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것으로 엘러리 퀸 시리즈를 섭렵한 것 같다. 드루리 레인 시리즈 외에 추가로 나온 책이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기에... 예전에 해문 출판사 버전으로 "수수께끼의 038 사건"이라던가, 어디 출판사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엘러리 퀸의 모험"이라는 제목의 단편집도 읽었으니까.
내 마음속 첫 번째 탐정은 누가 뭐래도 회색 뇌세포를 자랑하는 땅딸만한 자뻑쟁이 포와로 님이시지만, 못지않은 자뻑에, 실수도 좀 잦은 편인 이 예민한 젊은 탐정도 꽤 좋아한다(특히 내가 읽었던 저 단편집 모음에서의 엘러리 퀸은 상당히 귀엽게 묘사되어 있다). 내 마음 속 넘버 2랄까? 그에 비하면 드루리 레인은 노련하고 여유가 넘치는, 물론 엘러리 퀸처럼 혼자만 알고 넘어가는 의뭉스러움은 똑같지만, 귀엽지 않다. 자뻑도 별로 없다. 재미가 없다. 바너비 로스라는 이름으로 이 책을 냈을 때 사람들이 못 알아챈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엘러리와 너무 정반대다.
그렇지만 추리소설로서의 두루리 레인 시리즈는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보다 짜임새가 있다. 아주 간단한 트릭인데-과연 X의 트릭을 간단하다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명 시리즈보다 간결하고, 국명 시리즈보다 좀더 타당한 연역추리가 가능하다. 시리즈가 4개 뿐인 것이 안타까울 뿐.... 개인적으로 4 작품 중 Y의 비극이 가장 많이 와닿는데, 이 작품은 옛날 어느 공중파 채널에서 납량특집으로 드라마화한 적이 있다. 장남에 벙어리에 귀머거리인 루이즈 역을 정혜영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소설 그대로를 드라마로 만든 것이 아니라, 뒷부분에 나름의 골때리는(!!!) 반전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Y의 비극"이 더더욱 맘에 드는 건지도. 정혜영 씨, 그때 당시 연기 잘 하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루이즈 역은 꽤 잘 어울렸다. 마지막의 그 상큼한(???) 미소도.
마지막 최후의 사건은 꼭 "커튼"같았다. 커튼 만큼이나 강렬한 엔딩이랄까. 이런 식의 엔딩도 나쁘지 않은 듯. 개인적으론 드루리 레인 시리즈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이제 엘러리 퀸 시리즈는 다 섭렵했으니, 이제 뭘 읽는담. ㅠㅠ 그동안 손 놓고 있었던 레 미제라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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