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블로그 라이프

분위기 최악;;

띵.. 2006. 3. 9. 00:20
이글루 전체가 싸~ 하군요.
이곳저곳에서 이주 준비가 한창인 듯 보입니다.


전, 이미 한번 이사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각종 블로그 사이트를 전전하다가 처음 정착한 곳이 N버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블로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기에 주저앉았습니다. N버에 자리잡고서 그동안 인터넷에 나만의 집을 가지고 싶다는 소망도 이뤘고, 스트레스 분출구 및 자신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을 곳이 생겨서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그렇지만, 내 글이 내 것이 아니라 N버꺼라는 얼토당토 않은 사용자 약관과-네, 솔직히 읽어보지도 않고 가입했습니다 쿨럭- 어느 날부터 갑자기 은화였나? 도토리 짝퉁이 도입되면서 스킨은 물론이고 폰트까지 사고파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네, 전 여기서 싸이의 향기를 느꼈습니다.
전 싸이가 무척 싫습니다. 너무나 손쉽게 내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도 싫고-물론 비공으로 하면 검색엔진에 무방비한 이글루보다 안전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열리지 않는 싸이의 그 폐쇄성도 싫고, 링크의 개념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강제적인(그러니까 "나는 널 1촌으로 등록했는데 넌 왜 안하는 거냐? "라는 무언의 압박?) 1촌 시스템도 싫었고.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겠다고 산 아이템이란게 결국 너도 나도 똑같은 그 꼴도 싫고. 통신체가 난무하는 것도 싫고. 그 좁아터진 창도 싫고. 너무나 간단간단히 올라오는 글도 싫었습니다. 제가 본 싸이는, 그저 인터넷 앨범일 뿐이었어요.

저는 생각이 많습니다. 매일매일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망상들과 잡상들을 마음껏 꺼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블로그에 도달했습니다. 사진을 올리고 싶으면 올려도 되고, 창이 넓으니 내 마음껏 글을 올릴수도 있습니다. 창이 좁은 탓인지 싸이에 글을 올리려고 하면 제 생각마저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글루의 오픈된 환경이 좋습니다. 공개, 아니면 비공개이지만, 마음먹으면 어디로든 발걸음을 옮길 수 있고, 반대로 내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나 같은 자리를 맴돌게 됩니다. 덕분에 제 집을 숨기는 것도 의외로 쉽죠. 바글거리는 이 얼음집 틈 사이에서 너무나 멋진 글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 이제 또다시 이사를 가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N버 때와는 달리, 이 집에는 정성도 많이 들였고, 정말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란 것도 있구나! 라고 믿음을 주던 운영자들도 만나게 되었고. 무엇보다 이 이글루 안에선 너무나 소중한 인연들을 얻었습니다.
이제 이사를 가게 되면, 제 자신의 권리-사용자로서 내 글을 지킬 권리, 내 마음대로 포스팅할 권리는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절 기쁘게 해주던 무형적 가치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사를 가셔도 그냥 훌쩍 가시는 분들이야 없으시겠지만. 그래도 얼음집이란 공간안에서 옹기종기 모여있던 즐거움을 다시 누릴수는 있을까요?

.... 걱정입니다. 정든 집을 떠나고 싶지 않지만, 곧 머지않아 내몰리게 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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