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07. 18 작성한 포스트)
인터넷에서 번역을 읽고 작성한 글.
번역은 siva님 홈에
한국의 미라쥬 홈으로 아마 최대규모일 홈염이란 홈페이지에서 처음 주워듣고 우연히 siva님의 홈에 올라와 알게된 글이다. 사실을 말하면, 난 "다자이 오사무"상의 글은 이 작품외엔 읽은 게 없다. 그러므로 작가에 대해 아는 것도 전무.
이 글 얘기를 하기전에 잠시 미라쥬 얘기를 하자면, 솔직히 나의 서툰 일본어로 도전하긴 무리한 작품이라, "오으기" 라는 이름이 주는 압박을 견뎌내며 간신히 한국판을 읽은 것과, 홍염에 올라왔던 단편들과 해후편을 읽은 것이 다다. 자학적 네타를 즐기는 나인탓에, 그 후의 스토리 역시 대충은 안다. 엔딩은 어떻게 났으며, 내가 읽은 그 6권 이후의 스토리도 대충은 그럴듯하게 설명할 수 있을만큼은 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스토리를 안다는 거지, 작품 자체를 아는 것이 아니므로, 나의 머릿속에서 정리된 다카야와 나오에의 관계는 다카야에게 죄를 지는 나오에, 그리고 해후편에서 적이지만, 자신이 죽인 사람이지만 카게토라에게 끌리고 있는 나오야다. 그렇기에, 어디까지나 죄인의 나오에, 피해자인 다카야이고. 그래서 저 작품과 미라쥬의 관계를 확실하게 가슴으로 느낄 수는 없다. 물론 그동안 긁어모은 네타들을 엮어서 아~ 그렇구나 하는 건 가능하지만, 그건 내가 스스로 획득한게 아니니 의미가 없지...
작품과 관계 없는 얘기들을 주줄 하고 있는 건내가 저 작품에 매달리는 건 미라쥬가 동기는 됐으나 다른 이유인 탓이란 걸 말해주고 싶었다. 뭐, 미라쥬를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게 나쁘단 뜻이 아니라, 왠지 그렇게 보여지는 것이 미라쥬를 좋아하는 많은 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수박 겉핥기 식의 지식으로 얻은 감동이 애정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 같이 평가되면 너무 미안하니까...
여하튼 본론으로 들어가, 또다시 엉터리 감상글을 올려본다
긴 페이지가 끊어지지 않고 줄줄이 이어지는 압박, 과거 종교에 기독교라고 썼던 시절의 상식을 뒤흔드는 죄인의 고백,... 처음 보고 느낀 충격은 나의 신앙이 더럽혀 졌다던가, 모욕이다 하는 것보다-그런걸 느낄 만큼 독실했던 적도 없었고- 알이 깨지는 느낌 같은 거였다. 내 껍질을 깨고 무언가 나오는 그런 느낌. 딱히 뭐라고 찝어 말하긴 곤란하지만, 가끔가다 책이라는걸 접하면서 느끼는 묘한 쾌감과 충족감 같은 것. 점점 머리가 굳고, 생각에 고집이 생기면서 책과 접하는 매 순간순간이 충돌이 되어버렸지만, 그 충돌을 넘어서서 껍질이 깨지는 느낌을 "고발"이란 글이 느끼게 해줬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글을 보고 있으면 한쪽이 압박감을 느끼면서도 굉장히 즐겁달까?
결코 이길 수 없으니까, 자신은 언제고 손에 넣을 수 없으니까, 사랑하고, 증오하고, 배신하고.. 마지막에 나란히 걸어갈 수 있게 되서 그는 만족했을까? 자신의 손으로 그를 죽였으니 그는 만족했을까? 번역을 올려주신 siva님은 궁지에 몰린 인간이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지만, 나는 솔직히 유다가 부럽다. 내 재주 없음을 알고 있지만, 자존심이 있어 그에 주저 앉아버린, 감정조차 무뎌져서 이젠 무엇에 놀라지고, 감동받지도 않는 너무나 심심한 자신. 사실 나오에나 유다처럼 미치고 싶진 않지만, 무언가에 몰리고 몰려서 그 궁지에서 마구 몸부림치는 자신을 상상해 보곤 한다. 그렇게 격하게 쏟아낼 무언가가 필요하다.
영원한 사랑을 믿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믿지 않기에 그걸 꿈꾼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것과 비슷한 감각이랄까? 내 자신이 그렇게 격하게 무언갈 사랑할 일도, 증오할 일도, 그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일도 영원히 없다는 걸 아니까, 그렇게 망가지고 부숴지는 자신을 꿈꾸는 거라는... 그렇기 때문에 이 "고발"이란 글이 난 너무나 좋다. ........ ... 이렇게 쓰고나니, 내 정신상태가 심히 의심스럽다. 나 정말로 마조라던가, 그런거 아냐?
하긴 요즘같은 세상에 렌죠니, 나오에니, 유다니 하는 사람들이 널려 있다면 세상 참 볼만할테지. 누구나 자신을 죽이며 살아가는 세상이니까. 그래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뭐든 날 쏟아부을 만한 걸 발견하고 싶다. 그것이 책이든, 사랑이든, 학업이든, 성공이든 간에... 나, 언제부터 이렇게 무덤덤한 사람이 된 걸까?
