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고 기대하던 왕의 귀환 확장판이 도착했습니다. 앞의 확장판과 나란히 꽂아두니 참 뽀대나더군요 ^^ 전작도 플레이 타임이 4시간에 가까운 엄청난 양이었습니다만, 이번엔 4시간 10분... 솔직히 감상 전에 이거 한번에 다 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한번에 보게 되더라구요. 역시 원작을 먼저 읽은 저로선 확장판 쪽이 막힘없이 더 이야기가 잘 풀리는 느낌이에요.
전 영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끔, 어쩌다 가끔 눈에 띄는 영화를 볼 뿐, 실제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대체로 DVD나, TV의 주말의 명화시간을 애용하죠 ^^;; 요즘은 일본어 더빙에 관심이 많아져서인지 BS2의 외화방송도 가끔보게 되구요.
유일한 예외가 저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시리즈인데, 해리 포터쪽은 친구가 광이다보니 항상 덤으로 가게 되는 식이고(같이 안 가면 화내거든요 ^^;;) 정작 제가 좋아하는 반지의 제왕은 같이 가겠다는 사람이 없어 혼자 보는 것까지 불사하며 봤던 영화입니다. 엄청~ 쪽팔렸어요...
극장에서 저 왕의 귀환을 봤을때는 중간에 지루함을 느꼈었는데 집에서 혼자보니 그런거 전혀 못 느끼겠더라구요. 아마 제가 영화를 봤을때 최악의 환경에 놓였던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극장에서 생일파티 하는 인간들에, 10세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의 단체 관람 ㅡ.ㅡ;;;;) 그리고 집에서 보다보면 역시 화면과 음성의 부조화로 몰입하기가 쉬워요. 화면이 작은 대신 음이 좋다보니 좀더 온몸으로 영화를 느낄 수 있게 되더라구요.
제가 이 반지의 제왕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호빗도, 아라곤도, 간달프도 아니고 ^^;; 실은 엘프의 여왕 갈라드리엘입니다. 그녀라는 캐릭터가 엘프 그 존재 자체를 표현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직접 뛰어들지 않고, 그렇다고 관망하는 것도 아닌. 과거와 현재 그 사이에 존재하는 인물. 자신들의 종족이 쇠퇴할 것도 알고, 그렇기 때문에 "반지"의 힘이 필요했으면서도 그걸 극복해낸 그녀가 바로, 힘에 굴하지 않고 유하게 인간들의 세상을 받아들인 엘프들의 모습 그대로라고 생각합니다. 약간 요사스러우면서도 청순한.. 제가 생각한 갈라드리엘은 그런 모습이었는데, 영화에 나온 갈라드리엘이 제가 상상했던 그 모습 그대로여서 정말 감격했었어요. 물론 다른 역할들도 제가 생각했던 그 이상(특히 아라곤은!!)이어서 영화 처음 봤을때 엄청 흥분했던게 지금도 기억나네요 ^^
그리고 영화를 보게 되어 더더욱 좋아하게 된 캐릭터는 바로 로한의 왕 세오덴입니다. 2편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의 그는 사루만(의 종)의 꼭두각시였죠. 간달프에 의해 자신을 찾았을 때의 그 모습에 "우왓! 회춘이냐!!"하며 여기저기서 웅성웅성 댈 정도로 정말 최악의 모습에서 최고의 모습으로 변신!
