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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드디어 스타트

띵.. 2014. 11. 21. 18:20

엄마는 막판까지 눈치보다 이제 두 달된 아이의 책을 질러주셨고 아빠는 미친 인터넷 서점의 주문물량을 맞추느라 매일 열시까지 야근이고. 아빠님의 말씀에 의하면 평소 2시면 끝나고도 남을 주요 인터넷 서점 및 교보, 영풍의 물류센터 물량이 요즘은 4~5시까지 허덕이며 해야 겨우 맞출 정도란다.

책 안 사보는 사람들까지 미치게 만들었던 도서정가제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그나마 책 사보던 사람들도 이제 안사보게 될 것이고, 나에겐 가뭄의 단비 같았던 도서관들은 예전처럼 책을 쟁여놓지 않게 될 것이다.

 

아우...

도서정가제 해서 동네 서점이 살아남을 꺼라고 어떤 바보가 생각한거지? 인터넷 서점이 책을 싸게 팔 수 있는데는 다른 요인이 있다는 생각은 안해봤어? 만원짜리 책을 동네 서점은 싸게 받아봐야 7천원이고 평균 7천오백에서 8천원에 받는데 5천원, 6천원에 받아내는 인터넷 서점을 어떻게 이기냐고. 물론 출판사 입장에서도 할 말이 있지. 동네 서점보다는 한달마다 현금으로 돈 따박따박 주는 인터넷 서점이 아무래도 먼저라는거. 요즘같이 출판사들이 안되서 현금 수급이 안되는 때에 얼마나 중요한지. 여하튼 도서정가제를 실시해도 책 사보는 고객인 내 입장에선 동네 서점 갈 일은 없다는 것. 애초에 1년에 책 한권을 읽을까 말까한 사람들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에서(나로선 믿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애들 책은 사도 본인 책 한권을 안 사보는 사람들이 수두룩 하더라;;;; ) 무슨 수로 동네서점을 살려. 매달 책 값으로 십만원 이상을 소비하던 나도 물가 오르고, 월급은 그대로고,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 책 안 사보게 되더라.

책 안 사보는 놈이 정책을 만든게 분명해. 책을 사서 읽는 사람이라면 저런 바보같은 생각을 해낼 수가 없어. 네이버엔 누가 농담으로 "이젠 책도 직구해야겠네.."라고 써놨드만. 님 센스 대박 ㅡ.ㅡb  3년하고도 3개월된 핸드폰이 아작나기 직전까지 돈 없어 핸드폰을 살 수 없게된 것처럼.... 이젠 책도 못 사보겠어. 거기에 병신들이 도서관도 책 싸게 못 사게 했다며? 왜? 도서관에서 책 안 사다 놓으면 그 사람들이 빌려보지 않고 사서 볼꺼라 생각한거니? 미친, 머리는 장식이로구나. 덕분에 이젠 도서관에서도 못 빌려보게 생겼네. 안그래도 우리 동네 도서관 부지만 있고 지을 생각을 안하던데..... 영영 안 들어오는 거 아냐? ㅠ

 

여튼 이제 나는 한권 맛보기로 질러드린 십이국기 완전판이랑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물이나 사봐야겠다. 나머진 뭐.... 애 크면 빌려다 보지 뭐. 요즘은 돈도 없고 근처 대여점도 없어서 라이트 노벨류는 손 뗀지가 억만년. 우리 엄마는 먹고 살기 힘들어도 내 책만큼은 아끼지 않고 팍팍 사주셨는데... 미안, 준희야. 엄마는 너 새 책을 사줄 능력이 없다. 우리 빌려보고 중고 보자. 그나마도 엄마 책 팔아서 니 책 사야할듯.

그나저나 이제 도서정가제 실시하면 책 안팔리고, 책 안팔리면 회사 매출 떨어지고, 회사 매출 떨어지면 사장이 직원들을 볶아대겠구나. 아빠님은 도서정가제 해도 고생, 안해도 고생 확정이네. 아빠님 완전 불쌍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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