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블로그 라이프

블로그에서 허용되는 범위의 포스팅

띵.. 2004. 12. 5. 06:05
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십니까?

시험을 앞두고 한자나 더 외지 왠 포스팅질이냐.. 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조금 찹찹한 심정이 들어서 글을 적어봅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얼마전 세키상 관련 그 글, 우연히 봤어요. 볼 셈으로 본 것은 아니고, 세키상(그것도 토시상이 아닌 토모상) 출연 옛 애니를 보다가, 문득 뭔가 떠올라서 검색을 했는데, 그 글이 뜨더라구요. 정확히는 그 [세키상의 노래]관련이 아니라 사쿠야님의 트랙백을 보고 그 블로그 주인분(편의상 이후론 A님이라고 하겠습니다)이 올려주신 글이었어요. 원 글의 문구는 제게 꽤나 충격을 주었지만, 그 글을 읽고 있으니 세키상의 노래가 어색하다는 그 분의 심정이 이해가 가더라구요. 저도 처음부터 성우보컬송은 들은 건 아니었고, 솔직히 콩깍지로도 잘한다고 말해주긴 힘든 노래들도 없는 건 아니니까. 여기서 끝났으면 참 멋진 이야기였겠죠.
어떤 사람이 의견을 내놓고 그에 관한 반대의견을 트랙백 걸고, 거기에 다시 반박글. 서로 지저분한 욕설이 난무하지도 않고 깨끗한 선에서 마무리. 이게 바로 블로그의 묘미죠. 홈페이지처럼 짧게 의견교환이나 답글에서 그치지 않고, 조목조목 반박하고 글을 그물처럼 엮는 묘미.
트랙백 주소는 남기되 상대편의 링크를 걸지 않은 사쿠야님의 자세도 멋졌다고 생각하고, 그걸 비난이 아닌 비판으로 수용해주신 A님도 멋졌어요.
그렇지만 언제나 이런 일의 경우 제 3자가 태풍이 되는 법입니다. 당사자들은 수용해도 그걸 수용치 못하는 3자들. 사실, 저도 제 3자로군요. 그래서 좀 찔려요. 답글이 곱게 된 것도 아닌것 같고. 거기다가 홧김이라고 보일 수 있을만큼, 제목도 노골적인<지금 세키상의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라니. 내용은 둘째치고 어른스럽지 못한 자세긴 했어요. 지금도 "세키"로 검색해보면, 상위권에 제 글이 올라오니, A님이나 A님의 이웃분들이 보기엔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거기다 지금 사쿠야님도 어퍼컷을 당하셔서 꽤 불편하신 모양이고.

아, 이런 이야길 쓰려고 했던 건 아니고. 뭐랄까 여하튼 이러저러 해서 지금까지 제가 했던 포스팅들을 곰곰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각해 봤어요. 제가 쓴 글들이 혹시 선량한, 그리고 소심한 성우팬의 가슴에 돌을 던진건 아닌가 해서.

예전에 한번 오프에서 대놓고 "호시상은 싫어요"라고 했는데 상대편 분이 호시상 팬이시더라구요. 그때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사실, 솔직히 말하면 저 호시상 싫어하지 않아요. 가끔 제게 맞지 않는 연기를 해주실뿐. 실제로 호시상 때문에 봤던 애니도 있습니다(스크라이드라고.. DVD도 사고 있죠 ㅡ.ㅡ;; ). 그러면서도 주위의 안티호시열풍에 휩싸여 말 한번 잘못했다 처음 본 분에게 상처를 입혀버리고 말았어요. 그래서 왠만하면 "**는 싫어요"라고 대놓고 말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만, 그게 또 맘대로 안되죠. 역시 이런 건 개인차가 있어서요.

가장 최근일로 기억나는 것은 "너에겐 이길 수 없어" 시디 감상글이군요. 신난다고 "**상은 제가 생각했던 ****와 이미지가 전혀 맞지 않아요"라고만 썼던 감상글이죠. 바로 밑에 답글로 "전 그분의 연기도 맘에 들었는데..."라는 답글이 올라오자마자 앗! 하고 떠올라버렸습니다. "호시상 싫어요" 사건. 나 또 저질러 버린거야? 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신난다고 **씨를 욕했지만, 어찌되었던 이름을 쳐버렸으니 그 분 이름으로 검색했다 들어오는 분이 그 글을 보고 얼마나 씁쓸할까 하는 것에 생각에 미치자, 이거 드라마 시디 리뷰도 어떻게 써야 할지 난감하더라구요. 사실 여기저기 블로그를 기웃대다 보면, 남들 다 재밌는 시디였다고 했는데 저 혼자 점수가 낮아서 뻘쭘할 때도 있거든요. ... 그렇다고 나 그거 재밌게 들었어요~ 라고 거짓말할 주변머리도 없고 ^^;; 의외로 또 이런거엔 깐깐하고, 내 감상을 남의 눈을 의식해서 리뷰를 좋게 쓰는 것도 불가능하고. 끄응, 답글을 읽고 있다 보니, 이 부분, 아무래도 제가 표현을 잘못한 것 같아요. 전 싫다는 것을 좋다고 표현하면서까지 남을 배려해야하는 가를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자신이 싫어하는 부분을 어느정도까지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가를 말하고 싶었던 것인데... 역시 전 작문실력 꽝이네요. ^^;;

꽤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블로그의 오픈성" 그리고 이곳이 "개인 페이지"임을 고려할 때의 양쪽의 균형은 어느 정도여야 적당한 걸까요? 전 두 번 다시 "호시상 싫어요" 사건을 반복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누군가 제게 "호시상 싫어요"사건을 일으키게 하고 싶지도 않아요. 얼마전에 보았던 "한국성우를 욕하는 싹바가지 없는 사람들의 카페"를 보았지만, 제가 그런 빠순이가 되지 않기 위해선,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은 비판이 될 수 있을지.

...... 그렇지만 그 이전에, 다른 사람의 비판을 비판으로 수용할 수 있는 조금 넓은 마음을 가진 제가 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로 이것저것 반성해야할 일들만 생기는 것 같아요.

(+) 이거, 이래저래 <호시상 싫어요> 구문이 몇번이나 들어간 걸까요? 괜히 또 호시상에게 미안해지네요. (^^)>;;;;;
(++) 세키상(들)의 인기는 대단하군요. 쏟아지는 포스트 덕에, 다행히 저의 심술맞은 포스트는 뒷자리로 밀려났습니다. ... 왠지 안심.
(+x3) 엇, 계속 이글루질만 하다간, 저 시험에 늦을 것 같아요 ^^;; 오늘 시험이신 분들 모두 화이팅 하셨으면 좋겠네요. (특히 듣기는 좋아하는 그.분.들의 은총에 힘입어 좋은 결과 있으시길)
(+x4) ..으음, 그런데 사쿠야님의 사건에 대해 잘 모르면서 쓴게 아닌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삭제해야하나... 도 고민하고 있는데, 하아, 정말 어렵네요.
(+x5) 또다시 생각해보니, 지난번의 그 "너에겐 이길 수 없어" 저렇게 얌전하게만 썼던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인신공격은 아니었어도 표현은 과격했죠. 뭐랄까, 점점 덧글만 느는것도 꼴보기 싫지만, .. 그래도 말이죠, 자신의 잘못을 은근슬쩍 덮으려 했던것 같아서 조금 창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