영화보며 잘 안 우는 편인데, 세오덴 왕의 죽음을 화면으로 보니까 왜 그렇게 눈물나던지.. (사실 책으로 읽을 때는 그닥 느낌이 없었거든요. 오히려 파라미르가 아버지로 부터 "형을 대신에 차라리 니가 죽었더라면"이라는 말을 들었을때 정말 슬펐어요) 자신이 시대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자기 자릴 지킨 왕의 모습은 반지 원정대의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산다는 게 그런 건가 싶었어요. 곤도르의 섭정인 데네소르의 광기에 가득찬 마지막과 대비되어 더더욱 빛이나 보이더군요. (연기하신 배우분이 갑옷이 잘 어울리는 멋진 분이었단 것도 플러스 ^^;;)
영화가 워낙 때려부수기가 많다보니 자칫 지나치기 쉬운 멋진 대사들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전투를 앞두고 미나스 티리스의 성벽에서 피핀에게 간달프가 해주던 말이라던가, "반지는 옮기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나리를 들고 갈 순 있어요"라며 프로도를 들쳐 엎던 샘. 정말 영화보는 내내, 내가 영어를 못한다는 것이 한스럽더라구요. 고풍스러우면서도 매력적인 언어들이 눈 앞에서 그냥 지나가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얼마나 분통이 터지던지. 그리고 전에도 해리포터 감상을 쓰면서 얘기했던 것 같은데, 전 이렇게 연극조의 장중하면서도 억양이 센 영어가 좋아요. 간달프씨의 비음이 팍팍 들어간 영어나, 사루만의 깊게 울리는 영어, 갈라드리엘의 조근조근 하면서도 고혹적인 영어, 엘론드의 너무나 강하고 강해서 너무 연극조다!! 싶은 영어.
영화를 안봐서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를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장중한 맛이 있는 걸 보면 영국식 영어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저 귓등을 스쳐지나가지만 그 울림이 참 매력적이거든요. 해리포터를 그닥 좋아하는 게 아니면서도 개봉만 하면 당장 뛰쳐가서 보는 것도 그런 고전적이면서도 고집스런 영국식 영어를 듣기위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멋지고 멋진 명장면들이 많이 있어서 캡처를 했다하면 끝이 날 것 같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이 한장면만 딱 했습니다. 너무나 어두워서 앞이 보이지 않을때, 눈 앞에 이 장면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일어서 보고 싶어요. 누군가 내 바로 앞에서 내가 일어서길 바라며 손을 내밀어 줄꺼라고 ^^;;;
(+) 언젠가 좀 큰 화면과 5.1의 완벽한 환경에서 다른 분들하고 같이 반지의 제왕 확장판을 같이 봤으면 좋겠네요 ^^ 정말 멋진 영화에요.
(++) 이것으로 전 또 반지와 중간대륙에 빠져버릴 것 같습니다. 실마릴리온을 포함한 톨킨 아저씨의 중간대륙 이야길 다시 꺼내 읽어봐야 겠어요. (물론 책을 다 읽고 나면 확장판 풀 감상을 )
전 영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끔, 어쩌다 가끔 눈에 띄는 영화를 볼 뿐, 실제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대체로 DVD나, TV의 주말의 명화시간을 애용하죠 ^^;; 요즘은 일본어 더빙에 관심이 많아져서인지 BS2의 외화방송도 가끔보게 되구요.
유일한 예외가 저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시리즈인데, 해리 포터쪽은 친구가 광이다보니 항상 덤으로 가게 되는 식이고(같이 안 가면 화내거든요 ^^;;) 정작 제가 좋아하는 반지의 제왕은 같이 가겠다는 사람이 없어 혼자 보는 것까지 불사하며 봤던 영화입니다. 엄청~ 쪽팔렸어요...
극장에서 저 왕의 귀환을 봤을때는 중간에 지루함을 느꼈었는데 집에서 혼자보니 그런거 전혀 못 느끼겠더라구요. 아마 제가 영화를 봤을때 최악의 환경에 놓였던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극장에서 생일파티 하는 인간들에, 10세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의 단체 관람 ㅡ.ㅡ;;;;) 그리고 집에서 보다보면 역시 화면과 음성의 부조화로 몰입하기가 쉬워요. 화면이 작은 대신 음이 좋다보니 좀더 온몸으로 영화를 느낄 수 있게 되더라구요.
