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삽질인생

마케이누

띵.. 2007. 2. 9. 21:41
......오늘은 정말로 처절하게 마케이누 모드다. 너무나 속상한데, 마케이누 시디를 들었다간 엉엉 울어버릴 것 같아서, 겁이나서 듣지를 못하겠다.

 돌아오는 길, 내내 울었다. 바보 같은 내가 한심스러워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입 딱 벌리고 기다린 어리석은 나에 대한 회의에 빠져서.  하소연 하려고 전화를 눌러보지만, 난 참 바보같게도, 이런 때 떠오르는 이름이 없다. H 양한테는 어제 마구 하소연을 해서, 더는 미안하고. 힘들지만 노력하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난 무슨 투정을 부리려 했던 걸까?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하다.

나이가 먹으면, 꿈은 더이상 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용기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사람에게 꿈이란 얼마나 달콤한 마약인가. 독하게 마음먹고 다시 시작해보겠다고 몸부림친(하긴, 몸부림 치는 시늉만 했지)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한번 때려친 일에 다시 미련 갖고 시작하려고 하는거, 너무 때늦은 일인 것 같다. 어리석게도, 그래도 이제라도 다시 시작하면 붙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꿈은 너무나 손 닿는 곳에 있어서 조금만 손을 벌리면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라고 말했던 것이 잘못이었을까? 갑작스레 주어진 기회를 붙잡지 못하고 놓쳐버린 나의 어리석음. 그걸 거절의 의미로 받아들인 사람. 한번 실패한 사람이 다시 도전하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한지 아무도 모른다.

전산쟁이질을 포기했을 때도 많이 울었다. 남 공부할 때 놀았던 내가 미워서 울었고, 그동안 허송세월 보낸 것이 억울해서 울었고,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한채 빈 껍데기가 되는 것이 두려워서 울었다. 그래서 겁이 났을 뿐이야.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했다고 도전했다가 다른 사람들의 눈밖에 나는 건 아닐까?

.......이젠 모르겠다. 그래도 내게 다시 들어온 기회라고,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하고.... 그런 것조차 바보 같아. 헛꿈을 꾼 내가 너무 우스워.


이젠 정말로 자신이 없어. 내가 놓친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는 모습을, 질투 없이 바라볼 자신이 없어. 이제 슬슬 정말로 정리해야할 것만 같아. 그런데 있잖아? 막상 그만두겠습니다. 라고 말하려니 겁이 나. 어짜피 너 같은 거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모두들 그렇게 말할까봐 겁이나. 나 하나 갈 곳 없겠어? 라고 생각해서 아무리 구인광고를 살펴봐도, 곧 서른이 되어가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나 같은 사람, 받아주는 곳이 아무데도 없어.



그래, 그래도 빨리 마음 접어야겠지. 꿈을 버리던가, 질투를 버리던가.








오늘은 정말 죽고만 싶어. 정말 죽어버리곤, 다시 태어나고 싶어. 이렇게 엉엉 울고 일어나면,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어. 그래, 나는 누군가를 비난할 자격조차 없어. 나는 이대로 그냥, 그래, 그냥 ..... 물 흐르듯 따라 흘러가는 기회주의자일 뿐이야.

이렇게 사람이 심난한데 이 시간에 전화하는 인간은 누구야? 훗, 이젠 지긋지긋해, 퇴근해서까지, 그리고 이런 기분에서까지 전화를 받아야 하는거야? 본인 일은 좀 알아서 해. 난 이제, 더는 견딜 수 없어. 머리는 텅 비었고, 심장은 누더기가 됐어. 더는 남아있는게 없다고. 이런 나를 흔들어대지 마. 폭발해서 뭘 할지 모르니까.



....... 슬슬 해고당하는 법을 연구해봐야겠다.
정말로 일주일간 무단결근이라도 해야할지 모르겠어.

'My Story > 삽질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만에 수강신청을 하려니;;;;  (4) 2007.02.13
결국엔..  (0) 2007.02.13
울고 싶은 기분...  (1) 2007.02.08
나 신기가 있는지도;;;  (0) 2007.02.07
사진 일기  (6) 2007.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