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삽질인생

근황????

띵.. 2008. 11. 5. 17:13
업무가 바뀌었다.
.... 한가하다. 한가하고............



.... 짜증난다.

내가 맡은 일은 사장님이 야심차게 (정확히는 야심만차게) 계획하신 신규사업이다.
몇몇 출판사, 서점과 손을 잡고 서점 쪽 반품등으로 상태가 좀 훼손된 책들을 할인 판매한다는 계획인데, 우선 해보고 잘되면 확장시키자 상태로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없다. 따라서 모든 데이터를 내 스스로 해야한다는 문제가 있다. 예전에도 업무의 대부분에 엑셀을 동원했지만, 이젠 하루 종일 엑셀만 한다. ... 지겹다.
거기다 이 신규사업이란게 여러모로 문제가 있다(라고 나는 판단했다)

첫째로, 참가하는 출판사들의 면면이다. 우선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강제로 참가를 시킨 셈인데, 이 출판사들이 대부분 울 회사에 외상이 많은 문제 거래처들이다. 그러다보니 우리 멋대로 하고 있달까? 완전 개판이다. 또 자발적 의사로 참여한 출판사들도 있지만, 이들의 경우는 정품판매가 부진하여 반품판매로 활로를 찾아보고자 하는 출판사들인데.... 일개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책이 반값이 된다고 해서 나갈 수 있는 책과 나갈 수 없는 책은 분명 존재한다. 모 출판사(이 경우 강제참가인데)의 경우 회화시리즈가 무척 잘 나가는 편인데, 이 경우, 관심은 있으나 돈주고 사긴 아깝다! 넘 비싸다! 라고 내 개인적으로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다. 반값으로 파니 꽤 잘나가는 편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반으로 해줘도 사고 싶지 않은 책이 있게 마련. 상당수 책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하다 보니 역시... 판매가 부진하다.

둘째로는 원칙은 반품으로 회수된 도서들 중 상태가 불량하여 폐기처리되는 책(물론 이 중에서도 발행된지 일년 반이 지난 도서가 원칙이다.  발행 후 일년 반이 지나지 않은 도서는 법적으로 오프에서의 할인판매가 금지되어있다)을 염가로 판매하는 것이 원칙이며,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하기에 출판사쪽에서도 참여한 것인데.... 난리났다. 해당 출판사 책을 전부 폐기로 전산처리를 하는 건지. 최근에 K모 출판사를 먹여살려주는 모 책이 폐기도서라고 해서 올라왔는데, 완전 새책이다. 서점쪽에서 반품을 넣었다고 하는데, 해당 서점이 인터넷 서점이었는지, 서점용 도장도 없이, 뜯긴 곳 상처난 곳 없이 완전 깨끗하다. 실제로 아무리 반 가격에 판매를 한다고 해도, 상처난 책을 사는 사람이 어디있을까? 책을 정리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왜 이런 책을 폐기로 전산처리를 한 건지 납득이 안 가는 경우가 있다. 후에 행사판매를 위해 정상도서를 폐기처리 했느냐고 출판사로부터 항의가 들어와도 반박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이다.

셋째로..... 이 업무를 지금 현재 울 회사 총무팀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덕분에 부서도 옮겼는데, 완전 짜증이다. .... 팀 자체도 맘에 안 들뿐더러, 신규사업 담당은 나라고 귀찮은 일은 전부 떠맡겨놓고 정작 중요한 일은 자기들끼리 처리. 어이 이봐. 전표처리 하고 통계 내라고 부른거야? 여튼 여기로 옮기고도 담당했던 R사 일 쬐금, 전에 있던 팀의 일 쪼금, 신규사업 쪼금... 방황하는 중생이랄까? 목적없이 떠도는 느낌이다.

넷째로, 이 일을 하라면서 같은 팀 사원하고 같이 해당 서점도 돌고 영업도 하고 기타 등등... 뭐 하라는데... 내 옆사원, 전에는 출판사 계통에서 영업도 했다면서, 많이 어설프다. 지난번 서점 순례 때 전산이 이번에 도입이 어쩌구 하는데;;; 이봐... 이제 어떤 프로그램 쓸까 고민하는 단계거든? 뭐랄까, 출판사나 서점과의 직접적인 업무를 해본적이 없어서인지 내가 보기엔 완전 어설프다. ... 나이도 나랑 강산만큼 차이나니 맞짱뜰수도 없고. 거기다 각자 서점을 맡으라면서 운전면허 따라고 (이젠 사장님까지!!!) 종용하는데, 면허따는 거 솔직히 꼭 필요한 일이지만, 지금은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 그깟 서점 순례하자고 한달 월급(월급이 아....주 소소하다 ㅜ.ㅠ) 들여서 면허 따야해?


여튼... 모든게 맘에 안든다. 진짜로 영업 뛰라고 하면 나 도망갈지도 모른다. 차라리 혼자 하라고 하면 속 편할 텐데. 일 잘하고 있는 사람 엄한데 박아놓고 뭐하는건지. 한가해도 한가한게 아니다. 원래 있던 팀 눈치보여서 완전 바늘방석.


하아.. 글고보니 내일은 사무실 회식이란다. 회비는 2만원씩이나 걷는다는데 하필이면 해물탕이냐... 난 해물탕이-특히 낙지같은 빨판이 득실대는- 엄청 싫은대다 이 면면들이 싫어. ... 회비는 둘째치고, 집으로 튀어야겠다. 욕하든지 말든지. 밥도 편한 사람들이랑 먹어야 좋은거 아냐?





슬슬... 새 일자리를 알아봐야 할지도.

뭐, 업무가 바뀐 덕에 책은 많이 집어오고 있다. 눈에 띄는대로.. 닥치는대로랄까? ... 맘에 썩 드는 건 없지만 말이다. 여튼 업무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끌려가는 것 같아 맘이 쓰리다. 남이 시키는대로 하는 것도 그렇지만, 새로운 일거리도 없고. 어려운 문제를 풀어냈다는 만족감이나, 자신감 등이 없이 여러모로 귀찮다.



빨리 자리를 잡아야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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