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자 위주로 구성된 만화 월간지
발행처 도서출판 허브
참가작가 8월호 김진, 박연, 오경, 우양숙, 변병준, 이향우, 양여진, 말리, 변미연, 에호, 임현정, 난나 9월호 한혜연, 주영이
기타 자세한 사항은 허브넷으로
평가 ★★★★☆
구입하기까지 망설이고 망설이고 망설인 ....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작가진에 홀려 덥썩 물었으나 나날히 실망만을 안겨주고선 결국 1년만에 폐간된 <오후>가 있었으니. 사실, 지금 생각같아선 차라리 몇몇 작품만 단행본으로 구입할 껄 하는 심정이다.
오후의 일도 있고, 또 8월호 작가진을 보니 아는 작가는 아무도 없고. 한국만화계를 떠나있다곤 생각했지만, 이렇게 작가진이 대거 바뀔 때까지 몰랐을 줄이야. 그렇지만, 미친척하고, 창간호부터 1년 정기구독을 신청했으니, 내 간은 배 밖으로 나와있음이 분명하다. ... 정기구독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김진 선생님. 난 만화가에게 선생님을 붙이는 경우가 강경옥 선생님을 강me샘~ 이라고 깜찍하게 부르는 것을 제하면 거의 없으므로(만화가 분들은 거의 ○○님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김진선생님에 대한 충성심, 아니 오타쿠적 컴플리트병, 그것도 아니라면 과도한 집착, <나는 김진샘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라는 것을 보이고 싶은 과시욕이 다분히 포함된 개.깡. 그것 이라고 평가한다.
주문하고 이틀, 그리고 책이 왔다. 오후의 절반도 채 안되는, 평범한 만화 단행본보다 조금 두꺼운 정도랄까? 그 두께의 얇음에 충격을 받았고... 하아, 한숨쉬었다. 나 잘한걸까 하고..
그렇지만, 정말 잘한 것 같다. 무척 재미있었다. 예전의 <캔디캔디>와 <르네상스>시절의 향수를 느끼는 25세부터 35세를 대상으로 만든 월간지라는 표방하에 만들어진 이 잡지는, 단 두 권 사이에 끝나버린 단편도 꽤 많았지만, 짧으면서도 깔끔한 센스들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아서 대 만족. 특히, 섬뜩하게 끝나버린 이향우님의 "숲"이라던가, 갑작스럽게 정리해고 당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2회짜리 발랄한 단편-임현정님의 Recycle Life는 꽤 맘에 들었다.
이 외에도 시골 전원생활을 통해 얻은 들꽃 지식을 알려주는 박연님의 들꽃이야기라던가, .. 뭔가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은, 그러나 작가분의 개인 사정으로 9월호는 정말 쬐금밖에 나오지 않아서 궁금해 미치기 일보 직전인 변미연님의 "민물고기"도 초~ 관심작!
김진님의 조우는, 역시나 김진선생님 작품답게 무척이나 난해해서, 허브홈의 9월호 미리 보기에 "여전히 독자들의 정신세계를 한 발 앞서가는 김진 작가의 '조우'입니다. 거장의 특권일지도 ... '재미있는걸' 이라고 말하는 당신은 거짓말쟁이! ^^ " 라고 쓰여있다. 훗, 정말 난애하다. ... 뭐가 뭔지 @.@ 하긴 얼마전 <오후 Vol 7>에 실린 김진님의 단편 역시 무척이나 난해했지. 그렇지만, 이 조우(遭遇)에 비하면 새발의 피란 느낌. 그래도 김진선생님이 새 작품을 보는 것은 역시나 즐겁다. ... (그렇지만 왠만하면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그 몇 개 되지 않는 작품 중에서지만 가장 좋아하는 푸른 포에닉스가 어떻게 되는 건지. .. 하아, 선생님, 제발 푸른 포에닉스 좀 그려주세요 T^T) 하여튼, 김진 선생님 작품의 스토리를 조금이라도 파악하려면, 앞으로 한 반년은 더 지나야 할 것 같은 느낌.
가장 큰 대박은 말리님의 "도깨비 신부" 뭐랄까, 잡지 시작전부터 어딘가에서 연재했던 작품인지, 현재 허브 스타일 쪽에서 단행본으로 1-3권이 나와있는데 그에 이어져서 연재되는 작품인거 같다. 창간호부터 정기구독한 덕에 1, 2권은 따라 왔지만, 3권은.. 너무 재미있어서 아무래도 구입해야 할 것 같다.
