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을 조금 덧붙이자면, 황제의 조카라곤 하지만 이러저러한 출생의 문제로 집에서조차 맘편할 날이 없던 취란은, 어느날 갑자기 황제로부터 가짜 공주가 되어 토번에 시집갈 것을 명령받습니다. 그리하여 토번왕(실제 역사상으로도 티벳의 위대한 왕이었다고 하는 손첸캄포 대왕의 아드님되십니다만~~)의 신부가 되기위에 한인들이 오랑캐라 부르는 토번 땅으로 긴 여행을 하는데요. 가짜 공주라는 것을 들키면 안되는 절박한 심정의 당 군과, 당과 토번의 결속을 반대하는 다른 세력들, 그리고 소속불명의 사람들까지 가세하여 취란의 혼사길을 점점 아수라장이 되어가는데요 ^^;; 결국 만난 남편감은 생각한 것과 달리 아~~주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참으로 뻔하지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취란과 토번왕님의 투닥거림이 몹시 사랑스러운 작품입니다.
사실 전 이런 뭐랄까... 러브러브한 연애물은 잠깐 보긴 해도 두고두고 본다던가, 특히 소설로 읽는 편은 정말 아닌데요 (읽으면서 어욱!! 닭살! 이러는 타입?) 이 작품의 경우 여주인공이 몹시도 제 취향의 씩씩하고 용감한 소녀인데다가 남자주인공 역시 이런 여주인공에게 어우릴 무척이나 씩씩하면서도 상냥한 소년이거든요. 거기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 역시 취향이라고 해야할지. 전 이런 반 역사물에 무진장 약한 편이라.
읽으면서 놀라웠던 것은, 정확히는 작가후기였지만, 이런 역사물을 가장한 작품들을 보면 대개 유명한 역사적 인물 한 두사람을 넣어서 내용을 끼워맞추곤 하는데, 이 작품의 경우 유명한 사람들이 나오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배경인물이고, 더더욱 놀라운 것은 작가후기에 항상 참고문헌이 따라온다는 점이에요. 참고문헌의 목록 역시 예사롭지 않아서, 티벳의 문화사, 여성사, 복식사 등,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배경을 위해 이렇게 문헌을 찾아보고 작품을 쓴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실제로도 티벳을 좋아한다는 작가분의 애정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달까요?
1편에서 이렇게 힘들게, 어찌보면 귀엽게 시작한 두 사람의 신혼생활은 2권, 3권으로 갈수록 더더욱 아기자기해집니다. 남자주인공이 유부남에 일찍 부인을 잃은 홀아비에, 애까지 딸렸다는 사실은 무척 충격적이긴 했습니다만, 후후 남자주인공이 멋진 관계로, 또 왕자님께서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관계로 그냥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곤 하지만 남자주인공 입에서 죽은 부인 이야기와 아이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정말 쇼.크. OTL )
(+) 이 책의 가장 특이한 점은 등장인물 소개란을 믿을 수 없다는 것. 그림이 크면 클수록 출연빈도가 적은 것 같은 것은 제 착각일까요?
(++) 취란의 소꿉친구이자 사형인 위지혜의 조기퇴장은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멋진 캐릭터가 근처에 있어줘야 남자주인공이 긴장할텐데요. 하지만 이런 소꿉친구를 여주인공 근처에 배치해두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삼각관계를 연출하는 것보다는 깔끔해서 좋아요. 고생많고 쓸쓸한 혜입니다만, 부디 좋은 짝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띠지의 저 선전문구. 놀랍지 않습니까?
"소녀는 첫사랑만 백만번 꿈꾼다"
.......... .................................................(__ )a
띠지 당장 갖다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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