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삽질인생

산 넘어 산인건가?

띵.. 2006. 10. 10. 00:26
꽤 맘이 맞는다고 생각했던 신입 남자직원이 일 다닌지 약 두 달? 한 달 보름만에 그만두겠노라 결심했다고 한다.

.... 사실, 이런 날이 오리라고 예감은 했지만, ....
나도 알지, 그런 초~~~~~썩소무책임유치찬란안되면모르오잘되면다나잘난탓 족속과 어떻게 같이 일할 수 있겠어. 나도 솔직히 힘들어서 몇 번을 그만둘까 했는걸.
..........매일 쓸데없이 컴터조립이나 하고(그러니까 난 아직도 이해가 안가, 2만원이면 완벽조립까지 해주는데 쓸데없이 부품사서 꼭 부하직원에게 조립을 시켜야해? 그것도 퇴근시간 다 되서 주문하고? ) 프린터 설치나 하러다니고. 나 같아도 그만두고 싶을꺼야. 그래서 ... 날 생각하면 바짓가랑이라도 붙들고 "안돼!"라고 말하고 싶지만, ..... 인간적으로 너무 힘든걸? 보람이 없잖아.
하지만, 결국 그리되면 xx씨도 그만두겠지?
이래서 부부 입사는 곤란해 ^^;; 두 사람 다 너무 좋았는데(두 사람은 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둘 다 사라지면 나 따된 느낌 들 것만 같아.

결국 이렇게 되면 초 ~~~~~썩소무책임유치찬란안되면모르오잘되면다나잘난탓을 혼자 상대할 뿐더러 xx씨 대신 고생할 산제물이 발견될 때까지는 그 일도 뛰어야겠지? .... 나 지금 일도 참 벅찬데.

솔직히 그 초~~~~~썩소무책임유치찬란안되면모르오잘되면다나잘난탓 따위에게 이래저래 좌지우지되지 않을 정도로 유능해지고 싶어. 현장이나 팀장님이나 잘 안되면 날 의지하게끔 완벽하게 처리하고 싶고, 역시 띵.. 없으면 안돼라는 말이 나오게끔 일을 하고 싶은데, 매일 10시, 11시에 끝나버리면, 공부할 기력조차 남지않아. 지금 책상옆에는 썩어가는 일본어 능력시험 1급 문제집들과 엑셀함수집, SQL 참고서가 눈에 들어와.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도 암것도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비참해서 견딜 수 없어. ....... 이럴 줄 알았으면 대학교 다닐 때 조금이라도 열심히 하는 건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울고 싶어.


............ 고민이다. 나 솔직히 현장 사람들하고 함께 일하는 것도 즐겁고, 나름대로 일에선 보람도 찾아가고 있고. 이번에 퇴사하신 부장님 대신 일하고 계신 (차장대우)팀장님도 너무너무 좋아. 전산을 몰라서 초삽질이 반복되고 있지만, 매일같이 늦게까지 남아 물류프로그램 공부하시고, 현장 업무 확인하시고, 여기에 출판사들의 항의전화까지 받아내시며 묵묵히 일하고 계신 팀장님이 너무 좋아서, 할 수만 있다면 팀장님 전속 부하가 되고 싶기도 해. 쫌 맘에 안 들고 억지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맘착한 현장사람들 조금더 도와줄 수 있다면, 친구같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좀더 편하게 일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일하는 즐거움도 날텐데.

책임감 있는 웃대가리 밑에서 일해보고 싶다. 그럼 입사초처럼 매일매일 12시 한 시가 된다고 해도 꽤 즐거운 회사 생활이 될 것 같다.



여하튼 우울모드.
오늘도 맘 속에선 수십번 사직서를 써본다.
........빌어먹을 너 때문이야! 라고 소리치곤 싶은데,
아하하하하,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안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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