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탄탄한 원작과 그걸 망가트리지 않는 범위내에서의 멋진 재창조. 거기에 오래된 만큼이나 딱딱 호흡맞는 성우들의 연기. 성우의 연기가 들어간건 .. 성우팬으로서의 입장이지만 ^^;; 어쨋든 내 입장에선 3박자가 두루두루 맞는 실로 멋진 작품이다. (7권을 읽고 난 후, 강철의 연금술사엔 거의 실망의 회오리가 불고 있거든)
개봉날짜로 봐선, 본편의 어디쯤인지 짐작하긴 힘들지만, 이번 극장판은 본편과는 완전하게 떨어진 패러럴 월드 같은 느낌이라서, [1편- 시대를 뛰어넘는 마음]과는 달리 이게 어디쯤인지 젼혀 짐작할 수가 없다. 한가지 추측할 수 있는 거라면 링에 대한 셋쇼마루의 태도인데... 링과 함께 한지 한참이 지난 후 쯤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번 작품은 지난 번 극장판에서 출연이 적다며 스탭들을 모두 죽여버린 (^^;;) 셋쇼마루사마가 그 울분을 풀 수 있을 만큼 등장 횟수나 비중 거기에 작화까지 너무 멋지게 되어 있다. 주제라고 해야하나, 그런 걸 요약하자면 조금이나마 협력하게 된 형제.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아버지라는 존재를 사랑하고 뛰어넘으려 하는 형제. 그리고 조금씩 변화해 가는 셋쇼마루. 전편에 걸쳐 형제의 협력만큼이나 셋쇼마루의 생각, 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는 한편이었다. 그 셋쇼마루 주인공인 TV 스페셜은 아마도 이 극장판 다음이 되겠지. 극장판에서의 셋쇼마루보다 조금은 더 상냥했거든 ^^
막 보고 나온 터라 아직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으니까. 캐릭터 별로 감상을 얘기해보고 싶다 (덧붙여 대사는 히토미님의 자막을 그대로 쳤다. 사실 일본어 대사 그대로 치고 싶지만 일어는 타이핑이 느려서 ^^;;; )
우선 이 시리즈 전체의 주인공 이누야샤부터 뭐랄까 지금까지 총 157화를 봤고 극장판은 이걸 포함해 3개를 봤지만(결국 이번 방송을 쉬지 않았다면 그걸 빼고 다 봤단 얘기다) 이누야샤의 입으로 아버지에 대해 얘기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아버님의 얼굴도 모르는 주제에) 라고? 넌 좋겠다 .셋쇼마루 아버지의 얼굴을 알고 있으니까 아버지와 말을 한 적이 있으니까
강한 아버지. 거대한 그의 주검. 아는 것이라곤 강했다는 것과 인간의 여자를 사랑했다는 것. 본 적도, 말을 해본 적도 없는 이누야사에게 아버지란 결국 동경과 그리움 그리고 <뛰어 넘어야>하는 목표나 벽같은 존재. 그러고보니 긴 시리즈를 보는 동안 잊어버렸는데, 극장판이 상기시켰달까? 언제부턴가 반요라는 사실이, 약한 인간의 피가 흐르고 있어서 요괴가 되고 싶은 것이 희망이던 이누야샤가,
(요괴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연하지! 나는 반요다. 어떤 생물보다도 자아가 강하고 욕망은 끝없는 그게 인간이잖아? 그런 피가 흐르고 있는 나니까 포기 못한다고! 그리고 인간이란 걸 말이야. 인간이란건 지켜야 할 것이 있으면 그 힘이 몇 배고 커진단 말이야. 덕분에 널 죽일 수 있어. 어머니한테 정말 감사해야겠군! (뭔가, 원문이 아닌 해석을 적으려니 어감이 많이 틀려 T^T )
결국 반요라서 강한 이누야샤인가? ^^ 이번 극장판엔 출연없음인 나라쿠는 반요라서 그렇게 잔인하고, 이누야샤는 반요라서 그런 나라쿠의 함정에 아파하며 성장해 가는 거겠지. 사실 셋쇼마루는 대요괴 아버지를 둔 순혈통답게 귀족적이랄까 그런 면은 있지만 성장이란 면에선 링을 만나기 전의 그는 제자리 걸음이었다. 언제나 자신에게 텟사이가를 물려주지 않은 아버지를 원망하며, 오만하고 아름답게 홀로 서 있는 모습 그대로.