전체적인 평을 하자면, 순정 스타일이라 부르는, 꽃미남 그림은 없다고 봐도 좋다. 선이 과도하게 굵게 표현되어 힘이 넘쳐보인다던가, 아니면 명랑만화 스타일이거나, 4컷만화의 순박함을 느끼게 한다던가. 김진님 작품만 해도, <바람의 나라-도 물론 적군이나 엑스트라는 과감히 대충 그리시지만 ^^;; > 보다도 예쁘지 않고, 적당히 찌부러진 (^^;;; -어떻게 보면 예쁘지 않은) 형식이라 그림체에서 꽤 이질감을 느끼긴 했지만, 사실 순정 그림체야, 이미 BL만화덕에 충분히 즐기고 있으므로 ^^;;; 오히려 신선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은 소재의 다양함이라던가, 스토리의 -좋은 의미로의- 낯설음, 깔끔하고 산뜻한 느낌이 너무너무 맘에 든다. 확실히 10대들에게 통용되기엔 무리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뭐 2535를 위한 잡지라니까, 이 정도에서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오후> 첫 호를 받았을 때도 무척이나 맘에 들었고,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그 때는 뭐랄까 "뭐 이정도는 되야지"라던가 "이 정도면 합격선이군"이란 느낌이랄까? 워낙 좋아하는 작가분들이 많았고, 출판사도 내가 좋아하던 시공사였고, 처음부터 우린 달라!! 를 표방하기도 해서 기대감이 꽤 컸기 때문에 처음 받아보고 "으음, 역시"라고 생각했었다. 그에 비하면 허브쪽은 "우옷! 대박!"이라던가 "얼핏 보고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초오오~ 꽃미남(비유가 심했나??)" 뭐 이 정도랄까.
사이즈도, 두께의 얇음에 이거 뭐얏! 하긴 했지만, 책 자체의 사이즈는 꽤 예쁜 편이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완전판, 애장판, 시공사 계열의 약간 큰 단행본보다 폭은 같지만 길이가 약 1cm정도 큰데, 표지가 하얀색 계열이라 사이즈가 크단 사실을 실제로 재보기 전까진 몰랐다. 딱 일반적인 소설책 사이즈 정도로 이 부분이 꽤 맘에 든다. 두께는 1.5cm?? 소설책 옆에다 꽂으면 폼이 날 정도의 사이즈고, 거기다 책 옆부분이 날이 서 있다는 것도 맘에 드는 부분. 허브 계열의 단행본인 김진선생님의 <밀라노...11월>은 아직 안 왔지만, 덤으로 딸려온 도깨비 신부를 봐도 그렇고, 허브 계열은 단행본도 모두 소설책 사이즈인듯.. (아아, 앞으로 만화책 꽂아두는데 애로 사항이 꽃을 피우겠군 ㅡ.ㅡ;; 소설책은 소설책, 만화책은 만화책, 이렇게 꽂아야 되는데). 그렇지만, 단행본도 옆부분? 뭐라고 해야할까? 책꽂이에 꽂아두면 보이는 단면이 전부 흰색이라서(출판사와 저자부분은 초록색이다 ^^) 같이 쭈욱 꽂아두면 폼은 날 것 같다.
다음달에는 내가 김진 선생님 다음으로 좋아하는 강경옥 선생님의 작품이 실릴 예정이라고 하니 초오~ 해피해피!! 이대로만 나가준다면, 허브 및 그 계열 단행본은 내가 시공사를 제껴두고 가장 좋아하는 편집부가 될 것 같다.
덧>> 한가지 불만사항이 있다면, 허브계열의 단행본은 가격이 무진장 비싸다는 거다. 말리님의 도깨비 신부만 해도 5500원, 밀라노는 칼라가 들어있어서 6000원 (기억이 가물가물~)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은데 말이다 ㅡ.ㅡ;;
하긴, 클램프의 츠바사가 5000원 이란 걸 알고 나서의 허무함에 비하면야.. (책 도착하고 다 읽고, 아세테이지로 포장하면서 가격을 알았다). 환상게임 따윌 7500원씩이나 주고 전권 구입했고 말야(중얼중얼... 그래도 미도리상의 인터뷰쯤은 나올줄 알았다고 T^T -> 성우 빠순이의 말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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