연주해 주셨어요. 연주 전에 여주인공이 너무너무 귀여운 소녀다!! 라고 무척 강조하시더라구요 ^^;; 덕분에 다들 웃었는데, 왜 웃는지 또 이해를 못하신 듯. "왜 웃어요~ ^^;; " 라시는 양방언 씨.
채운국 곡이 정말 너무너무 예뻐서요, 전 정말 감동받았어요. 이렇게 예쁜 곡들이 왜 애니를 볼 때는 들리지 않았던 건가 싶고. 아마 음악은 듣지 않고 성우분들의 목소리만 들은 탓인가 봅니다(반성^^a).  첫번째 곡은 애니 시작할 때 들어가는 곡 같았어요. 그래서인지 전 그 위에 항상 들어가시는 이케다 상의 나레이션이 떠올라 웃음을 참지 못하고 피식! 피식! 옆에서 보면 미친 사람 같았을 꺼에요. 두번째 곡도 채운국이었는데 에베드 님도 유과 양도 예쁜 그 음색에 놀랐는지 "이것도 채운국 곡이었어요???"라며 경탄한 모습. 저도 아아 이건 애니 여기쯤 들어갔었지.. 하는 느낌이 없었다면 분명 "에에? 이것도 채운국이었어?" 라고 했을 꺼에요. 바로 다음에는 온라인 게임에 삽입되었다고 하는 곡들의 메들리였는데요. 양방언 씨가 게임 관계자들로부터 받아온 자료 영상을 직접 편집해서 곡에 맞춰 오셨어요. 훨훨 날아다니는 게임 캐릭터에 맞춰 음악이 붕 떴다 가라앉는데 정말 놀라웠습니다. 췟, 어떤 게임인지 OST  안나오는 걸까요? ㅠ.ㅜ
우리 가락의 고유한 맛이 살아있는 Eventide, Flower of K, Frontier! 를 연이어 엔딩, 앵콜로 들었습니다. 정말 뭐랄까요. 한국 밖에서 자라면서도 가장 한국적인 음을 만들어내는 그 분께 정말 놀라고, 감탄하고, 고맙고, 애뜻하고.. 이런 감정들이 뒤섞여 막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어깨춤이 절로 난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우리 박자가 나오더라구요.
너무나 감동적인 무대를 잊지 못하고 기립박수를 치는 관객들을 위해 만다린을 들고 다시 나오셨는데 무대를 의자처럼 앉으시곤 연주를 해주셨습니다. 다들 양방언 시를 가까이서 보겠다고 몰려나왔더니 손을 살작 들으셔서 약간 떨어져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랬더니 관객들 알아서 물러시기. 대신에 너도나도 사진 찍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정말 부럽더라구요. 전 디카를 안 가지고 가서 핸폰으로 사진 찍어보려 애써봤는데 아무리 당겨봐도 얼굴이 안나와요 ㅠ.ㅜ 이래서 1층이로군, 하는 걸 또 한번 깨달았습니다. 마지막까지 관객들을 위해 서비스를 해주신 양방언 씨께 대단히 감사드려요 (__)

참, 3층에서 관람을 했던 작년에는 몰랐던 일인데요, 음악가란.. 은근히 근육질이네요 ^^;; 예전에 후지미를 읽을 때 케이가 자신은 운동을 해서 쓸모없는 근육이 많다. 지휘하면서 자연히 생기는 근육이 좋다는 식으로 얘기했을 때, 뭔말이냐;; 했었거든요. 건반을 종횡무진하는 양방언 씨의 팔을 보니, 아아~ 저런 의미? 라는걸 알겠더라구요. 양방언 씨의 팔근육 정말 멋져요! +_+ 아아~ 눈에 독이었답니다.
못다루는 악기도 없으셔서 올해도 변함없이 하프, 만다린, 아코디언에 파이프 오르간까지 전부 들려주셨어요.
정말이지, 한 달에 한 번은 무리지만 두 달에 한 번 정도라면 언제고 따라다닐 수 있는데 ㅠ.ㅜ 또 언제쯤 와주실지~~ 양방언 씨 또 와주세요오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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