(셋쇼마루여 너는 어째서 힘을 원하는가?) 아버님, 저는 최강자인 당신을 쓰러트리고 싶었다. 그런데 아버님은 인간 여자와 이누야샤 따위를 위해 돌아가셨다. 이 셋쇼마루가 싸워서 쓰러뜨려야 했던 최강의 존재를.. 이누야샤, 너희 모자가 비참하게 죽게 만들었다.
이누야샤가 아버지에게 동경과 함께 <넘겠다!> 라는 마음을 가졌듯이 셋쇼마루 역시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가까이에서 아버지와 함께 한 그니까, 이누야샤가 아버지에게 갖는 마음보다 더더욱 강할 것이다.
대요괴. 강한 힘. 자신이 넘지 못하는 유일한 존재. 저 대사에선 존경따윈 보이지도 않고, 아버지를 죽일 수 있을 만큼 강해지겠다.. 비슷한 불순한 해석쪽이 더 강해보이지만, 천상천하 유아독존에 자신을 제하고는 모두 벌레취급인 그가 입만 열였다 하면 "아버님, 아버님" 한다는 것은 그만큼 강하게 존경한다는 걸 보여준다. 그런 아버지가, (요괴의 시각에서 보자면) 천한 인간 여자따위에 홀려 반요 따위나 낳고, 그걸로 모자라 그 모자를 지키다 죽다니 그의 긍지가 얼마나 상처입었겠는가. 거기다 자신에겐 사람 하나 벨 수 없는 텐사이가를 주고, 실로 멋지구리해서 한 번 휘두르면 백을 죽인다는 텟사이가를 형편없는 반요 따위에게 물려줬으니. 셋쇼마루 입장에선 죽을 노릇이지. (하지만 아버님의 유언에 적극 찬성이다. 샤프하고 날렵하고 우아한 셋쇼마루가, 육중한 텟사이가를 휘두르는 모습따위 보고 싶지않아 T^T ... 그리고 텟사이가 어째, 나닐이 칼이 커지는 거 같지 않아? )
이번 극장판은 형제가 합심한다!에 중점이 있다기 보단 이건 어디까지나 곁다리로, 이누야샤 형제가 아버지를 뛰어넘어 성장해 가는 성장 드라마 같다. 이누야샤가 텟사이가를 손에 넣어 자신은 다루기 벅찬 그 검을 하나하나 기술을 늘려가며, 힘을 키워가며, 말 그대로 강해지는 것으로 성장하는 중이라면, 셋쇼마루는 이미 가지고 있는 강한 힘에 마음이란 것을 얻어, 보다 강한 그가 되는 것으로 성장을 한다라는 것이 되나?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링을 만나기 전의 셋쇼마루는 정체된 상태라고 딱 잘라 말하는 거고. 결국 강하면서도 인간을 사랑해버린 아버지를 반 뚝 갈라놓은 듯한 형제는 아버지에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면서, 결국 개대장(^^;; 왠지 웃긴다, 뒷골목 개들의 대장도 아니고)님을 능가해 갈테지. .... 결국, 뭐야? 이번 극장판 주제가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 라고 하기도 좀 뭐하고. 모든걸 성적으로 연결시키는 프로이드의 사상을 이 것하고 연결시키고 싶지는 않은데, 마땅한 단어가 안 떠오르네 그랴.. 앗! 그래,그래 파더콘, 딱이네!!
그리고 이번 극장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셋쇼마루에게도 봄이 왔는가-일리가 없잖아?? 바봇!! 셋쇼마루가 조금은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이번 극장판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언제나 셋쇼마루를 붙잡고 있던 질문. [왜 아버님은 텟사이가를 내게 물려주시지 않았는가?] 그리고, [네겐 지켜야 할 것이 있는가?] 극장판은 셋쇼마루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이 두 개의 질문에 셋쇼마루가 답을 찾는 방식으로 전하고 있다. 물론 첫번째 질문은 이누야샤란 시리즈 전체가 끝나야만 그 대답이 완전하게 나올테지만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비록 셋쇼마루 본인은 부정했지만, 그 해답을 우리에게 보여줌으로써 말이다. 소운가에게 씌인 이누야샤가 링을 죽이려고 하는 걸 구해준다던가, 오니에게 붙잡힌 링을 구하려고 성에 뛰어들어가는 점(아무리 밉다지만 동생을 좀비에게 제물로 던져주고 말이지). 입으로는 "방해된다 가라"라지만 결국 링을 위험한 곳에서 나가게 하고, 소운가의 고쿠류하로부터 이누야샤를 구한다던가 하는 예전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들.
