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삽질인생

잠시 집안 사정 이야기;;;

띵.. 2005. 4. 13. 00:40
혹시나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까 하여 잠시 하소연 좀 해봅니다. 재미없는 얘기겠지만 읽어주시면 너~무 고마울 것 같아요 ^^

오늘 아침, 아니 벌써 어제가 되었군요. 어제 아침엔 보험회사에 증빙서류용으로 제출할 사진을 찍으러 일일 찍사노릇을 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휴일이기도 했구요.

꽤 많이 탔더군요(먼눈)
남은 게 별로 없어서, ... 좀 많이 속상했습니다.

오늘 가보고 안 것은, 지난 화재 사고가 저희집의 누전이 아니라, 옆집 공장에서 난 불이 옮겨 붙은 거라네요. 방화범이라고 잡힌 건 저 아래쪽 공장이고, 저희 집의 옆 공장에서 시작한 불이 위 아래로 옮겨 붙어서 총 3개의 공장 8채의 건물이 불에 탔다고 합니다. 그 중 2채가 저희집 건데... 저희집 건물은 좀 많이 커서 ^^;;;

문제는 그 화재가 시작됐다는 아래쪽 공장인데요. 직원이 외국인 노동자 포함 4, 사장과 사장부인 포함하여 6인뿐인 이 공장이 자그마치 11억짜리 보험에 들어있었다는 군요. 그것도 1억짜리는 전부터 들었던 아주 오래된 건데, 10억짜리 보험은 지금까지 보험금으로 총 800만원이 들어간, ... 여하튼 든지 얼마 되지 않은 보험이래요. 평소 이 사장님의 행실이 참 볼만한 지경이라 다들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그 조그만 공장에 뭐가 걱정된다고 보험을 11억짜리를 드냐구요.
이 사장님의 행실로 얘기할 것 같으면 100만원 준다고 외국인 노동자를 꼬셔다 데려오고선 70만원에 부려먹고, 이들이 어디에 하소연 할 수 없다는(불법체류자니까) 사정을 악용하여 악독하게 일을 시켜, 월급날까지 버티지 못하게 한다네요. 그리하여 벌어들인(;;)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도 꽤 된다고. 저희집하고도 인접한 땅을 몰래 띠어먹으려고 부모님 몰래 담을 치다, 어무이와 대판 쌈을 벌였을 정도로 사이가 안 좋아요.
여하튼, 평소 행실도 있고, 보험 규모도 있고 해서... 보험사 직원들이 "심증은 가나 물증이 없는 상태"로, 주변에서도 이 의견을 뒷받침 하고 있으며, 결국 과학수사대인지 뭔지까지 동원되서 보험금을 받아내려면 꽤나 시간이 걸린다고 해요. 그래도 현재 약 4억원 가량의 보험금이 책정된 상태라고 합니다. 그 상황에서도 "겨우 그거"라고 하며 저희 아부지 앞을 왔다갔다 해서, 저희 아부지, "니 놈 집에 난 불 덕에 우리집이 탔으니 그거 뱉어내!!"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다고. 다시 본 얘기로 돌아와서 이번 화재로 그 공장에서 기거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죽었는데, 그 사장되는 분이 별로 슬퍼하지도 않고, 보상금도 3천만원 뿐이라고 해서, 괜히 더 얄밉달까요. 아무리 외국인이라지만 자기가 부리던 직원이고, 자기 공장에 화재가 나서 죽게 된건데, 슬퍼해주지 않다니. 이래서 한국인이 동남아시아에서 욕먹고 무시당하는 거야 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은 기분이에요. 저런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세금은 적게 내보려 필사적이시지만 ^^;;;) 저런 어려운 사람들 등쳐먹는 일은 맘에도 품지 않으시는 부모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런 점은 꼭 보고 배울꺼에요.

저희집 사정은... 우선 보험규모가 작은 탓에 큰 보상은 안나올 것 같다고 하구요(가구 공장인 탓에 규모가 큰 보험은 보험회사에서 받아주지 않는데요 ㅠ.ㅜ) 그런 탓에 무조건 "다 안되요. 다 고장났어요" 라고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대요. 여기에 처리해주시는 분과 보험회사 직원에게 각각 소정의 선물(;;;)로 약간의 돈을 드리면 건물 보상비가 조금 나.올.지.도. 모른다 상태입니다. 그래도 건물 보상비조로 돈이 나오면 손해금액이 억대에서 천단위로 줄기 때문에 저희집 어른들은 필사적이십니다.
내일은 보험회사에 제가 찍은 사진을 포함해서 서류를 제출하고, 타서 못쓰게된 기계들을 고물상에게 경매로 넘기고, 남은 쓰레기 등등을 처리하는 일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면 이번주 내로 건물을 다시 짓게 된데요. 무엇보다도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서 다시 일을 하게 되서 손해만이라도 매꿀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번 화재로 아버지기 힘들게 따내신 일들을 전부 다른 사람들에게 넘기게 되서, 공장을 빨리 올리지 않으면 앞으로의 일도 얻어내기 힘들다고 하니까요.
너무 속상하신지 가끔 화도 내시고 그러시지만, 집에 오셔선 저한테 웃으시면서 "난 공장도 타고 알거지니까, 아이스크림 좀 사줘~~ "하면서 어리광을 피우시는 아버지를 보니 아, 정말 강한 분들이시구나 싶었거든요. 그렇게 힘든 일을 겪고도 집에 오면 툴툴 털어버리시는 부모님을 보니, 자랑스럽고, 속상하고, 죄송하고... 여하튼 말로 하기 좀 힘드네요 ^^a
이렇게 써놓긴 했지만, 사실 집안 사정은 그리 변하지 않았어요. 예전처럼 아침에 일어나 온가족이 함께 밥 먹고, 밥 먹으면서 공장 화재를 농담거리 삼아가며 같이 웃고. 종종 서로 짜증도 내고 잔소리도 하고. ...으음, 반찬은 좀 부실해 졌으려나?

지금은 우선 집안일이나 도와드리고 알바하는 틈틈히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알바 탓에 정작 중요한 입시를 망치면 안되니까요. 오늘 우연히 EBS에서 해주는 수학 강의를 보고 있는데 뭐가 뭔지;;; 반년해서 따라 잡을 수 있을지 심히 걱정입니다. ^^;;; 수학 과학 잘하시는 분들!! 저좀 도와주세요~~ 이 불쌍한 돌머리의 임시 과외선생 노릇 해주실 분은 없나요? 수고비로는 스타벅스 커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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