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삽질인생

2005년에는

띵.. 2005. 1. 3. 22:42
사실 새해 첫날 써야할 글을 이제서야 쓰다니;;;저도 참 한심합니다
작년에도 이것과 똑같은 계획을 세웠었는데 어쩌다 보니 올해도 똑같은 계획을 쓰게 되는군요. ^^;; 내년에는 같은 계획을 세우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겠습니다.

우선, 공부를 열심히 한다.
지금도 컴퓨터에 매달려 있는 주제에 이런 글을 쓰니 참 민망하네요 ^^;;;
그렇지만, 컴퓨터는 하루 2시간(헉! 이렇게 많이? 라고 하시는 분들 계시겠죠?) 이하로만 하고 학업에 쏟는 시간을 늘려볼까 합니다. 외국어 공부도 있고, 제가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공부들도 있어서요. 이것들을 "그래도 난 최선을 다했어!"라고 가슴펴며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저희집은 남매 둘인데, 남매 둘이 성격이 달라서, 전 잔머리와 요행수로 지금까지 버텼다면, 제 동생은 정말 노력파로 중3때부터 대입까지 12시 이전에 자본적이 없을 정도로 꾸준히 노력한 녀석입니다. 물론 공부만 하는 공부벌레는 아니었지만요. 즐기면서도 공부하는 녀석이랄까,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면서도 단어장을 손에서 놓지 않는 그런 녀석이었어요. 제가 이해를 바탕으로 별다른 노력과 암기 없이 헤쳐온 스타일이라면 제 동생은 이해가 될때까지 파고파고 또 파서, 그래도 안되면 통째로 외운다는 무식한 전법까지 동원하는 녀석입니다. 이런 아우를 바보같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배짱이는 개미를 이길 수 없나 봅니다. 지금은 나도 저 녀석처럼 한번 미친듯이 해볼껄 하는 생각을 하게 되요.
그래서 올해 목표는 제 동생처럼 저런 뚝심을 발휘해 노력해 보자로 정했습니다. 뭐든 꾸준히 해야 하는 법이라고 기초도 부족한 영어지만, 제 동생 말마따나 "영어는 단어다, 잊어버릴 껄 두려워 하지 말고 미친듯이 단어부터 외라. 하루에 100개는 외겠다는 각오로 죽어라고 해봐라!"를 실천해 볼까 합니다.

둘째로, 일기와 가계부를 빼먹지 않고 기록한다.
전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일기를 써서, 매일매일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쓴 편입니다. 그러다가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일기를 안 쓰기 시작한 거 같아요. 용돈 기입장도 초등학교때부터 썼는데, 이것도 요즘에선 안쓰게 되네요.
전 기록 남기는 걸 좋아해서요. 일기나 가계부같은건 제 생활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블로그질도 하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전 오래된 구식인간인지라 종이로 된 일기장에 향수를 느껴요. 지금도 오랫동안 보관해 놓은 오래된 일기장이나 용돈 기입장을 보면 참 재밌고 웃기고 ^^;;; 그래서 작년에 일기를 써보겠노라고 피터 래빗 일기장을 구입했는데, ... 딱 하루 썼더군요. 블로그질과는 별도로 종이로 된 일기장을 써보고 싶어요. 물론 색깔을 달리 해야만 꾸준히 쓸 수 있겠죠.
이 곳은 제가 사랑하는 것들, 제가 웃고 즐기는 것들을 위주로 쓰고 속상한 일, 괴롭고 우울한 것들은 일기장에 써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즐거운 것들은 남과 함께 나누고, 슬플 일들은 제 가슴속에만 묻어두고 싶어서요. 이렇게 되니, 블로그가 지금과 달라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 지금도 충분이 제가 좋아하는 것들만 쓰고 있으니까요 ^^
가계부는;;; 저야 지름신과 별로 친하지 않으니까요. 지름신 강림 방지목적은 아니구요. 다이어트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워낙 주점버리가 심해서 간식에 들이는 지출을 줄여보려구요. 과자나 빵을 사는 돈이 한 눈에 들어오면 뭔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셋째는 다이어트!
제 자신의 몸무게에 나날히 충격받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원래 날씬했던 예전의 몸무게를 돌리긴 어렵겠지만요. 적어도 한 5킬로는 줄여보려구요. 예전의 몸무게를 찾으려면 ;;;;;
두 자리수를 빼야하거든요(먼눈). 그리고 사실, 제 얼굴이 지금은 두리뭉실 달덩이 소릴 듣지만, 한창 말랐을때는 발달한 광대뼈가 두들어져 보여서 좀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이라, 얼굴살은 그닥 빼고 싶지 않아요. 살이 너무 많이 빠져서 얼굴살이 빠지는 건 조금 곤란하니 우선 5킬로부터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그 전에 식탐부터 줄여야 겠지만요 ^^
덧붙여 먹는 걸 줄여서 살을 빼기보단 운동을 열심히 해서 잃어버린 건강도 함께 되찾고 싶어요.