(네게 지켜야 할 것이 있는가?)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이 셋쇼마루에게 지켜야 하는 것 따위 없다!!
링과 자켄의 "셋쇼마루 사마" 연속 콤보에 당하면서도 결국 "나에겐 지켜야 하는 것 따위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해버리는 셋쇼마루사마... 이렇게까지 확실히, 고집스럽게 말해주니 웃을 수 밖에 없다. 이 점이 셋쇼마루의 매력이긴 하지만 ^^;;; 이렇게까지 매여있으면서도 아니라고 주장하는 모습이 정말 (이런 말 하면 쫓아와서 토우키진을 휘드루시겠지만요 ^^;; ) 정말 귀엽고 귀여워서, 몇번을 돌려봤는지.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돌리고 있으니까 ^^a
BL세계에서는 초 헨따이로 통하시는 소문의 그.분.이지만, 셋쇼마루의 매력을 정말이지 잘 살려주고 계신다. 칼 같은 음성.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 같이 딱 잘라서 말하는 목소리. 여기에 끝을 묘하게 울리시는 나리타상 특유의 목소리가 셋쇼마루라는 캐릭터를 반짝반짝 윤을 내주시고 계신다. 정말 나리타상이 아니었다면 셋쇼마루라는 캐릭터에게 이렇게 매력을 느꼈을리 없을꺼다. 특히 우왓! 하고 생각했던 대사들은 뭐랄까 셋쇼마루 특유의 순혈요괴다운 오만함이 잔뜩 들어간 짧은 것들이 많은데 예를 들면, 타케마루와 싸우는 도중 "그 왼팔", "그래 네꺼다. 돌려주길 바라나?" 라는 질문에 딱 잘라 "필요없다! (실제는 いらぬ 라고 고풍스런 말로 딱 잘라 했지 ^^;; )" 라고 말한다던가. 소운가가 "너한테 실망했다"라고 말하자 "천한 검에는 버린 팔이 어울리지"라고 한다던가. 무엇보다도 가장 멋진 대사는 역시나 "この殺生丸に守る物などない”. 헨타이 모드의 나리켄상도 좋지만, 역시 셋쇼마루 모드의 나리타상이 난 제일 좋은 것 같아 >.<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쇼마루, 이누야샤 두 고집쟁이들의 아버지. 대 요괴. 거기다 왠지 숨겨진 보스캐러. (내가 보긴 단순한 개지만... 이라고 하면 또 셋쇼마루에게 살해당하겠지 ㅡ.ㅡ;; ) 정말 여러모로 대단한 요괴이긴 한 것 같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모든 걸 바쳤다는 점이나. 여러모로 안 맞는 두 형제들을 위해 심사숙고 해서 어찌보면 안맞는 것 같은 검들을 물려줬다던가. 생각이 깊고, 상냥한 정말 멋진 요괴아저씨. 저렇게 아버지가 위대해서야 아들들이 파더콘이 되는 것은 당연하단 생각이 든다.
..... 그런데, 셋쇼마루는 아버지를 닮은 건가? 그 샤프~ 한 외모와 몸놀림에 멋지게 흩날리는 은발까지. 그런데 셋쇼마루짱, 그 화려하고 요란한 의상은 아버지 코스프레였어? (으악~ 살해당할꺼야) 도대체 그럼 이누야샨 누굴 닮은 거야? 아버지도 그렇게 화려한 꽃미남이고 엄마도 보아하니 미인인데.. 아니 이누야샤가 못생겼다는 건 아니지만, 전혀 안닮았잖아?
