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만에 어찌어찌 다 봤다. 뭐, 사실을 말하자면 한 5화까지 보고 너무 재미있는 나머지 나의 몹쓸 버릇인 뒷화 슬쩍 미리 보기를 감행한 바람에 중간중간 내용이랑 결말을 모두 다 봐서 약간 싱겁긴 했지만. 후회된다. 그냥 네타 궁금해하지 말고 열심히 봤다면 엄청 긴장하고, 설레여하며 봤을 텐데. 앞으론 책이든 뭐든 뒤 훔쳐보기 절대 하지 말자.
내 나쁜 버릇탓에 감동이 10분의 1로 줄어버리긴 했지만, 너무 잘 만들어진 드라마였다. 완전 쫀득쫀득. 이렇게 군더더기 없는 드라마 정말 오랜만이다. 작가! 대단하다! YOU WIN! 이 드라마가 방영할 당시 타임슬립물이 대단히 유행이었지만-내가 아는 것만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닥터진, 신의, 옥탑방 왕세자가 있으니, 이것까지 하면 타임슬립이라던가,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만 4개다. 솔직히 옥탑방 왕세자는 한 2편 보고 말았고, 신의는 류덕환 때문에 한 2개 봤고.... 닥터진은 이소연 때문에 참고 한 3개? 4갠가 본 것 같은데... 죄다 별로였다. 드라마 내용이 엉성하기 그지없었다. 출연진의 연기야 뭐 좋은 사람있었고, 나쁜 사람이 있었으니, 그런 걸 평가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스토리만큼은 확실히 별로였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가 전혀 제대로 살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인현왕후의 남자는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가 잘 보여준 것 같다. 물론, 같은 작가의 후속작인(그러나 구상은 먼저 했다고 하는) 나인이야말로 타임슬립물의 완결판인듯 하지만-아직 못봐서 뭐라고 말 못하겠다- 기본적인 뼈대인 멜로를 잘 살리면서도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잘 버무린 멋진 작품이었다. 감독도 뱀검 PD라고 하더니, 훗, 1화의 액션씬 정말 멋졌다. 슬로우모션에 스톱모션. 이걸 사용하면 액션씬이 그림같이 나오는구나 ㅋㅋ 중간중간 화면을 분활해서 사용하는 기법도 감각적이었고. 특히 16화의 붕도와 희진이 다른 시간, 같은 장소에 서있는 장면은 완전 ㅠㅠ 슬픔을 배가시키는 멋진 구성이었다. 제작진도 그 장면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고민 많이 했다더니, 후후후, 고민한 이상 결과가 나왔다고 봐야겠지?
연기를 떠나서, 아 정말 캐스팅 딱이다 싶은게, 붕도와 희진이 같이 있는 장면이 참 예쁘다. 엄청난 신장차 덕분인지 붕도의 품에 안겨있는 희진이 너무 사랑스럽게 보인달까. 신장차가 많이 나면 안 어울리는 드라마가 있고, 신장차 덕분에 사는 캐스팅이 있는데 이 경우엔 후자인듯. 키스씬마다 신장차 때문인지 붕도가 희진의 목을 받쳐주는데, 완전 사랑받고 있구나 싶은 느낌 ㅠㅠ 부럽다~~부러워~~ 여하튼 듬직한 느낌의 붕도에겐 큰 신장의 지현우가 잘 어울렸고, 좌충우돌이지만 귀여운 느낌의 희진은 유인나에게 적역이였고. 커다란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볼에 바람넣고 있는 유인나를 보면, 여자인 내가 봐도 정말 깨물어주고 싶을만큼 귀엽긴 하더라. 그런 희진이를 붕도가 어찌 거부할 수 있겠노 ㅠ 얼마전 최고의 사랑 재방 보는데, 똑같은 유인나인데도, 최고의 사랑에선 완전 밉더라, 약간 혀짧은 발음도 희진이가 하면 이쁜데, 그 작품에선 완전 진상 ㅡ.ㅡ;;;; 아우, 유인나 씨, 담에도 희진이처럼 귀여운 역을 맡아줘요. 당신은 그런 역에 딱! 어울려. 어설픈 악녀는 아닌거 같아 ㅠ
연출과 대본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준 드라마였음. 요즘 내가 이거랑 주군의 태양에 폭 빠져 사는데, 주군은.. 요즘 드라마가 어째 느슨해지는 것이... 소지섭이랑 공효진이 아니면, 과연 그렇게 인기를 끌만한 작품이었는지..... 캐스팅의 힘이 99%인 드라마라고나 할까. 홍자매 좋아하긴 하는데, 음... 역시 홍자매 특유의 후반부의 느슨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케이블 방송을 못 볼 때는 몰랐는데, CJ 계열 드라마들이, 장르물도 그렇고, 참신한 시도도 많고 재미있는게 많네. 인남도 우연히 재방송을 못 봤다면 영원히 몰랐을테니 어휴... 아, 그게 오히려 다행인가? 실시간으로 봤다면 13화나 15화 쯤에서 멘붕이 와서 정신이 나갔을지도. 그런 의미에선 완전 다행일지도 몰라. ㄷㄷㄷ
드라마를 그동안 많이 본 편은 아니지만, 내가 지금까지 본 드라마 중에 가장 최고였음. 나인을 본 사람들은 나인이 가장 최고라고 하니 이거 또 스토킹할 배우가 늘까봐 무서워서 손 못대겠네 ㅋㅋ 앞으론 캐스팅으로 드라마를 보지 말고, 연출과 대본을 보고 드라마를 골라야겠다고 절실히 느꼈;;;
(+) 연출이랑 대본이 나인이랑 인남이 똑같아! 아후... 이건 꼭 보라는 신의 계시다!!! 담주에 주군 끝나면 꼭 한번 보겠소. 근데... 그 드라마 너무 유명해서 이미 인터넷으로 결말 다 봤는데(매일 실시간으로 기사가 뜬단 말이야 ㅠㅠ).....
(+2) 인남하면 키스씬 아니겠소~~ 특히 사람들 염장을 훅훅 지르던 까치발 키스라던가, 까치발 키스라던가, 까치발 키스라던가;;;; 췟! 덤으로 유튜브에서 업어왔소. (근데 영상에 스파게티 키스는 없넹. 좀 아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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