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외화] ER 시즌 9 감상

(2004.05.03 작성된 포스트)


.. 3월 말에 시작한 시리즈를 이제서야 보다니 ^^;;; 나도 참.

예전에 KBS에서도 방송한 적이 있지만, 그 때가 고3? 고2?때라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도 바쁘고 TV에 워낙 관심도 없어서 재대로 본 것은 딱 2화, 그렇지만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조지 클루니가 나오던 시절이었지 ^^;; 댐에 수몰되어 죽을 뻔한 아이를 구하는 용감한 의사였다. 물론 성격이 괴팍스러워서 이곳저곳 충돌하기 일쑤였지만). 방송시간이 12시 반 이후의 심야라는 사정으로 인해 시청률 저조와 종영으로 이어졌지만. "레밍턴스틸"이후 가장 재미있는 외화시리즈였는데.. (X File의 경우도 뭐, 어설픈 팬이었으니까..)

시즌 4를 작년 여름? 가을? 쯤에 본 이후로 BS2의 외화방송 체크를 전혀 안했더니 어느새 시즌 9... 동글동글한 성격이라 뭐든 원만하게 마무리 지어주시던 멋진 그린선생님도, 흑인 파워를 마구마구 발산해 주시던 벤튼선생님(cv: 오오츠카 아키오)도 안보여서 왠지 헉! 이건 ER이 아냐~~!라고 울부짖고 있는 자신. ㅡ.ㅡ;; 진작에 NHK 홈페이지라도 체크해서 샤삭하고 보는건데 말야. 잘 생긴 카터선생님도 건재하시고, 깐깐한 여자선생님(코데트라고 한단다, 그린과 벤튼 선생님에 이 선생님을 포함해서 응급실 짱이란 느낌이었는데)도 물론!! 카터 선생님 역의 히라타상은 최유기에서와 달리, 기름이 쫘악 빠진 담백함, 억양이 오르락 내리락 하지 않고 평탄해서 우웃~ 멋진걸? 하고 생각해버렸다(이는 물론 카터선생님의 출연빈도가 증가했다는 것도 영향이 ^^;; ). 사카키바라상이야 물론~ 누님캐릭터랄까 능력있는 성인여성의 목소리엔 딱! 이지... 그래도 힘있고 깊고, 낮게 울리는 오오츠카상의 목소리가 없으니까 뭐랄까? 단팥빠진 단팥빵? 기운이 쭈욱~ 빠진다.

몽크도 그렇고, 일본의 아니메는 뭐랄까? 꽤나 과장되고 억양이 강한데에 비해, 외화쪽은 굉장히 담백하단 느낌. 물론, 우리나라쪽도 애니쪽은 과장이 심하지만, 외화 두 개만 놓고 봤을 때, 상당히 담백하다. 내 기억에서 ER은 뭔가 소리지르고, 톤이 강해서, 긴박한 응급실같다..라는 느낌이었는데. 성우진도 보면, 오세홍, 김환진(굉장히 강한 톤이었다), 최덕희, 차명화, 이정구(무려 존 카터선생이시다!!).. 억양은 애니처럼 세진 않았다고 해도, 역시 응급실이란 설정상, 우리가 평소에 쓰는 억양보다는 좀 센대다가 종종 오르락 내리락. 음색자체도 기름지달까? ... 윤기가 흐른달까? .... 그렇지만 일본쪽 ER은 평탄 그 자체에, 조용조용 나긋나긋, 기름기도 적어서 왠지 건조하단 느낌. .... 뭐 오오츠카상의 경우는 쉽게 빠질만한 기름기는 아니지만 ^^

하긴 존 트라볼타를 이노우에상이 담당하신다고 할 때부터, 이규화님이 주로 하시는 우리쪽과는 많이 차이가 나겠구나 생각했다. 한국쪽 존 트라볼타가 좀더 큰게 울려서 말하겠지 ^^

스토리는 뭐 역시 말할 필요가 없었다. 한화 한화 짜임새가 넘쳐서, 같은 드라마라도 수준이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걸 느끼게 해주니까. 한편에 등장하는 수많은 환자들이 각각의 스토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조도 특이하고, 한국에서 그런 식의 의료드라마를 만든다면 한 편에 한 명의 환자가 등장해서, 한 편 안에서 완결되는 구조라면, ER은 응급실이란 설정답게 수많은 환자가 들락날락, 의사들도 여기저기 왔다갔다. 보는 사람조차 참 버겁겠구나 싶어질 정도니까. 그래서 그 환자의 스토리가 이 한 편에서 완결이 날 수도 있고, 다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전체적으로 보면 ER이란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한 편 한 편은 각각의 스토리가 병렬구조로 전개되는. 꽤나 특이하달까? 저런 짜임새 있는 드라마를 써 내다니, 작가들 참 대단하다 싶다.

오늘 나온 그 깜찍한 얼굴로 되바라진 소녀(cv; 카와카미 토모코상- 스탭롤 올라가고 알았다 ^^a), 부럽기 그지없는 카터선생님의 걸 프랜드와 그의 약간 수상쩍은 동생. 자신의 장애 때문에 환자들에게 너무 감정이입해버리는 선생님, 그리고 그의 환자... 어찌 될런지.. 크윽 ~ 타노시미다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