인터넷에서 번역을 읽고 작성한 글.
번역은 siva님 홈에
한국의 미라쥬 홈으로 아마 최대규모일 홈염이란 홈페이지에서 처음 주워듣고 우연히 siva님의 홈에 올라와 알게된 글이다. 사실을 말하면, 난 "다자이 오사무"상의 글은 이 작품외엔 읽은 게 없다. 그러므로 작가에 대해 아는 것도 전무.
이 글 얘기를 하기전에 잠시 미라쥬 얘기를 하자면, 솔직히 나의 서툰 일본어로 도전하긴 무리한 작품이라, "오으기" 라는 이름이 주는 압박을 견뎌내며 간신히 한국판을 읽은 것과, 홍염에 올라왔던 단편들과 해후편을 읽은 것이 다다. 자학적 네타를 즐기는 나인탓에, 그 후의 스토리 역시 대충은 안다. 엔딩은 어떻게 났으며, 내가 읽은 그 6권 이후의 스토리도 대충은 그럴듯하게 설명할 수 있을만큼은 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스토리를 안다는 거지, 작품 자체를 아는 것이 아니므로, 나의 머릿속에서 정리된 다카야와 나오에의 관계는 다카야에게 죄를 지는 나오에, 그리고 해후편에서 적이지만, 자신이 죽인 사람이지만 카게토라에게 끌리고 있는 나오야다. 그렇기에, 어디까지나 죄인의 나오에, 피해자인 다카야이고. 그래서 저 작품과 미라쥬의 관계를 확실하게 가슴으로 느낄 수는 없다. 물론 그동안 긁어모은 네타들을 엮어서 아~ 그렇구나 하는 건 가능하지만, 그건 내가 스스로 획득한게 아니니 의미가 없지...
작품과 관계 없는 얘기들을 주줄 하고 있는 건내가 저 작품에 매달리는 건 미라쥬가 동기는 됐으나 다른 이유인 탓이란 걸 말해주고 싶었다. 뭐, 미라쥬를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게 나쁘단 뜻이 아니라, 왠지 그렇게 보여지는 것이 미라쥬를 좋아하는 많은 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수박 겉핥기 식의 지식으로 얻은 감동이 애정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 같이 평가되면 너무 미안하니까...
여하튼 본론으로 들어가, 또다시 엉터리 감상글을 올려본다
긴 페이지가 끊어지지 않고 줄줄이 이어지는 압박, 과거 종교에 기독교라고 썼던 시절의 상식을 뒤흔드는 죄인의 고백,... 처음 보고 느낀 충격은 나의 신앙이 더럽혀 졌다던가, 모욕이다 하는 것보다-그런걸 느낄 만큼 독실했던 적도 없었고- 알이 깨지는 느낌 같은 거였다. 내 껍질을 깨고 무언가 나오는 그런 느낌. 딱히 뭐라고 찝어 말하긴 곤란하지만, 가끔가다 책이라는걸 접하면서 느끼는 묘한 쾌감과 충족감 같은 것. 점점 머리가 굳고, 생각에 고집이 생기면서 책과 접하는 매 순간순간이 충돌이 되어버렸지만, 그 충돌을 넘어서서 껍질이 깨지는 느낌을 "고발"이란 글이 느끼게 해줬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글을 보고 있으면 한쪽이 압박감을 느끼면서도 굉장히 즐겁달까?
결코 이길 수 없으니까, 자신은 언제고 손에 넣을 수 없으니까, 사랑하고, 증오하고, 배신하고.. 마지막에 나란히 걸어갈 수 있게 되서 그는 만족했을까? 자신의 손으로 그를 죽였으니 그는 만족했을까? 번역을 올려주신 siva님은 궁지에 몰린 인간이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지만, 나는 솔직히 유다가 부럽다. 내 재주 없음을 알고 있지만, 자존심이 있어 그에 주저 앉아버린, 감정조차 무뎌져서 이젠 무엇에 놀라지고, 감동받지도 않는 너무나 심심한 자신. 사실 나오에나 유다처럼 미치고 싶진 않지만, 무언가에 몰리고 몰려서 그 궁지에서 마구 몸부림치는 자신을 상상해 보곤 한다. 그렇게 격하게 쏟아낼 무언가가 필요하다.
영원한 사랑을 믿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믿지 않기에 그걸 꿈꾼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것과 비슷한 감각이랄까? 내 자신이 그렇게 격하게 무언갈 사랑할 일도, 증오할 일도, 그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일도 영원히 없다는 걸 아니까, 그렇게 망가지고 부숴지는 자신을 꿈꾸는 거라는... 그렇기 때문에 이 "고발"이란 글이 난 너무나 좋다. ........ ... 이렇게 쓰고나니, 내 정신상태가 심히 의심스럽다. 나 정말로 마조라던가, 그런거 아냐?
하긴 요즘같은 세상에 렌죠니, 나오에니, 유다니 하는 사람들이 널려 있다면 세상 참 볼만할테지. 누구나 자신을 죽이며 살아가는 세상이니까. 그래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뭐든 날 쏟아부을 만한 걸 발견하고 싶다. 그것이 책이든, 사랑이든, 학업이든, 성공이든 간에... 나, 언제부터 이렇게 무덤덤한 사람이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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