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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학] 애로우 잉글리시 (미완)

띵.. 2004. 9. 20. 05:18
(2004. 08. 20 작성한 포스트)

저자 최재봉
출판사 EYE(북&월드)
평가 ?? 아직 미정 (8월 20일 현재는 ★★☆)
(이미지출처 Yes 24)

책 리뷰 (Yes 24의 책 소개에서) 한번 쏘아진 화살은 결코 되돌아오는 법 없이 그저 일직선으로 날아갈 뿐 그 궤적을 남기지도 않는다. ‘말’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말을 한 단어 한 단어 뱉어진 순서대로 그 순간순간에 즉시즉시 이해하고 넘어가지 않는 사람, 있는가? 그런데 같은 언어인 영어를 쓰는 데는 왜 유별난 방법이 필요한가? 마침표가 찍어진 뒤에야 비로소 전 문장을 놓고 앞으로 뒤로 왔다갔다 하며 거슬러 이해를 해야 하는가? 이 지구상에 그렇게 어려운 방식으로 이해돼야 하는 언어는 없다. 이러한 ‘거꾸로 해석법’은 언어의 속성을 배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중의 수고를 요하기 때문에 언어습득을 근본적으로 방해한다. 단어가 뱉어지고 있는 그 순간순간에 이해도 동시에 따라가고 있어야 정상이다. 관사 하나 전치사 하나까지도 그것이 등장한 그 순간에 이해되고 넘어가야 한다. 이는 문자로 씌어진 경우도 예외일 수 없다.(그간 우리의 독해는 의사소통을 위한 독해가 아니라 ‘번역을 위한 독해’였다. 영한사전 역시 번역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다.) 애로우 잉글리시란 화살처럼 되돌아옴 없이 직선적으로 이해가 따라가게 하는 영어학습법이다. 따라서 ‘의미절 단위로 끊어 읽기’니 뭐니 하는 중간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기존의 직독직해와는 다른, 진정한 의미의 직독직해 최종 버전이 바로 애로우 잉글리시 방식이다.

영어라면 이가 갈리는 탓에, 어떻게든 해보려는 마음에 Yes24의 광고에 홀려 구입한 책. 고객 리뷰도 괜찮았고, 어학관련 Y서점의 베스트 셀러이기도 눈 딱감고 오늘 교보에서 집어왔다. 결과는 현재로선 물음표.

복잡한 영어식 사고체계와 언어를 단순하게 주어로부터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 확장해 간다는 개념은 실로 멋지고 날카로운 해석이지만, 왠지 어디선가도 주워들은 듯한 기분이 들어서 현재까지는 떨떠름한 상태. 그렇지만 간단한 예문에서부터 약간 구조가 있는 예문까지, 나같이 기초의 기초도 되어있지 않은 초~일자무식에게도 통용될만큼 확실한 개념인 것만은 분명하고, 또 쉬운 해설로 그리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는 것도 강점.
아직 절반도 채 읽지 않은터라, 사실 별점 매기는 것 자체도 우습지만, 어쨋든 첫 느낌은 별 두 개반이란 상태. 그렇지만 뒤에 전치사를 비롯해서, 우리가 애먹기 쉬운 각종 문법사항들이 저 단순한 원리 하나로 풀어질 예정이라 기대중.

덧붙여 저 책에서 말하는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행동은 하나하나로 배울 것이 아니라, 원리를 이해하고 영어식 사고방식을 통해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라는 말. 뻔하긴 하지만, 덕분에 내 자신의 일어에도 반문을 갖게 되었다.

사실, 영어는 우리말과 어순이 너무 틀려서 영어식 사고로 영어를 하는 것과, 우리식 사고-즉, 영어를 보고서 그걸 해체하고, 조립해서 우리말로 번역하여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영어를 하는 것의 차이가 실로 극명하게 나타난다. 또한 자신이 무엇을 바탕으로 영어를 하고 있는가도 피부로 느껴지고. 그렇지만 일어는 어떤가? 일어는 우리말과 어순이 비슷하다. 물론 우리말은 부사어의 위치제약이 꽤 큰 편이라는게 조금 차이일까? 그런 소소한 차이는, 그리 크게 와 닿지 않는 법이라, 내가 일어로써 일어를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한국어로써 일본어를 쓰고 있는 것인지 모르게 된다. 그게 중요해? 라고 말하면 할 말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양 국의 언어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에 바탕을 두지 않는한, 일어도, 국어도 성장하지 못한채, 반쪽짜릴 쓰게 된다. 일어답지 않은 일어. 여기에 일어에 물들어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국어. 솔직히 이 블로그, 이 포스트 안에도 몇개나 되는 일본식 한국어가 숨어있을지.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일본어로써 일본어를 쓰고 있는지, 한국어 사고 방식에 갇혀 일어를 쓰고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일본어를 알게 된 덕에, 한자의 중요성을 알았고, 한자를 안다는 것이 우리말을 얼마나 풍부하게 해주는지도 말이다. 물론 난, 한자어보단 우리말 사용쪽에 더 뜻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자를 배우지 않아서 국어의 틀을 좁히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어째, 또 샜군. 여하튼, 일본어를 알게되고, 일본어 문법을 배우면서, 내가 얼마나 국어를 모르고 있나를 깨달았기 때문에, "영어식의 영어", "일어식의 일어", "우리식의 국어"를 확립하는 일이야 말로, 국어를 제대로 사용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뭐랄까, 뭔가 주제넘은 말을 해버린 느낌(->사실 이렇게 명사로 끝나버리는 말들도, 일본어식 표현법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야 ^^;; ) 여하튼 그런데 의의를 두고 지긋지긋한 영어도 공부해보는 것이 어떨까... (라는 결국은 자기최면 ㅡ.ㅡ;; )

영어공부하려고 책을 사선, 왠지 일본어 공부열만 붙여버린 듯하다. 아직까진 평가점수가 저조하지만, 뒷장에선 내 뒷통수를 칠만큼 멋진 내용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다 읽지도 않고 포스트를 올리는건 너무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오늘 깨달은 "언어학습의 자세"는 반드시 올려놓지 않으면 후회할꺼란 느낌이 들어서 말이지.

나머지 책 감상은 후에 덧붙이기로 ...

2004. 09. 20 덧붙임
뒷부분의 전치사나 조동사 편을 읽고 상당히 많이 이해가 되었다. 한번 봐선 안될 책인 것 같다. 단지, 언어와 영어에 대해 감각이 없는 사라에게는 무리한 주문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