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기 그리고 그 날;;;
설연휴 전 주말부터 감기가 걸려서 계속 기침을 해댔다. 어느 정도였냐면, 숨을 쉬기 힘들정도? 프로폴리스도 먹어보고 약도 계속 먹었는데(그것도 병원 처방약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안 나았다. 기침이 너무 심해 아기가 자다 깰 정도라 결국 침대 생활 일주일만에 다시 거실로 쫓겨났다. 그래서인지 감기도 더 안 낫는 것 같고. 거기다 휴일 마지막 날... 그러니까 어제 아침부터 그.분.이 찾아오셨다. 원래 생리 시작할 때 감기 같은 병으로 컨디션이 안 좋으면 생리통 수준이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그날의 아픔은 적지만... 원체 컨디션이 최악이라.
2. 피곤하다.
명절이라고 한거 없는데 애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는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아이도 신체리듬이 깨져서 잠투정도 심해지고... 우리 가족 모두 엉망진창. 다들 피곤에 쩔어버렸다는. 이유가 뭘까. 한 것 없이 피곤한 이 맘.
3. 반가운 사람.
명절 전날마다 오빠 친구가 우리집에서 자고 간다. 이유는 그 오빠의 친척집이 바로 우리 앞동이기 때문;;; 오면 항상 술마시고 자고 가기 때문에 이번에는 맘 먹고 술안주로 동태찌개를 끓였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생선찌개를 끌였다는;;;; 그래도 울 엄마의 특기가 생선탕이었기 때문에 얼추 비슷하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사람들은 명절 전날 찾아오다니 참으로 몰상식한 사람이라며 나보고 피곤하겠다고 하는데.. 글쎄... 사실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다. 안 하던 찌개도 끓였고, 월요일, 화요일 이틀에 걸쳐 청소도 했고. 깨끗한 침구류도 준비하고. 그렇지만 그런 신경 쓰이는 것이 반가움을 상쇄시켜서 힘든 줄 모르겠다. 오빠 친구와 그 와이프라는 참으로 묘;;;한 관계지만, 결혼전부터 알게 되어 같이 여행도 다니고, 또 함께 다시 가고 싶은 정겨운 사람들이라서 이번에도 은근 기다리고 있었다는. 역시... 사람이 오는게 싫은 나도 반가운 사람은 그리운 법이다 ㅠ
이 커플 역시 우리와 같은 해(우리보다 석 달 빨리) 결혼했는데 아직 아이가 없다. 그래서인지 우리 준희를 더더욱 이뻐한다. 고맙고 미안하다. 이번 3월에 다시 시험관 시술을 한다는데... 그 고통을 알기에 이번엔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아기용품도 되물림 하려고 잘 챙겨두고 있는데 ㅠ 먼지 쌓이기 전에 꼭 이쁜 조카를 보여줘!!!
4. 분노!!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 내가 아끼는 물건을 빌려가는 것. 그것보다 더 싫어하는 것. 그걸 빌려가서 막 굴리는 것!!!
전에도 이 문제로 오래된 친구 하나와 의절(;;;)했다가 다시 만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애초에 물건을 안 빌려준다. 나와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절.대. 안 빌려준다. 문제는 남편이었다. 조카들이 "지브리 전시회"를 다녀온 후 지브리 애니에 빠졌다고 아주버님이 카스에 올리자 남편이가 "우리집에 CD 있는데"라고 덧글을 올린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 나의 소중한 지브리 DVD들은 조카네 가게 되었다. 물론, 사랑해마지않는 나의 하울 한정판은 고이 시디만 다른 케이스에 넣어서 빌려주긴 했지만. 그런데 이번 설에 작은 조카가 밥상에서 슬쩍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가. "아빠가 그 시디 친구 빌려줬는데".... 땀 삐질하는 아주버님. 옆에서 당황한 남편. 시댁만 아니었다면, 솔직히 손윗사람만 아니었으면 나... 밥상 엎었다. 부글부글부글
집에 오자마자 "문제는 너다!!! 애초에 시디가 있다고 입을 열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다!!!"라며 불을 뿜어대기 시작한 나. 남편도 내가 DVD를 얼마나 애지중지 하는 줄 알기에 그냥 입 닫...지만은 않으시고, 그럼 조카들 빌려주지 말어? 라며 시위. 당장 받아내라는 내 말에 "그래, 전화해서 니가 엄청 화났다며 당장 가져오라고 할께."라는 남편. 훗, 내가 그렇게 말하면 쫄 줄 알았지? 거기에 대고 내가 그랬음. "완전 열받아서 꼭지가 돌아버렸으니 당장 가져오라고 해!!!" 후후후, 아주버님한테 전화한다고 해서 내가 쫄꺼라 생각했어? 내가 한 말 그대로 전해도 괜찮아. 앞으로 계속 껄끄러운 사이가 되도 상관없어. 내 DVD를 당장 가져오라곳!!!
여하튼, 이번 6월까지 DVD를 멀쩡히 받아오지 않으면 남편님아의 용돈으로 새로 장만하기로 함. 남편님아도 용돈이 걸린 문제라 열심히 받아오기로 합의함. 단지, DVD에 난 기스당 벌금 얼마인지까지는 합의가 안됨. 크릉.... 내 절대로 큰집에 뭐 안 빌려준다. 썅-
'My Story > 삽질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황 (5) | 2015.03.07 |
---|---|
이놈! 아이허브 (3) | 2015.03.03 |
그래서 문의를 해본 결과 어떻게 됐냐하면... (2) | 2015.02.17 |
그러니까 내 물건은... (4) | 2015.02.16 |
아이허브 (13) | 2015.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