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

[애니] 이누야샤 141-146화

띵.. 2004. 9. 16. 23:04
(2004. 05. 24. 작성한 포스트)

간만에 본 이누야샤 (낼이면 152화가 방송된다고 하니 한 두달? 석달쯤 밀린건가?)

사실 징하게 긴 대다가, 만화와 애니의 연재분과 방송분 조정으로 엄하게 끼어드는 오리지날 스토리 때문에 보다말다 보다 말다, (중간에 판권문제로 또 한 반년 쉬었던가? ) 잊혀질만 하면 다시 손대게 되는 참으로 엄한 작품이다.

사실 루미코 여사 작품은 여류작가가 그렸다고 하긴 남자들을 대상으로 그린 티가 나서, (란마도 그렇고, 우르세이 야츠라도 그렇고 메종일각은 안 봤으므로 패스~) 간혹 너무한다 싶은 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누야샤와 카고메, 이누야샤와 키쿄우간의 섬세한 감정묘사는 역시 여류작가구나 싶어진다.

루미코 여사 작품이니 쉽게 끝날리야 없겠지만 그래도 란마와 다르게 스토리가 꽉 짜여진 느낌. 그냥 지나친 것들도 복선으로 연결되어 있이니까. 정말이지 키쿄우가 나라쿠의 독기에 희생되어 죽어버렸을 때는-이미 죽은 사람이지만 너무 슬프고 안타까웠다. 키쿄우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뻗는 이누야샤와 그 손을 붙잡으려는 키쿄우. 그렇지만 닿지 않는 손. 둘의 표정이 너무나도 잘 살아있어서 감독화 작화 스탭 일동에게 감동먹었을 정도! "정말 루미코 여사!! 아무리 제가 카고메파지만 불쌍하게 살다 죽은 키쿄우한테 너무 하시는 거 아네요!!"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것도 그 후를 위한 절묘한 복선이 되는 것인가? 하아, 지금까지 한 30권쯤 만화책이 나온것같은데 사정상 보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 많은 권수가 복선과 복선으로 알차게 짜여져 있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확실히 길게 방영하고 있지만 성우라던가, 캐릭터, 거저먹기 스토리(예를 들면 소위 남녀 할램물같은)를 사용하여 안전빵으로 가지 않고, 오리지날 스토리라고 해도 원작을 충실히 이해한 위에 만들어진 거라서 정말 제작진에게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셋쇼마루 특별편은 캬앗 >.< 셋쇼마루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만들어 질 수 없는 화였다) 물론 중간중간 너무한다 싶은 회도 없지 않아 있지만(세키 토시상 출연의 그 나방스토리는 최악이었다 ㅜ.ㅜ) 그리고 150화를 오는 동안 중간중간 크고 작은 위기가 있었지만 평균 이상의 작화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역시.. 하는 생각이 들고. 원작의 스토리를 해석하고 그 위에 오리지날을 만들어 가는 능력. 덧붙여 작화. 이 모든 것을 봤을 때 최유기와 비교하고 싶어진다(쥬만지는 너무 심했어!!)
이왕 이누야샤 이야기가 나온김에 잠시 "이누야샤-카고메-키쿄우"이 세 명의 사랑 이야기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나는 언제나 카고메파였고, 앞으로도 그럴 셈이다. 죽은자가 아닌 현재 살아있다라는 것만으로도 카고메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키쿄우의 사랑은 정말 가슴아프지만 그녀에겐 미래라는 게 존재하지 않으니까, 적어도 이누야샤가 과거를 딛고 일어서는 것으로 스토리가 마무리 되려면 역시 카고메 외의 선택이 없다고 본다. 그렇지만 사실 카고메와 키쿄우 둘 중에 누가 끌리냐고 묻는다면 나는 키쿄우쪽이다. 단아한 외모. 흐트러짐 없는 몸가짐. 거기에 수많은 상처를 이고 있는 외로운 여자. 누군가를 사랑했지만 그 사랑의 손에 죽어야 했고(물론 나라쿠의 짓이지만) 편히 잠들지도 못한채 다시 불려와 미래 없는 삶을 계속 살아가야 하는 여자. 자신이 죽었다는 것도,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생을 이어간다는 것이 죄라는 것을 알면서도 죽음을 선택할 수 없는 여자. 너무나 미련이 많은 가슴아픈 사람. 이누야샤를 사랑했고, 그의 아픔을 이해했으며 언젠가 그걸 풀어줄 것은 자신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눈을 떠보니 이미 그 옆엔 다른 여자(그것도 자신의 환생이라니). 자신만이 그에게 평안을 줄 수 있을 꺼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그 자리를 다시 차지하고 있다면, 자신의 환생이기에 더더욱 용서할 수 없을 꺼다. 사실 원작도 25권까진 읽었는데 (칠인대의 등장부분까지) 원작에 묘사된 키쿄우는 너무나도 냉정하다 못해 냉혈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독하고 무서운 여자라 애니로 먼저 키쿄우를 본 나로서는 충격을 받았다. 감독이 키쿄우 팬이라서 조금더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었다고 하는데. 정말 감독 아저씨 누구인지 칭찬해주고 싶다. (카고메파 중에선 키쿄우를 너무 띄운다는 비난도 있다고 하지만, 카고메 독무대여선 솔직히 재미가 없다). 원작을 안 봐서 키쿄우가 나라쿠의 장기에 어떻게 죽었는지 알 수 없지만, 애니쪽이 훨씬 더 절절하게 표현되지 않았을까 싶다(매체의 특성상 말이다).

너무나 불우한 키쿄우. 한없이 강한 무녀지만, 너무나 허무하게 사라져버린 키쿄우. 언제나 혼자인 키쿄우. 사실 키쿄우 캐릭터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나는 키쿄우가 언제까지나 그렇게 혼자인채였으면 좋겠다. 이누야샤와 행복한 키쿄우도 좋지만, 키쿄우란 캐릭터의 매력은 혼자 쓸쓸히 서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니까.

스스로 뒤적된 네타에 의하면 이 세계와 저 세계 사이에 키쿄우가 있을꺼라고 한다. 어떤 모습으로 그 요괴들의 해골더미 사이에서 외롭게 서 있을까. 기대기대!!

(써놓고 보니 나 정말 카고메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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