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설] 하울의 움직이는 성 1

저자 다이애나 윈 존스
역자 김진준
출판사 문학수첩 리틀북스
평점 ★★★☆
(이미지 출처 Yes24)

neko님 블로그에 올려진 감상글을 보고 나니 흥미가 발동하여 결국 책까지 구입했습니다. 검정색의 그 000... 예상밖의 전개더군요 ^^ 뒷통수를 맞았다;; 란 기분이었어요.

영화의 하울과는 너무나 다른 전개더군요. 영화의 하울처럼 스팩터클하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하고 치밀한 맛이 있는 책이었어요. 읽고나니, 미야자키 감독께서 꼭 그렇게 변형을 했어야만 했나 싶을만큼 짜임새가 있더라구요.

영화의 소피는 왠지모르게 무기력에 사로잡힌 캐릭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울의 성을 마구 헤집어놓긴 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있을 장소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구요. 소설의 소피역시 하울로부터 쫓겨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청소를 하긴 합니다만, 이쪽의 소피는 적극적이고, (약간은) 신경질적이며, 고집스럽고, 활기에 넘쳐요. 비록 할머니지만 여기저기 들쑤시며 하울의 일을 망쳐놓는 ^^;; 굉장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하울 역시 영화의 하울처럼 겁쟁이에 멋만 부리는 뺀질이긴 합니다만, 이쪽의 하울은 조금더 똑부러진 사람이에요. 황혼의 마녀가 쳐놓은 그물을 피하기 위해 요리조리 뺀질뺀질 머리를 굴리는 얍샵한 이미지랄까요. 그래봤자 소피가 망쳐놔서 실패를 거듭하긴 합니다만 ^^;;;

다 읽고 나니 뭐랄까 캐릭터는 오히려 미야자키 감독이 변형시킨 캐릭터들이 더 멋진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소피는 순수함을 간직한 캐릭터로, 하울은 뭔가 하나 빠진 미남으로 그려놓아서 조금더 사랑스러워졌단 느낌이에요. 마이클도 열 다섯살의 소년에서 어린아이로 바꿔놓아 조금더 귀염성 있어졌구요.
그렇지만 스토리면으로 봤을때는 꼭 그렇게 억지로 "전쟁"에 관련된 메세지를 쑤셔넣어 개연성 없는 스토리를 만들어, 관객들을 어이없게 만들었어야 했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정말로 짜임새 있고 치밀하게 구성된 멋진 이야기였어요 ^^

(아직 뒷권은 안 읽어서 ^^;;; 이제 읽으로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