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삽질인생

피부 좋으신가요?

띵.. 2004. 12. 4. 16:26
지금 인터넷으로 화장품 가격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얼마전 미즈키님의 조언을 가슴에 새기고 열심히 화장품을 찾아보는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요만한 분량에 십만원대 가격을 호가하는 화장품이 있을줄은 ... 커억, 정말 놀랬습니다. (6g에 만5천원짜리 화장품이 싸다고들 하니 에휴... )

전 사실 대학교 2학년때까지만 해도 피부가 무척 좋았어요. 중고등학교때는 존슨즈 베이비 로션(그것도 기름기 적은 하얀색)만 써도 충분할 정도였구요. 여드름은 나본적도 없고 뾰루지가 한달에 한번 날까 말까에. 번들거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건조해서 트지도 않고, 모공같은거야 당연히 티나본적이 없고, 찬바람 맞고 빨갛게 된 볼은 제가 만져도 기분이 좋을만큼 부드러워서. 절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만지며 "너 피부 정말 좋다~"라고 말해줄 정도였습니다. 그런 관계로 여드름으로 얼굴이 엉망진창인 동생의 심정은 눈꼽만치도 해야려주지 못한 나쁜 누나였어요. 화장품에 돈 들여본 적도 없구요.

그러던 제게 대학교 2학년때는 여러모로 안 좋은 시기였습니다. ... 몸무게가 어마어마하게 늘었고, 건강은 나빠졌으며, 피부도 최악이 되어버렸어요. 한창 술마시고 놀 무렵이었으니, 술탓인가도 생각해봤지만... 으음, 그건 아닌거 같고 여하튼 여러모로 최악은 그 시절에 찾아왔습니다.

...지금 제 피부는 어떤가 하면, 모공이 무진장 넓어져서 밖에 나가려면 반드시 화장으로 가려줘야 하구요. 여름엔 좀 괜찮지만, 겨울이 되면 화장이 들뜰 정도로 피부가 일어납니다. 입술은 사시사철 트고요. 거기다 여기저기 뿔긋뿔긋 솟아난 각종 뾰루지, 여기에 뾰루지가 남기고 간 상처자국과 늘어버린 점등으로 얼굴이 엉망진창입니다.
어무이는 저만보면 짜증내세요. 좀 화장품을 바꿔보던가, 피부에 신경을 쓰라고. ... 네엡 신경쓰고 있다구요. ㅜ.ㅡ

사실 위에 자랑이 심한거 아냐? 싶을 정도로 길게 써서 좀 민망하긴 합니다만, 피부 정말 좋았거든요. 그래서 화장품에 돈 써본적도 없고, 화장품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솔직히 난감해요. 그 이전에, 저렇게 쪼막만한 병에 몇만원 몇십만원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 자.체.가 제 감각으론 인식이 안되는거에요. 지금도 화장품은 거의 미샤나 더 페이스샵 제품이고, 그도 아니면 어무이의 화장품을 훔쳐 쓰고 있는 저로선 아무리 피부가 백옥같이 된다고 해도 덥썩 집어오는건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지 않고는 힘들어요.(그 이전에 지갑 사정도 고달프고... 아니 저 가격이면 책을, DVD를 얼마나 더 살 수 있는데!!) 눈 딱감고 샀다 쳐도,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스럽구요. 상품평도 제각각에, 거기다 얼마전에 "명품 화장품도 사실은 효과가 별로 없다"는 충격적인 글도 읽고 난 이후라 더더욱 손이 안갑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각질도 제거해주고 맛사지도 해주고 있는데 예전처럼은 아니어도 예전의 반에 반만이라도 피부가 돌아와준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 그리하여 지금 몇개 되지도 않는 화장품을 싸그리 쓸어다가 갖다버리고, 모 블로그에서 읽은 쌀비누에 스킨만 바르기를 해볼까 하고 고민중입니다. 고민은 하고 있지만, 비누만들기도 스킨 만들기도 솔직히 귀찮구요. 지금도 이삼일마다 한번씩 각질을 밀어주지 않으면 제 자신이 갑갑해서 미칠노릇인데, 그걸 내버려둔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아스트랄계로 도피해버립니다. 안그래도 며칠 아프다고 신경을 안쓰는 사이 얼굴에 각질과 피지가 덕지덕지 제 얼굴을 잠식해서 지금도 얼굴이 갑갑해 죽을 지경입니다.

하아, 피부 좋으신 분들이 부러운 요즘입니다. 정말 부러워요 우엥~ T^T
(가장 부러운 사람들... 피부 좋은 사람, 먹어도 안찌는 사람, 튼튼한 사람들 ... 부러워서 미치겠습니다 커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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