덧붙여 이건 쓸데없는 얘기인데 말야, 아들보다 더 예쁘게 포니테일을 한 아버지란 것도 좀 그렇지만, 거기다 그 아버지 무덤이라던가 완벽 요괴모드 전개의 개모습도 정말 연결안되서 곤란하지만.... 포니테일에 여자 뺨치게 이쁘게 생겨가지곤 성우가 오오츠카 아키오상.... 그 시부이한 목소리라니 ^^;; 뭐, 최종보스 답게 박력있는 목소리가 필요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오오츠카상의 목소리와는 좀 안어울리는 외모지 않아? (라고 말하면서, 실제론 셋쇼마루 뺨치게 예뻐서 즐거워했고, 거기다 요즘 모에모에~인 오오츠카상이 멋진 목소리로 말해주셔서 초변태모드에 들어가 있는 상태). 거기다 셋쇼마루도 어려서부터 그렇게 목소리가 시부이했구낭. 으음 왠지 이해가 간달까.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니까. 하긴 나리타 켄상의 아버지 역이니 오오츠카상 정도는 되야겠지.
어쨋든 이번 극장판, 정말 셋쇼마루가 주인공이었다. 캡쳐하고나니 셋쇼마루만 하고 있었고. ... 덤으로 미로쿠사마도 대 활약은 아니었지만, 너무 멋지게 나와주셔서, 셋쇼마루 다음 캡춰가 많았고.
성우팬으로서 볼때는, 레귤러분들이 워낙 화려했는데 여기에, 오오츠카 아키오상, 이노우에 키쿠코상, 마츠모토 야스노리상, 타치키 후미히코상, 여기에 이름조차 없는 캐릭터에 다나카 잇세이상(도대체 어디에 나오셨던 건가요오~ T^T 찾을 수나 있을까? ) 우윽 화려화려 T^T 난 이래서 극장판 애니가 좋아
여하튼, 앞으로의 이누야샤 형제들은 어떻게 될까? 현재 157화까지의 전개는 이누야샤와 셋쇼마루 형제가 서로 손은 잡지 않았지만 어쨋든 협력 비슷한 형태로 마지막 사혼의 조각을 손에 넣는데 성공한 상태. 나라쿠는 키쿄우의 화살에 죽다 살아났고. 셋쇼마루사마는 나라쿠의 심장은 어디인가?라는 의문을 품은 채로 끝. (결국 아카고의 나머지 반쪽이 열쇠가 되는 건가? ) 이누야샤는 금강창파인가 하는 새로운 오의를 획득해서 빨간 텟사이가에서 조금 버젼업 했고, 셋쇼마루쪽은 아직도 찬바람이 쌩쌩. "나를 베면 이곳에 장기가 가득차서 여기 있는 녀석들은 전부 죽어버린다"는 나라쿠다운 비열한 협박에도 "흥, 인간따위를 위해 칼이 약해질 이 셋쇼마루가 아니다!"라고 딱 잘라말하시며 화려하게 검을 날려주셨지. 결국 링과 셋쇼마루의 로맨스는 아직도 멀고 멀었다는 느낌. 뭐, 잘된건가? 셋쇼마루사마가 로리콘이 되진 않을 듯 하니... ^^;; (아앗 역시 위험한 발언). 링과 셋쇼마루의 로~맨스가 전개될 무렵이면 이미 링은 어른이.. 셋쇼마루사마, 조금더 빨리 상냥해지지 않으셨다간 링짱, 할머니가 되어버릴꺼에요 ^^a
앞으로 얼마나 더 전개될지 만화책을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원작자인 루미코 선생님이 좀더 힘내셔서 멋지게 원작을 마무리 해주셨음 좋겠다. (마지막 사혼의 조각이라고 해서 곧 끝나는가 했는데, 역시 루미코선생님! 멋지게 뒷통수를 휘날려 주시는 군요 ^^ ) 그리고 애니 제작 감독 이하 스탭 여러분들도 원작에 누가 되지 않는 멋진 애니를 지금처럼 만들어주길. 중간에 한동안은 작화가 망가져서, 거기다 이상한 오리지날 스토리가 껴 들어서 "이게 뭐야!!"하기도 했지만 정말 잘 만들어진 애니임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 어찌됐던, 이누야샤 극장판 3기, 지금까지 나온 극장판 중에 최고였다! 다음 번 극장판(또 나온다면)은 어떤 멋진 작품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