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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혐오로 가장된 두려움
두려움과 성욕은 가장 필수적이며 원시적인 정신상태. 두려움과 성욕은 자연 선택을 떠받치는 두 기둥이다. 두려움은 생존에 대한 욕구를 높이고, 성욕은 번식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동물'로서 하는 번식을 위한 사랑은 유전자가 이끄는 자연스러운 감정에 본능적으로 따르는 것에 불과하며, 우리가 '인간'으로서 유전자에 맞서 추구할 수 있는 사랑은 진화적 본능에 새겨진 두려움과 혐오를 이겨내는 것이다.
혐오라는 감정, 그것이 인식의 영역으로 확장되어 나타나는 고정관념과 편견, 그리고 그것들이 사회적 관계에서 실제적으로 표현되는 배제와 차별과 낙인.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사랑이 인간 고유의 숭곡한 행위라고 말할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 인간적이라는 모든 것을 과학자의 극단적이고 편협한 시각으로 전부다 "유전자"의 탓, 혹은 "유전자의 지배"라고 몰아세움으로써 가장 보편적이고 편견없는 넓은 시야를 제시..... 읽으면서 굉장히 충격적이었음.
경제~자본주의 사회의 번식 경쟁
생물학적 진화는 무작위로 일어난 변이들 가운데 일부가 다음 세대로 전해지며 일어나는 방향성 없는 변화이다. 한 세대 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과는 관련이 없다. 생물학적 소비자의 한계 효용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한계 효용이 체감이 되지 않는다. 한계가 없는 한계 효용인 것이다. 생태학에서 정의되는 감섭 경쟁과 착취 경쟁은 인간 경제에서도 독점과 착취로 나타나며, '지대'라는 형태로 교묘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가치 착취 행위는 다른 개체들이 자원을 이용할 기회를 빼앗는 생태계 경쟁의 모습과 동일하다. 집잔이 아닌 개체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자연 선택이라는 진화 원리는 착취 행동에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는 '나홀로 사회'를 초래했는데, 주류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착취 개념을 정의조차 하지 못한다. 그 결과 현재의 자본주의는 불균형으로 붕괴되어 가고 있다.
소위 자본주의 경쟁에서 말하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의 이득을 추구하여 합리적으로 균형이 이루어지는 자율 경쟁의 무의미함을 진화론적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자본과 지대로 표현되는 투입없이 얻어지는 이익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최근 IT 기업들이 자신들의 자원이 아닌, "개인의 정보"를 획득하고 그것을 팔아치우면서 비대하게 이익을 얻어가는 부분에 대한 설명이 매우 흥미로웠다. 시대가 발달하고 무한 경쟁체제로 돌입하면서 부의 독점과 집중은 역시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정치~자연스러운 보수, 부자연스러운 진보
보수적인 성향이란 생존과 번식을 위한 진화적 전략들의 적극적인 발현이며, 보수적인 이념이란 이러한 생물학적 성향을 합리화하기 위한 가치 체계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 가치 체계를 설명하는 것 중 하나가 체제 정당화인데, 인간이란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예외 없이 항상 생물학적 존재이며, 이에 각인되어 있는 가장 원초적인 체제는 바로 자연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보면, 자연 상태의 인간들이 벌이는 '만인에 대한 민인의 투쟁'은 보수주의자들의 입장에서는 정당하거나, 적어도 목숨 결고 저항할만큼 부당하지는 않다. 이달이 신고전학파와 신자유주의의 자유시장 기반 경제 정책을 지지하고, 각자의 교육 선택권을 보장하는 교육 정책을 옹호하는 것은, 힘과 능력의 논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경쟁을 정당한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진보적인 성향의 변이들은 문명의 발달 덕분에 자연선택에 역행해 살아남았다. 앞으로 과학기술의 반전으로 문명이 더 진보하고 생존과 번식에 대한 진화적 압력에서 인간이 더 자유로워지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렇게 이기적 유전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인간이 때로는 자연적인 본성의 윤리적 부당함에 대해 깨닫고, 그 깨달음을 사회에 전파하고, 그것을 사회 안에서 구현하기 위해 투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념이 정당하다고 그 이념을 가진 이들이 모두 그에 걸맞게 판단하거나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는 진보적 이념과 사회 정의를 내세우면서도 능력주의를 당연시하며 엘리트 의식에 매몰되어 있는 이들이 있다. 또한 보수주의가 자연의 섭리를 정당화하는 이념 혹은 그러한 생물학적, 진화적 성향이라는 것을 살펴보았는데, 반대로 진보 진영에서는 자연을 본받아야하는 어떤 규범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인간의 착취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환경이나 생태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것이 자연과 생태계의 회목을 위해 인간은 아예 사라져야 한다고 보는 극단적인 생태주의로 발전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종교~인간은 태어나지 않는다
결국 성서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성서는 자연을 신으로 섬기던 인간들을 불러내 예수를 모범으로 삼아 스스로 신이 되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의 자연적 본능은 여전히 종교적인 신을 만들어 내거나 추종하려고 한다. 성서가 말하는 '신성'은 이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인간으로서 예수가 보여준 것과 같은 신성을 발휘하려면, 자연에서 신성을 벗겨낼 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서 자연성을 벗겨내고 그것에 저항해야 한다. 번식욕과 혐오를 넘어서는 사랑, 차별과 배제가 아닌 포용과 연대, 착취와 탈취가 아닌 가치의 창조와 나눔을 추구해야 한다. 자연의 속박에 고통스러워 하는 많은 이들을 해방시키고, 우리의 후손에게 더 공정하고 진보된 세상을 물려주며, 인류가 오래도록 생존하고 번성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신성은 예수를 머리로 하는 몸, 즉 예수의 사상에 공명하는 공동체로써 비로소 발휘뒤는 것이지 교주와 같은 어느 한 명의 '전지전능한' 인간에게서 발휘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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