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도서/소설] 십각관의 살인

띵.. 2007. 2. 19. 22:18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십각관의 살인
저자 아야츠지 유키토
역자 양억관
엮음 한스미디어
평점 ★★★★★
이미지 및 도서정보 Yes 24

신본격 미스터리의 시작을 알린 시리즈 첫 작품으로 고전 본격 추리물에 오마주를 바친 아야츠지 유키토의 데뷔작이다. 십각관이라는 기괴한 배경, 독특한 이중 전개, 심리의 사각을 찌르는 대담한 트릭으로 미스터리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된 작품이다.   



뭐라고 말을 하면 좋을지! 사건 마지막 페이지를 폈을 때, 응? 뭐가? 라며 이해하지 못해서 그냥 읽다가, 어? 이거 뭔가 이상해? 라고 생각해서 앞을 다시 돌려보고서야 헉! 하고 말았습니다.
 당했네요 ^^;;; 이 작품이 아야츠지 상의 데뷰작이라고 하는데, 시계관보다는 이 작품이 저한테는 더 흥미진진하고 충격적이었습니다.


여하튼 간만에 몰입할 수 있었던 좋은 작품이었어요. 이 작품 읽기 바로 전에 읽었던 크리스티 여사의 "마술살인"은 저 같은 돌머리가 예상외로 쉽게 트릭도 범인도 찾아내서 이거 김샜다! 모드였거든요. 이 책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응??" 해버렸으니.... ㅠ.ㅜ 비웃지만 말아주세요.

덤으로 김전일 탓인지... 이런 김전일류의 작품들을 은근히 맘속으로 구박했다고 해야할까? 하찮게 여겼던 구석이 없지 않아 있었거든요. 이유는 무엇보다 억지라고 해야할까요? 독자에게 너무 불친절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김전일이 쫓아다니면서 이런 저런 증거와 사건진행을 보여주지만, 이건 정당한 게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왔거든요. 거기다 등장인물들이 매번 김전일과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사지로 내몰리고, 범인과 피해자가 된다는 것도 맘에 안 들었구요. 특히 그 마지막 범인은 너야? 이러고 난 다음에 "훗, 잘못 집었어"라면서 범인과 김전일의 본격적인 두뇌싸움이 시작되는데 이게 또 왜 그리 맘에 안드는지. 마치 연극조라고 해야하나요?

"범인은 너야!"
 "훗, 네 말대로 내가 동기가 있다는건 인정하겠어. 그럼 xxx은 어떻게 설명할꺼지?",
"그건 ooo이야! 그렇지 않아?"
"그럴리가, 그렇다는 증거를 대봐!"
"음홧홧홧, 이미 당신이 증명했어! 내가 이미 아까 손을 써두었지! 어때 범인!!!"

;;; 이런 패턴이 너무 반복되다보니 좀 질린 면도 없지않아 있구요. 그렇지만 사실 김전일에 나오는 트릭 중의 상당수는 추리소설 팬들이 고전으로 떠받드는 작품과 유사한 면이 많아요. 실제 보물을 찾아 일행들이 무인도로 가서 살해당한다는 이야기는 위에서도 말한 크리스티 여사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닮은 꼴이구요. 남들이 인정하는 작품만을 아무런 비평없이 받아들였던 것은 아닌가 조금 반성해봅니다.

그리고 이 십각관 이후 <관 시리즈>란 이름으로 "나카무라 세이지의 건축물"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들이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불행하게도 한국에서 판권을 구입한 건 이 십각관과 시계관 두 작품 뿐이라고 하네요. 다른 작품들도 한국에서 읽어볼 날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덤으로 "엘러리 퀸"시리즈도요. 추리소설 작가로는 애거서 크리스티나 코난 도일 못지않게 많이 알려진 작가인데 어째서 제대로된 출판물은 하나도 없는건지! 예전에 제가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이 절판이고, 현재 나오고 있는 책들 역시 예전의 책을 그대로 재판한 것이라 정말 엉망이라고 하네요 ㅠ.ㅜ 애거서 크리스티나 홈즈, 루팡 시리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봐선 추리소설 붐이라 해도 좋을 듯 한데, 이번 기회에 좀 제대로 된 "엘러리 퀸"시리즈를 가지고 싶어요.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