넷째는 부지런해지기(+ 시간 잘 활용하기).
전 너무 게을러요. 이 탓에 몸도 무거워지고, 자기 발전도 없고. 좀더 빠릿빠릿, 분주하게 움직여서 조금더 시간을 알뜰히 쓸 수 있는 제가 됐으면 좋겠어요. 멍하게 있는 시간을 줄여서 그걸 제게 도움되는 시간으로 바꿀 수 있기를

다섯째, 책을 많이 읽고 싶어요.
지금도 책은 많이 읽고 있지만, 너무 가벼운 책들 위주다 보니, 문장구성력과 어휘력이 나날히 떨어지더라구요. 얼마전 국어관련 퀴즈쇼를 보는데 ;;;; 정말 민망했습니다.
저희 어무이는 예전부터 책을 좋아하시고 자주 읽는 분이시라 굉장히 어휘력이 풍부해요. 듣도보도 못한 단어들을 실생활에서 쓰실 정도인데, 그러다보니 "엄마? 무슨 소리 하는거야?"라고 되묻거나 사전을 찾는 경우도 허다... 결국 어무이께서 간이테스트로 몇몇 국어단어를 대고 제가 그 뜻을 대답하는 걸 해봤는데 결과는 빵점이었습니다. 어무이께 "너 책 좀 읽어야겠다"라는 말을 듣고 얼마나 절망했던지.
일본어 공부를 하고부터 깨달은 것은 내 국어실력이 형편없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안에 국어라는 것의 틀이 잡혀있지 않다보니, 일본어의 틀이 잘 세워지지 않더라구요. 거기다 일어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부터, 이것이 일본어식 표현인지 국어식 표현인지가 구분이 안갑니다. 지금도 제가 쓰고 있는 이 글에 얼마나 많은 일본식 문구가 들어있을지 생각하면 아찔해집니다. 요즘 어무이들은 조기 외국어교육에 열을 올리고 계시지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어가 안되면 그 어떤 것도 안되요. 다른 아이들보다 앞서 나갈 수는 있겠지만 보다 깊이있는 외국어를 사용하자면 자신의 모국어로 어느 정도 깊이 있는 사고가 가능하지 않으면 불가능 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표현력은 어휘나 문구를 늘려 메울 수 있지만 부족한 사고력은 쉽게 메울 수 없어요. 언어라는 것은 자신의 사고를 표현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자신의 사고에 틀을 결정짓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구가 국어책에도 있겠지만요, 그걸 떠나 제 자신도 그렇다고 느껴요. 간단히 예를 들어보면 우리나라가 색에 대한 표현이 다양하기 때문에, 우린 노란색을 봐도 그냥 노란색이라고 결정하지 않습니다. "누리끼리"라던가 "누루죽죽", "누르스름" 등등의 자신들의 감정이나 선입견을 넣어서 색깔을 결정해버리거든요. 이건 우리 국어가 가진 힘이며, 우리 한국사람들이 한국어를 쓰게 되면서 얻는 사고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국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가가 한 사람의 사고력을 결정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면 될 일이지만, 모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데 외국어로 깊이있는 사고가 가능할 만큼 해낼 수 있을까요?
이런, 너무 멀리까지 와버렸군요 ^^;;; 요즘들어 일본어를 배우게 되고부터 점점 더 국어공부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건, 맞춤법이나 기본적인 문법 뿐만 아니라 국어가 갖는 다양한 표현력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맞춤법과 문법을 우선 공부해야 겠지만요 ^^;;; 다양한 표현력이란 건 책을 통해 얻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즘들어 제 자신의 표현력과 사고력이 떨어진건 너무 읽기 쉬운 책들만 읽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조금더 다양한 국어를 맛보기 위해서라도 올해는 좀 다양한 독서를 해보겠다 결심했답니다.

제 올해 계획은 이 정도로군요 ^^;;; 이 정도라고 썼지만, 꽤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 뿐이네요. 마음 다 잡아먹고, 열심히 해서 올해 마지막 날. 이야~ 보람찬 한 해였습니다 라고 당당히 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계획들을 세우셨나요?
어떤 계획들을 세우셨던 간에,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365일이 되어서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낸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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