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역자 김한영
엮음 사이
이미지 출처 Yes24
평가 (★★★☆)
너무나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카이사르 자신의 회고록이자, 사서(라고 해도 될) 갈리아 전쟁기입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로 처음 만나,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위대한 카이사르의 희대의 역작이죠. 이런 저술을 전쟁 치루면서, 또는 갈리아를 누비면서 쓸 수 있다니, 신은 역시나 불공평한가 봅니다. ^^;;
카이사르의 문장에 관해서는 모든 사람이 말하듯, 간결하고, 명료합니다. 너무나 간단히, 너무나 무덤덤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이봐! 당신은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라고 따져 묻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물론 언론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그가, 이걸 그냥 단순히 사료로 쓰시오! 라고 내지는 않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장없이 사실 묵묵히 쓰는 그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한편으로 이렇게 무덤덤히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고 쓰는 그의 오만함을 느끼기도 하구요.
감정을 절제했다고는 하지만 문장 사이사이에 베어나오는 자신에 대한 긍지, 자부심, 모든 것을 이뤄내고 말겠다는 의지는 역시 숨길 수 없는 것. 그리고 틈틈히 원로원과 자신의 적-갈리아는 물론 자신의 정적들에 대해 비꼬는 것을 잊지 않는 그의 유머러스함도, 이 너무나 딱딱해 보이는 책의 숨은 매력이 아닐까요. 엄한 비유라곤 생각하지만, 너무나 완강하고 고집스러운 부인이 실은 굉장히 귀여운 사람이었다던가(머릿속에서 생각했던 이미지를 약 300% 순화 ^^a ).
매력적인 글임에도 점수가 이렇게 박한 것은, 역시나 한국사람이 읽기엔 내용이 좀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로마인 이야기"의 팬이며, 특히 그녀의 4, 5권-카이사르 편은 너무 열광적으로 좋아했기 때문에 혼자서 책장이 너덜너덜해질만큼 읽었습니다(정말로 낱장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OTL 새로 사야하는 건가). 그럼에도 저란 인간의 머리 용량엔 한계가 있기에 그 책을 읽은지 1년 이상 훌쩍 지나가버리니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는 겁니다. 카이사르는 동시대인들이 읽을 거라는 가정하에 책을 썼으니, 등장인물들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없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2000년도 훌쩍 넘겨버린 미래에, 거기다 로마사라곤 삼두정치와 아우구스투스 밖에 배우지 않는 한국 사람으로서 이 책을 아! 재미있어!! 라며 감동받기엔 역시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에 제가 로마인 이야기 초반을 읽고 보았다면 너무나 흥분하며 손에 땀을 쥐며 읽었겠지만, 공화정 시대의 로마 따윈 이미 머릿속에서 날아가버린 상태에선 으응? 얘가 누구였지? 하는 상태밖에 안된다는 거죠. 역시나 어떤 매력적인 작품이든간에 배경지식 없이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깨닫게 되었으니 실천을 해야겠죠? 로마인 이야기를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이제 곧 로마인 이야기도 대단원의 막이 내리겠군요. 올 초에 14권이 나왔으니 마지막 권은 내년 언제쯤 나오게 될까요? 마지막 권이 나오기 전에 1권부터 차근차근 밟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왕 시작한거 로마제국 쇠망사도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 역시 무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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