제가 이 반지의 제왕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호빗도, 아라곤도, 간달프도 아니고 ^^;; 실은 엘프의 여왕 갈라드리엘입니다. 그녀라는 캐릭터가 엘프 그 존재 자체를 표현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직접 뛰어들지 않고, 그렇다고 관망하는 것도 아닌. 과거와 현재 그 사이에 존재하는 인물. 자신들의 종족이 쇠퇴할 것도 알고, 그렇기 때문에 "반지"의 힘이 필요했으면서도 그걸 극복해낸 그녀가 바로, 힘에 굴하지 않고 유하게 인간들의 세상을 받아들인 엘프들의 모습 그대로라고 생각합니다. 약간 요사스러우면서도 청순한.. 제가 생각한 갈라드리엘은 그런 모습이었는데, 영화에 나온 갈라드리엘이 제가 상상했던 그 모습 그대로여서 정말 감격했었어요. 물론 다른 역할들도 제가 생각했던 그 이상(특히 아라곤은!!)이어서 영화 처음 봤을때 엄청 흥분했던게 지금도 기억나네요 ^^
그리고 영화를 보게 되어 더더욱 좋아하게 된 캐릭터는 바로 로한의 왕 세오덴입니다. 2편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의 그는 사루만(의 종)의 꼭두각시였죠. 간달프에 의해 자신을 찾았을 때의 그 모습에 "우왓! 회춘이냐!!"하며 여기저기서 웅성웅성 댈 정도로 정말 최악의 모습에서 최고의 모습으로 변신!
영화보며 잘 안 우는 편인데, 세오덴 왕의 죽음을 화면으로 보니까 왜 그렇게 눈물나던지.. (사실 책으로 읽을 때는 그닥 느낌이 없었거든요. 오히려 파라미르가 아버지로 부터 "형을 대신에 차라리 니가 죽었더라면"이라는 말을 들었을때 정말 슬펐어요) 자신이 시대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자기 자릴 지킨 왕의 모습은 반지 원정대의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산다는 게 그런 건가 싶었어요. 곤도르의 섭정인 데네소르의 광기에 가득찬 마지막과 대비되어 더더욱 빛이나 보이더군요. (연기하신 배우분이 갑옷이 잘 어울리는 멋진 분이었단 것도 플러스 ^^;;)
영화가 워낙 때려부수기가 많다보니 자칫 지나치기 쉬운 멋진 대사들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전투를 앞두고 미나스 티리스의 성벽에서 피핀에게 간달프가 해주던 말이라던가, "반지는 옮기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나리를 들고 갈 순 있어요"라며 프로도를 들쳐 엎던 샘. 정말 영화보는 내내, 내가 영어를 못한다는 것이 한스럽더라구요. 고풍스러우면서도 매력적인 언어들이 눈 앞에서 그냥 지나가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얼마나 분통이 터지던지. 그리고 전에도 해리포터 감상을 쓰면서 얘기했던 것 같은데, 전 이렇게 연극조의 장중하면서도 억양이 센 영어가 좋아요. 간달프씨의 비음이 팍팍 들어간 영어나, 사루만의 깊게 울리는 영어, 갈라드리엘의 조근조근 하면서도 고혹적인 영어, 엘론드의 너무나 강하고 강해서 너무 연극조다!! 싶은 영어.
영화를 안봐서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를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장중한 맛이 있는 걸 보면 영국식 영어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저 귓등을 스쳐지나가지만 그 울림이 참 매력적이거든요. 해리포터를 그닥 좋아하는 게 아니면서도 개봉만 하면 당장 뛰쳐가서 보는 것도 그런 고전적이면서도 고집스런 영국식 영어를 듣기위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멋지고 멋진 명장면들이 많이 있어서 캡처를 했다하면 끝이 날 것 같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이 한장면만 딱 했습니다. 너무나 어두워서 앞이 보이지 않을때, 눈 앞에 이 장면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일어서 보고 싶어요. 누군가 내 바로 앞에서 내가 일어서길 바라며 손을 내밀어 줄꺼라고 ^^;;;
(+) 언젠가 좀 큰 화면과 5.1의 완벽한 환경에서 다른 분들하고 같이 반지의 제왕 확장판을 같이 봤으면 좋겠네요 ^^ 정말 멋진 영화에요.
(++) 이것으로 전 또 반지와 중간대륙에 빠져버릴 것 같습니다. 실마릴리온을 포함한 톨킨 아저씨의 중간대륙 이야길 다시 꺼내 읽어봐야 겠어요. (물론 책을 다 읽고 나면 확장판 풀 감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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