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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화] 선생님 (4.0)

띵.. 2004. 9. 16. 01:17
저자 카와하라 카즈네
출판 서울 문화사
총 20권으로 2004.01 완결
평가 ★★★★
(이미지는 Yes24, 포스트 작성일은 2004. 05.30)

고지식하고 순수하고 생각많고 모든 고민을 자신 안으로 삼키려는 성격을 가진, 학생 히비키와 선생님 이토의 사랑이야기 (저렇게 고지식한 사람들끼리 연애를 하니 참 힘들기도 하겠지 ^^;; ) 여기에 히비키를 무척 사랑하는 친구 메구미와 평화로우면 심심해지는 코스케까지 가세!! 뒤죽박죽, 엉망진창의 고교생의 연애이야기가 가득~~

사실 학원물 참 즐겨 읽으면서도, 구입한 학원물은 한개도 없다. 학원물의 특성상 스토리가 늘어진다던가 해서 권수가 만만치 않은 점도 한몫하고. 밝고 경쾌하지만, 자꾸 읽고 싶어지는 느낌도 아니고 해서 구입에는 약간 저항을 느낀다.

그렇지만 구입욕을 자극하는 시리즈가 딱 두 개 있는데, 하나는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이고 또 하나는 이미 완결된 "선생님"이라는 책이다.

뭔가 시간때우기용 장편을 찾다가 건진게 "연애 카탈로그"하고 "선생님"인데 그 당시엔 아마 16권까지 나와있었던거 같다. 물론 연애 카탈로그도 상당히 재미있게 봤지만 선생님은 단박에 팍 꽂혔달까...

그림체를 처음 딱 보고는 왠지 싱겁다던가, 약간 거칠다던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 이토선생님도 정말 딱 실제 있는 선생님 그대로로, 키만 아주 큰, 약간 곰같은 느낌(?)의 어벙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20권에서의 이토선생님은 말 그대로 초~미남으로 변신. ^^;; (역시 만화책의 묘미는 첫권과 마지막권의 그림차이가 아닐까 싶다)

그림체만큼이나 무덤덤하게 진행되는 스토리라서 격한거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좀 안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20권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권 수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쓸데없이 늘어진다는 느낌없이 꽤 알차고 짜임새가 있다. 덧붙여서 히비키와 그 친구들의 순수함이 귀여우면서도 도에 지나치지 않고, 그런 녀석들을 바라봐 주는 선생님의 모습역시 너무나 사랑스럽고 멋지달까? 왠지 뭐랄까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을 짝사랑한 경험은 없지만, 너무나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생님께 귀여움 받으려고 나름대로 열심이던 내 모습이 떠올라서 웃음이 난다.

평이하지만, 가볍지도 무게를 잡지도 않은 균형이 잡혀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고교생에게 연애가 전부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밉지 않은 주인공 히비키의 모습에 모든게 용서가 되는 느낌. 요즘 고등학생들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선생님과 연애를 하게 된다면 역시 저렇게 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게, 참고 참고 참아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이봐이봐... 안타깝다고는 말해 줄 수 없는거야?)

밝고 특이하면서도 경쾌한 "그 남자 그 여자"도 좋지만, 천재들이 수 없이 등장하는 그 책보다는, 역시 난 그냥 보통이면서도 강한, 약간은 소심하면서도 용감한, 그래서 더없이 소중한 히비키에게 점수를 주고 싶다.

...... 단지 이토 선생님이란 캐릭터. 이거 너무 멋진 남자아냐? "(만신창이가 되면) 나한테 오라고 그래"라니... T^T 선생님으로서도 만점은 줄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역시 최고의 선생님이라고 말하고 싶다. 거기에 학생인 연인에 대해 안절부절 못하고 결국 폭발하는 그의 어린애 같은 모습에서도-뭐, 엉뚱한 일을 벌려서 결국 히비키에게 눈물만 잔뜩 흘리게 했지만- 만점자리는 아니어도 역시 최고의 연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 어디 저런 남자 없나 (휴우~) 뭐, 이토 선생님같은 남자가 있다고 해도 역시 저런 멋진 남자는 강아지 같으면서도 곧은 히비키 같은 아이나 어울리겠지. .....

이번달엔 무리해서라도 역시 선생님을 구입해 볼까나?

아! 드라마 시디처럼 별점을 매겨본다면, 별 다섯 중에 세 개 반, 여기에 완결 보너스로 반개를 더 줘서 별 네 개를 주고 싶다. (아무리 멋진 작품도 완결이 안나면 꽝! 이라구. 다나카 선생님 아시겠어요? 아루스란, 창룡전 뒷권 좀 써줘요... )


덧>> 그런데 말야, 이 작가 혹시 BL쪽으로도 뛰는거 아냐? 그림이 (특히 눈 말야 눈을 새카맣게 칠하는게)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구... ㅡ.ㅡ;;; "선생님"의 이미지를 위해서도 싸악 잊어버리는게 좋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